책 소개
'예술가의 작품 세계×미술놀이'의 특급 컬래버레이션!
눈과 손을 함께 움직이며 보는 특별한 어린이 예술서
‘예술가들이 사는 마을’ 시리즈는 단순한 작품 감상을 넘어 어린이 독자가 예술가의 감성을 흡수하고 ‘자기 작품’을 만들도록 안내합니다. 그림 읽어 주는 글은 어린이와 눈높이를 맞추는 미술관의 친절한 도슨트 선생님처럼 우리를 그림 앞으로 바짝 끌어당기고요. 이야깃거리 뒤에는 미술놀이 챕터를 마련해 아이들이 만든 미술놀이 작품을 보여 줍니다.
신사임당은 ‘예술가들이 사는 마을’로 초대된 첫 번째 한국 예술가입니다. 조선 시대의 현모양처, 초충도로 잘 알려진 화가, 많은 논란 속에서 선정된 화폐의 인물까지. 역사 속에서 신사임당의 삶은 조금씩 다르게 정의되어 왔지만 이 책에서는 ‘예술가’의 모습에 오롯이 초점을 맞춥니다. 그 따뜻한 품에서 어린이들이 예술적 영감을 쑥쑥 키워 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자연의 목소리를 섬세하게 그려 낸 예술가 - 신사임당
시간을 뛰어넘어 빛을 발한 작품 세계
웅장한 자연도, 미미한 생물도 모두 귀하게 여겼던 신사임당. 책장을 간략하게 넘겨 그림들을 넘겨보기만 해도 신사임당 예술의 기-승-전-결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5만 원권에 실린 <묵포도도>, 《자수 초충도 병풍》의 제7폭 <가지>, 또 다른 대표작인 《초충도 8폭 병풍》을 감상하며 함께 보면 좋은 서양 미술 작품, 우리 문화재 등을 더불어 실었습니다. 신사임당의 산수화, 기품 있는 글씨체를 만날 수 있는 여섯 폭의 《초서병풍》까지. 사임당의 붓끝에서 피어난 작품들로 알차게 채웠습니다.
신사임당이 안견의 산수화를 따라 그린 일곱 살 무렵, 그 시대의 회화 세계도 살피지요. 감수성의 원천이 되는 개인의 삶이 작품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도 만날 수 있고요. 그녀의 그림을 보고 자라며 훌륭한 예술가가 된 아들 이우와 딸 이매창, 여성에게 엄격한 조선 사회에서도 신사임당처럼 아름다운 작품을 남긴 허난설헌과 죽향의 그림도 실었습니다. 글밥 있는 이야기책이면서 동시에 그림 보는 재미를 전달하는 예술서로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 될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확연히 바뀌었지.
그렇지만 한 인간으로서 느끼는 감정은 시간을 넘어서는 거야."(본문 95쪽)
신사임당의 예술 감성×마음을 두드리는 문장
그림 감상의 풍미를 돋우는 것은 이야기 곳곳의 ‘울컥 포인트’입니다. 책을 쓴 김소연 선생님은 재치 넘치고 다정다감한 표현으로 아이들의 손을 잡아 줍니다. 박물관 학예연구원을 지내며 많은 어린이들을 만났고, 특히 박물관에 견학 온 아이들을 인솔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선뜻 아이들을 이끌어 주었던 경험 덕분입니다.
먼저, 조선 전기의 미술 세계를 살펴보는 부분에서는 어린이 독자들 곁의 자연에까지 안부를 묻습니다. 실제로 식물 기르는 것을 좋아하는 자녀를 생각하니 다른 어린이 독자들에게도 더 친근하게 이야기를 건넬 수 있었다고요.
강희안은 양화, 즉 꽃을 가꾸는 것은 마음과 뜻을 두텁게 하고 덕성을 기르는 것이라 했어. (중략) 이것은 모두 자연과의 친밀한 대화라 할 수 있어. 마음은 산속 그윽한 곳에 있지만, 실제로는 업무에 바쁘고 공부에 전념해야 했던 선비들의 소박한 자연이었던 거지. 지금, 여러분 곁의 자연은 어때? 혹시 돌보아야 하는 목마른 자연이 있다면 얼른 뛰어가서 물 주고 와도 괜찮고! (본문 74쪽)
한 개인으로서의 신사임당을 들여다보는 부분에서는 깊은 감정이입으로 사임당과 독자들을 연결해 줍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자 동시에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엄마로…… 어쩌면 저자와 신사임당의 삶 속에는 시대를 넘어서는 공통분모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 안에서 탄생한 이 책으로 많은 독자들이 시간을 건너 한 예술가의 정서를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친구들은 언제까지 엄마와 살 거니? 엄마가 구부정 할머니가 될 때까지 같이 살 거라고? 음. 지금 마음은 그렇다는 것만 알아 둘게.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단다. 엄마, 아빠가 너희만큼 어렸을 땐 이렇게 부모님과 떨어져 살 거라는 생각은 조금도 못 했겠지. 사임당도 마찬가지였을 거야. (본문 90~91쪽)
1551년의 어느 봄날, 사임당은 조용히 눈을 감았어. (중략) 남편과 자녀에게 예술과 학문으로 언제나 당당함을 보였던 사임당. 그러나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 어머니 생각에 몰래 눈물을 훔쳤을 사임당의 노래를 들어 보렴. 이제 다시는 어머니 곁에서 함께 바느질하며, 하루의 기쁨과 슬픔을 나누지 못하겠지. (본문 103쪽)
'전칭작'으로 알려진 작품들×남다르게 엄선한 노력
신사임당의 그림은 화폐에까지 등장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사임당의 작품은 진위를 판가름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당시에는 그림에 화가의 낙관을 남기는 풍습이 일반적이지 않아서 ‘누가’ 그린 그림인지 확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거든요. 또 어떤 사람들은 자유롭지 못했던 조선 시대 양반 여성으로서 신사임당이 ‘내 그림’이라는 걸 드러내기 꺼렸을 수 있다고 추측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해당 화가가 그렸다고 ‘전해지는’ 옛 그림들은 ‘전칭작’으로 불리지요. 이 책에서는 수록 작품을 표기할 때 화가 이름 앞에 ‘전’이라는 글자를 덧붙여 두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다행히 한국회화사를 연구했고, 또 같은 분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저자 덕분에 그림 여행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신사임당의 전칭작 중에서도 위상이 높은 그림들을 엄선했고, 또 곁들여 보는 그림들도 ‘양반 여성’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작품들로 선별했거든요. 이러한 노력 덕분에 독자들은 ‘조선 전기의 미술 세계’라는 예민한 길 위에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뛰어난 화가인 사임당×어린이 예술가들의 솜씨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표지가 될 것입니다. 5만 원권에도 실린 사임당의 대표작 <묵포도도>와 해우미술센터 어린이의 솜씨로 완성된 <색한지의 묵포도도>를 조합했거든요. 단색의 <묵포도도>를 모방해 그리면서도 색을 더해 재해석한 작품은 원작과 절묘하게 이어집니다. 그 외에도 이 책에는 나만의 화폐 디자인하기, 락스로 한지를 탈색해 다양하게 농담 표현하기, 그림 외곽선을 바느질로 꾸며 보기, 커피 가루를 녹여 만든 물감을 써 병풍 만들기 등 현대적인 방법으로 사임당의 예술을 이해하는 활동을 많이 실었습니다.
작품들의 탄생 과정은 권은정 선생님의 친절한 설명으로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재료를 준비해야 하는지, 어떤 방법으로 작품을 만드는지에 그치지 않고 재료를 쓸 때 특별히 조심해야 할 것이 있는지도 친절하게 설명해 줍니다. 재미있는 방법으로 나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책이 될 것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소연
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에서 역사를 공부했고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한국회화사를 전공하며 석·박사 과정을 마쳤습니다. 같은 학교 박물관 학예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려 많은 어린이들을 만나기도 했지요. 지금은 이화여자대학교 미술사학과 초빙교수로 지내며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재미있게 우리나라 미술을 접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재미난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그린이 : 권은정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정릉종합사회복지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장애아동 미술교육에 관심이 많아 지금은 해우아동미술센터에서 아이들과 즐겁게 미술 활동을 하고 있지요. <예술가들이 사는 마을>의 책 『브뢰겔 - 익살과 풍자로 가득한 풍속화』와 『세잔 - 사과에서 출발한 새로운 미술』의 미술놀이를 맡았다. 지은 책으로는 『수다쟁이 미술 선생님의 점·선·면 놀이』(공저)가 있습니다.
목 차
내 마음은 시가 되고 그림이 돼요 | 시들지 않는 그림의 숨결
부록
1. 신사임당의 발자취 | 2. 순간포착! 조선 시대 여성의 표정들 |
3. 신사임당의 향기를 머금은 곳 | 4. 미술관에 놀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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