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야기의 배경과 이해
대영박물관 소장 파피루스 콜렉션(BM10274) - BM 10274는 대영박물관 소장유물 고유번호입니다.
수다쟁이 농부는 총 4개의 섹션으로 나누어진 한장의 긴 파파루스에 기록되어 있어요. 이 파피루스는 앞면과 뒷면에 걸쳐 수다쟁이 농부의 이야기와 시누헤의 모험이라는 또다른 유명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무명의 작가
수다쟁이 농부는 작자미상의 고대 이집트 전래동화로 추정되어요. 또한 문체와 이야기 전개방식은 시적 운율을 가진 시문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2160 BC ~ 2025 BC(이집트 9~10왕조 시대)
이집트의 첫번째 혼란기로 불리는 시대였지요. 오랜 기간동안 고대왕국의 수도였던 멤피스에서 중부 이집트 오아시스 지역인 헤라클레오폴리스로 수도를 옮겼던 때였어요. 정치경제의 중심이 파라오와 왕실 위주의 전통적 고대 이집트 사회에서 지방의 부유한 주지사와 유지들에게로 분산되어 파라오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해졌지요. 일반인들이 농업과 상업으로 상당한 부와 재산을 축적하였고, 덕분에 지역문화와 전통이 번성하는 변화와 개혁의 물꼬가 트였답니다.
수다쟁이 농부는 이런 전통과 개혁이 공존하던 사회적 혼란기에 쓰여졌지요. 주인공은 자신이 처한 억울하고 부당한 상황을 그저 묵묵히 받아들이기 보단 정의가 세상에 반드시 실현되야 한다고 주장하는 용감한 농부랍니다. 그는 탐욕스런 군주에 대항해 싸우며 혼란의 시대에 보여주어야 하는 올바른 군주의 자세를 역설하기도 하는 배짱을 보여주지요. 수다쟁이 농부는 이야기의 재미를 넘어 이집트인의 윤리관과 세계관을 보여주어요. 또한 백성들을 돌보는 파라오와 군주의 행동윤리와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이집트인들의 현명하고 인자한 파라오상을 알려준답니다.
이야기의 줄거리
파피루스 BM 10274 는 중왕국 말기의 혼란기에 쓰여진 이야기로 고대 이집트인들의 윤리와 세계관을 잘 보여주고 있어요. 성실한 가장이자 성공한 농부인 쿤아누프는 한해동안 열심히 일해서 모은 곡식과 귀중품들을 당나귀 등에 싣고 도시로 나가지요. 그러나 장터에 이르기도 전에 욕심많은 관료의 술책에 빠져 억울하게도 당나귀를 포함한 모든 물품을 -P겨버립니다. 이런 고위관료의 행패에 농부는 굴하지 않고 파라오의 서기관인 렌시를 찾아가 유창한 언변으로 위기를 잘 넘기고 잃었던 당나귀와 물품을 찾아 사랑하는 가족 곁으로 돌아가지요. 미천한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인간 고유의 기본적 인권과 윤리를 당당하게 주장하고 있는 3000년 전의 고대인의 모습을 통해 수준높은 문명을 누렸던 고대 이집트 사회구조를 엿볼 수 있답니다.
‘말을 잘하면 천냥빚을 갚는다’라는 우리나라 옛속담이 바로 이 쿤아누프를 통해 고대 이집트에도 있었음을 확인하게 해주는 유쾌하고 통쾌한 동화라 할 수 있겠어요.
작가 소개
영국 리버풀 대학에서 이집트학(Egyptology)을 공부했습니다. 주전공 분야는 고왕국에서 신왕국 시대 전반의 이집트 상형문자와 히에라틱(초서체)이며, 이집트 종교 및 제례학 그리고 이집트 예술을 부전공했습니다.
현재 런던에 거주하며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에서 초·중·고등학생들을 위한 School program 수업을 돕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3년부터 이집트 전통 그림 양식을 바탕으로 한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려 London 문화축제 기간 동안 꾸준히 작품을 전시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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