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리는 모두 어딘가에 속해 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TV 예능 프로그램의 제목처럼,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시대다. 형제자매 없이 혼자 자라는 아이들도 많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혼인을 하여 가족 관계를 이루려는 사람들이 점차 줄다 보니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더는 놀랍거나 낯설지 않다. 그런데 이렇게 혼자 살아가도 괜찮을까?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까?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조건으로 ‘의식주’를 가장 먼저 꼽지만, 소속감 역시 중요하다. 미국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욕구 단계설에 따르면, 사람은 가장 밑바닥에 있는 생리적 욕구와 안전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까지 전부 채워진 뒤에야 자존감을 키우고 신뢰를 쌓고 목표를 이루며, 더욱 깊은 배움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욕구들은 결코 혼자서는 채울 수가 없다.
이 책에서는 사람이 태어나 처음 마주하는 공동체인 가족을 비롯해 이웃과 학교 같은 작은 단위부터 종교와 인종, 취미, 직업 등 다양한 공통분모로 모인 커다란 단체나 조직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세계에 존재하는 각종 공동체를 소개한다. 책 속에서 가족을 시작으로 세계로 넓혀 가는 공동체들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공동체를 벗어나 살아간 적이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더욱이 사회 시스템이나 가족 관계가 급변해 가는 오늘날, 이 책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서로 지지하고 존중하면서 함께 든든한 삶을 꾸려가는 모습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 준다.
공동체 생활, 슬기롭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집단을 꾸려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가족, 이웃, 친구처럼 누구에게나 아주 밀접한 인간관계들이 모두 공동체이다. 사람은 어느 공동체에든 속해 있기 마련이다. 어떻게 해야 공동체 안에서 즐겁고 유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한 공동체 안에서 모두 사이좋게 지내기란 쉽지 않다. 두세 명만 모여도 생각이나 가치관, 기호 차이로 삐걱거린다. 여럿이 함께 일을 도모하려면 그 과정이 너무 험난하니까 그만두고 혼자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게 슬기로울까? 이 책의 저자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점에만 집중하면 오해와 두려움이 생기지만, 우리는 실은 서로 비슷한 점이 훨씬 더 많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유네스코가 1950년에 내놓은 성명을 소개하며, 세계 각지의 사람들은 주어진 환경 조건에 맞춰 신체적 특징을 발전시켜 나갔을 뿐, 결국 인간은 모두 같은 종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운다.
세계는 종종 민족과 나라 사이에, 종교와 이념 사이에 차이점을 들추고 서로를 헐뜯다가 폭력과 전쟁으로 이어지는 불행을 겪어 왔다. 피부색, 이념이나 종교가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경계하고 배척한 탓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인류가 갈등과 다툼의 상처를 딛고 어떻게 화합과 상생의 길을 모색해 나가는지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 준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으로만 점철된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긴 평화의 시기가 이어진 만큼 인류에게는 ‘차이’와 ‘다름’을 존중하고 서로 다독이고 돕는 마음이 늘 존재했다고 말한다.
미래의 공동체는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저자의 풍부한 경험과 조사 덕분에 다양한 공동체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문화 가정과 입양 가정, 대학생과 노인이 함께 살아가는 양로원, 낯선 땅에서 삶을 개척해 가는 이민자들과 난민 공동체, 같은 신념에 따라 공동생활을 하는 생태 마을, 성소수자 모임까지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들을 다채로운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또한 유엔이나 유네스코, 적십자 위원회와 같이 어린이들에게 이름은 익숙하지만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던 국제기구들에 대해서도 세계라는 공동체 속에서 어떤 위상을 가지고 일하는지 알려준다.
이 책은 아직 어리지만 동시대를 사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어린이들이 남과 더불어 잘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하고 실천한 사례를 소개한다. 미국과 소련이 대치하던 냉전시대에 고작 열 살의 나이로 소련의 당시 공산당 서기장에게 핵전쟁을 막기 위해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묻는 편지를 보내 두 나라 사람들에게 평화와 공감을 이끌어 낸 미국의 사만다 스미스, 여섯 살 때부터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환경운동가와 래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미국의 시우테즈칼 마르티네즈, 초등학생 때 같은 또래의 아프가니스탄 여자아이들을 돕고자 스스로 자선단체를 만들고 기금을 모은 캐나다 소녀 알레이나 포드모로의 예이다. 어린 독자들이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어른들이 마련해 준 것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의 눈높이에서 좀 더 나은 환경으로 바꿔나갈 수 있도록, 그 과정에서 지금의 공동체를 극복한 미래의 공동체를 상상해 내도록 용기를 북돋워 준다.
저자는 책 말미에 지금까지 우리는 주로 사람들끼리 서로 돕는 방법에 몰두해 왔는데, 이제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와 함께 돕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인류 역시 생태계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지적은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위기를 맞은 우리가 하루 빨리 인류를 넘어 지구라는 공동체를 의식해야 하는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니키 테이트
영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전 세계를 두루 여행하며 지냈다. 지금은 캐나다 앨버타 주에 살면서 매일 산에 오르는 즐거움에 흠뻑 빠져 지낸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쓰며,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는 《우리가 먹는 음식은 어디에서 올까?》, 《다른 나라 아이들은 어떤 집에 살까?》, 《왜 생일 케이크에 촛불을 켤까?》, 《나무는 어떻게 지구를 구할까?》 등이 있다.
옮긴이 : 현혜진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경희대 영어학부를 졸업한 후 성균관대 번역테솔대학원에서 번역을 전공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 《사슴은 왜 도시로 나왔을까?》, 《카카오 농부는 왜 초콜릿을 사 먹지 못할까?》, 《어떻게 소비해야 모두가 행복할까?》, 《나무는 어떻게 지구를 구할까?》, 《걸리버 여행기》, 《노인과 바다》, 《어떤 여자가 왔었다》, 《물의 기억》 등이 있다.
목 차
들어가는 말_생김새와 사는 곳은 달라도 우리는 하나!
1장 생애 첫 공동체
세상에 온 걸 환영해! | 어린이가 꼭 누려야 할 것들 | 가족의 모습은 가지각색! | 널 선택했어! | 힘겨운 시기를 견디게 하는 우정 | 형제자매는 첫 친구 | 학교 갈 시간이다! | 법이 그래!
2장 이웃 공동체
이웃이 모여 마을을 이룬다 | 이웃과 만드는 별의별 공동체 | 전 세계를 이웃으로 삼는 온라인 동호회 | 함께 일하자! | 친구를 사귈 때는 신중하게! | 외딴 공동체 | 반짝 공동체 | 우리 손으로 마을을 만들자!
3장 몸집이 큰 공동체
같은 종교끼리 모여라! | 인종과 민족에 따른 공동체 | 성소수자 공동체 | 고정관념은 그만! | 낯선 나라에서 살아가기 | 그 집단에 속할까, 안 속할까?
4장 세계를 아우르는 공동체
세계를 하나로!-유엔 | 사람을 먼저 구한다!-국제 적십자 위원회 | 전 세계가 힘을 모으다 | 말이 통해요! | 멀리서 내민 도움의 손길 | 인류를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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