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걱정 구체화하기
누구나 마음속에 걱정이 있습니다. 키가 작아서 걱정, 못생겨서 걱정, 친구랑 싸워서 걱정, 축구를 못해서 걱정, 엄마한테 혼날까 봐 걱정, 숙제를 다 못해서 걱정……. 수많은 걱정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런 걱정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져서 나중에는 진짜 무엇이 걱정인지도 모를 정도가 됩니다. 그저 막연한 걱정에 휩싸여 마음만 불안합니다. 걱정으로 가득 찬 마음은 즐거움도 느끼지 못하고 웃음마저 잃고 맙니다.
그럼 걱정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내 걱정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호랑이 호는 걱정 많은 친구인 도마뱀 주주에게 걱정을 상자에 담아 보라고 말합니다. 주주는 걱정을 하나씩 하나씩 상자에 담습니다. 우아, 주주의 걱정 상자는 정말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추상적인 걱정을 ‘상자’라는 구체적인 물건에 담아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마음속 걱정을 해결하는 첫 단계라고 이 책은 표현하고 있습니다. 내 걱정이 무엇인지 한 발 떨어져 생각하게 해 주니까요. 막연했던 걱정이 구체적인 사물인 상자로 변화하는 순간, 걱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현실적으로 풀어 낼 방법을 모색하게 됩니다. 자, 산더미처럼 쌓인 걱정을 이제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 걱정을 바라보는 내 마음 바꾸기
호랑이 호는 주주를 이끌어 놀이처럼 걱정 상자를 해결해 갑니다. 걱정 상자를 해결하는 맨 처음 방법은 커다란 새총에 걸어 날리는 것입니다. 새총을 타고 슈우우웅 날아간 걱정 상자는 언덕 저 멀리에 툭 떨어집니다. 그러자 호가 말합니다. “주주, 어때? 작아 보이지?” 조금 전까지 마음을 짓누르던 커다란 걱정이 작아져 버린 것입니다.
호는 이런 식으로 걱정 상자를 해결할 다양한 방법을 제시합니다. 걱정 상자를 예쁘게 색칠해서 다르게 보이게 하고, 새가 낚아채 가도록 가만히 두고 보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걱정 상자를 없애는 진짜 방법은 걱정을 바라보는 ‘내 마음을 바꾸는 것’이라는 걸 알려 줍니다. 실제로 걱정은 한 순간에 사라지거나 쉽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다만 걱정거리 앞에서 내가 얼마나 더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가지는지, 얼마나 더 강한 의지를 지니는지에 따라 걱정을 느끼는 정도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어쩌면 작가는 걱정거리 앞에 움츠려 있기보다는 여유롭고 당당하게 걱정을 헤쳐 나가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괜찮아!, 잘될 거야!, 할 수 있어!, 나도 그래! 사랑해!, 끝!’ 같은 한마디 말로 당차게 걱정을 이겨 내도록 용기와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 함께 걱정하기
이 책의 주인공 도마뱀 주주는 걱정이 많지만, 참 행운아이기도 합니다. 호 같은 든든한 친구가 옆에서 함께 걱정을 풀어 가도록 도와 주니까요. 옛말에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걱정 역시 슬픔과 마찬가지로 누군가와 함께 나누면 힘이 됩니다. 보통 자기 일은 스스로 풀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거리를 두고 자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이럴 때 주변 친구에게 걱정을 이야기하다 보면, 미처 몰랐던 문제를 문제를 발견할 수도 있고, 친구에게 조언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이 책에서 호는 주주의 걱정을 마치 자기 일처럼 나서서 도와 줍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서 주주의 걱정 상자를 해결해 주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없애지 못하는 걱정 상자가 남아 있습니다. 그럴 때 다른 시각을 지닌 새로운 친구, 사자 부가 등장합니다. 사자 부는 마지막까지 풀지 못하는 걱정 하나를 다른 방법으로 단번에 해결해 줍니다. 그 방법은 세 친구의 마음을 모으면 더 확실한 효과가 나타나는 해결책입니다.
셋이 함께 마지막 걱정 상자를 해결하는 장면은 서로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주주의 걱정을 내 일처럼 도왔던 호, 엉뚱하지만 재치 있게 주주의 마지막 걱정을 해결해 준 부. 주주는 두 친구들 덕분에 이제 걱정 없이 활짝 웃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셋이 힘을 합치면 해결하지 못할 걱정이 없을 것입니다.
■ 경쾌한 선과 밝은 색감의 그림
이 책은 걱정이라는 우울한 감정을 소재로 삼았지만, 전혀 심각하거나 답답하지 않습니다. 만화 속에서 툭 튀어나온 것 같은 재기 발랄한 캐릭터들이 재미나게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커다란 눈망울에 걱정을 가득 담은 도마뱀 주주와 맏형 같은 든든한 호랑이 호는 선명한 색감으로 친근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반면 마지막에 등장하는 사자 부는 갈기가 야성적으로 나부껴 엉뚱한 매력을 풍깁니다.
이야기 속 사건들은 속도감 있게 전개되어서 마치 만화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박진감이 느껴집니다. 컴퓨터로 그린 그림은 밝고 활기찬 느낌을 주어서 경쾌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분위기에 어울립니다. 이런 밝고 쾌활한 분위기 속에서 걱정 상자가 하나씩 해결될 때마다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작가 소개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강원도 춘천에서 그림책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맑은 색감과 재미있는 선으로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창작 그림책으로 《거미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 《바람이 살랑》 《내 방에서 잘 거야》 《내가 싼 게 아니야》 등이 있고, 《마음이 퐁퐁퐁》 《일기 감추는 날》 《꼴뚜기》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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