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영화 <만다라>의 실제 모델 땡초 현몽의 참 재미없는(?) 인생
수차례 승속을 오가고, 떠들썩한 연애담으로 신문과 잡지의 가십거리가 되고, 그 기행이 소설과 영화의 소재가 되었던 인물. 10여 권의 책을 펴내고 그에 쓰일 그림을 그릴 만큼 예술적 영감이 뛰어난 땡초 현몽이 5년 만에 전혀 색다른 금강경 명상 에세이로 독자들을 만난다.
그는 삶이 너무도 허무하고 외로워 여러 번 자살을 시도했고, 지금도 자살을 꿈꾼다. 그러나 오늘도 자고 먹고 명상하고 술 마시고 그리 지낸다. 자살을 꿈꾸면서도 살기 위해 그리 한다.
숱한 기행으로 일찌감치 대한불교 조계종 최고의 땡초로 낙인찍히고, 책을 펴내자 “현몽이 악몽이 책을 냈다. 불자들은 일치단결해 그놈 책을 읽지 말자.”는 기사로 불자들에게는 기피 대상이 되었던 현몽이다. 그러나 이번에 그가 펴낸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그런 악의적인 기사에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매우 자극적인 연애 이야기에 ‘역시 국가대표 땡초군’ 하다가도, 그에 도사린 인간이 추구하는 자유의 본질을 여지없이 드러냈을 때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더하여 불교,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교를 종횡무진하는 그의 열린 관점은 멋지다. 그리고 책 처음과 끝을 꿰뚫는 금강경 이야기는 삶의 막바지에서 마음을 내려놓은 그의 인생관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지난날 되돌아보면 하늘 우러러 내 인생 거짓 한 점 참 많았다. 너무 비겁했고 너무 더러웠고 너무 뻔뻔했다. 이제 속죄의 심정으로 금강경 명상을 새로이 쓴다.
필자는 10년 전 『한 나무 아래 사흘을 머물지 않는다』라는 타이틀의 금강경 해설서를 펴내 분에 넘치는 독자들 사랑을 받은 바 있는데 그것 역시 부끄럽다.
이번엔 전혀 새롭고, 어쩜 자살보다 새로운 금강경 명상을 펼친다. 인생을 갈가리 깨부수어 잔인하리만치 한번 색다르게 파헤쳤다. 자살할 줄 모르기에 그는 하느님으로 자격미달이라고 필자는 기존의 신을 무시했던 터다.
그럼 명상이나 참선은 고달픈 우리 현대인에게 얼마만큼의 위안을 줄까.
물론 무조건 찬양하지 않았다.
참 재미없는 인생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민감하게 깨어 있는 삶이고 즐거운 일상이고 행복한 세계다. 미친년놈이 되어서라도 그렇게 살고 싶어 우리는 환장한다. 그래, 피는 물보다 진하고 술은 피보다 진하나, 명상은 술보다 진하나니!
우습지만 마무리는 예수님 말씀으로 때우겠다.
“자, 귀 있는 것들은 들어라.
눈 있는 것들은 보아라!”
- 「시작한다」 중에서
자살을 꿈꾸고, 술을 사랑하고, 금강경에 매혹되다
이 책은 먹고 사랑하고 기도하고 수행하고 추억하고 마시고 취하고 미치고 살고 죽는, 모름지기 인간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화두를 금강경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갈가리 깨부수어 잔인하리만치 파헤쳤다. 화두는 무겁되 그러나 그에 담긴 함의는 발랄하고 슬프고 재미나고 색다르다.
금강경으로 일관하되 틈틈이 종교의 본질을 해학적으로 까발리고, 우리나라 종교계의 위선을 꼬집고, 인간의 욕망을 부끄러울 만치 드러내고, 명상 참선으로 나를 낮추어 나야말로 지구상 온갖 서열의 꼴찌임을 절절히 인정할 때 참다운 하심(河心)이 터진다고 말한다. 더하여 원효스님, 경허스님, 성철스님, 지족선사 등 우리나라 불교계의 맥을 잇는 기라성 같은 선승들을 소환하여 당돌한 대화를 통해 그들의 존재감을 새삼 부각시킨다. 책 곳곳에서 현몽스님이 그린 선화를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필자는 말한다. 도대체 도(道)란 무엇인가? 쥐뿔도 아니다. 기차가 다니면 철도요, 자동차가 다니면 국도나 고속도로요, 사람이 다니면 ‘도’라는 거다. 도를 닦는 사람은 우선 “가슴을 열 줄 알고, 녹아들 줄 알고, 베풀 줄 알고, 하심할 줄 알아야!” 한다. 엔간한 사람들은 용맹정진 열심히 하고 철야기도 열심히 하면 자기 인생이 서너 단계 훌쩍 도약하리라는 솜방망이 기대감에 부풀지만 녹아들 줄 모르고 가슴 열 줄 모르고 하심할 줄 모른다면 몽땅 낙동강 오리알이라고 일갈한다.
아무리 죽음이 목전일지언정 졸리면 자는 게 인생이다
금강경은 허황한 전생 이야기가 아니다. 더더욱 허황한 내생의 점성술도 아니다. 오늘이 바로 알뜰살뜰한 금강경의 중심이다. 거기엔 어떤 이유가 없다. 이유 없음이 이유다. 금강경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 살았음을 축복하고 우리 죽었음을 축하한다. 이 세상 보이는 것 일체는 보이지 않는 것의 그림자다. 그 보이지 않는 실체가 바로 금강경이다. 그리고 그 속에 당신 모습, 내 모습이 담겼다.
금강경을 읽는다는 건 나를 읽는 것이다. 나를 읽는다는 건, 즉 나를 명상하는 것이다. 하건만 대다수 불교 캠페인은 금강경을 극락으로 가는 단순 몸풀기 단계로 설정한다. 휘영청 지혜의 눈이 멀었음이다. 금강경은 내가 죽고 사는 바로 지금, 바로 이곳의 생생한 현장 중계다.
아무리 죽음이 목전일지언정 졸리면 자는 게 인생이다. 깨어 있어야만 인생이라면 잠들어 있음도 인생이요, 살았음이 인생이라면 죽어 있음도 충분한 인생이니까. 살아선 살고 죽어선 죽는다. 그게 완벽한 인생이다. 이를 가르치는 금강경이야말로 아주 멋진 부처님적 참선이자 부처님적 명상이라고 필자는 말한다.
우주는 무한대다. 우리 집 마당을 바지런히 쏘다니는 개미들이나 들판에 우후죽순 넘치는 이름 모를 깨알박이 야생화들, 그들을 하찮게 무시하지 말기다. 참새 똥도 똥이고 짝불알도 불알이다. 우리가 무시하는 그들이 하찮다면 삼천대천세계의 영겁적 시각에선 여래라 예외일까.
별것 아니다. 우주적 시각에선 여래 또한 가엾고 동정 어린 보통 남정네, 다시 말해 오지 마을의 반장님 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딱 인간만치 살라는 거다.
작가 소개
현몽
진짜 별볼일 없는 사람이다.
한때 어영부영 쥐꼬리만치 매스컴도 좀 탔으나 다 허망하고말고다. 이 책은 죽음과 섹스와 명상에 관한 아주 색다르고 아주 새로운 어떤 이야기다.
“못 갑니다.”
“못 가다니?”
“온 곳이 없는데 얼루 갑니까?”
“니 갈 길 니가 모름 누가 아나?”
그래, 내 갈 곳 내가 몰라 줄기차게 먼길 떠나지 못했던 사이비가 다시 여러분 앞에 식상한 낯짝을 들이댄다. …… 죄송합니다.
그간 펴낸 책으로는 『인도에 두고 온 눈물』, 『저승도 종점은 아니었다』 뭐 이런 것들이 있었다.
목 차
먹는다
사랑한다
기도한다
수행한다
추억한다
마신다
취한다
미친다
살았다
죽는다
끝장낸다
덧붙이는 글_ 하나
덧붙이는 글_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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