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히가시노 게이고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10년 만의 전면 개정판
2019년 7월 25일
가가 형사가 온다!
“가가 형사 이야기는 이번 개정판으로
신기하게도 바로 오늘을 사는 소설로 부활했다.”
옮긴이 양윤옥
히가시노 게이고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10년 만의 전면 개정판
최근 10년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소설가(교보문고 2019년 1월 집계),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 <가가 형사 시리즈>가 한국 출간 10여 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냉철한 머리, 뜨거운 심장, 빈틈없이 날카로운 눈매로 범인을 쫓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잃지 않는 불세출의 형사 가가 교이치로. ‘가가 형사’는 시리즈 캐릭터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는 히가시노가 이례적으로 30년 가까이 애정을 쏟으면서 성장시킨 인물로, 작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이자 그의 페르소나라고 불린다.
1986년, 20대 후반의 풋풋한 신인 작가 히가시노가 자신의 두 번째 책인 『졸업』에서 처음 등장시켰던 대학생 ‘가가 교이치로’는, 이후 『잠자는 숲』(1989)에서 형사로 변신해 10권의 작품에서 활약한다. 각 권에서 가가가 형사로서 성장하는 모습은 곧 그를 탄생시킨 추리소설가 히가시노의 변화, 발전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로서 기능한다. 탄탄한 트릭의 재미를 선사하는 『졸업』에서 시작하여, 히가시노표 로맨틱 미스터리의 첫 주자인 『잠자는 숲』, 마지막까지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는 전무후무한 구성의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1996) 등 초기 작품군에서는 가가의 놀라운 추리력 속에서 작가의 거침없는 발상과 솜씨를 맛볼 수 있다. 또한 90여 권에 이르는 히가시노 전 작품을 통틀어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악의』(1996)에서 ‘인간의 심리를 가장 완벽하게 꿰뚫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추리소설을 쓰는 독보적인 작가로서의 면모를 확고히 보여주었으며, 나오키상 수상 이후의 첫 작품인 『붉은 손가락』(2006)에서 사회파 미스터리의 대가로 불리는 히가시노 문학이 정점에 이르렀음을 실감할 수 있다.
이번에 현대문학에서 새롭게 선보인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은 ‘가가 형사’의 대학 시절부터 네리마 경찰서 소속 형사 시기까지를 다룬 7권의 작품을 아우른다. 개정판에서 옮긴이 양윤옥은 10여 년 전 자신의 번역을 대대적으로 수정, 보완했는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뀐 한글어문규정을 적용하고 기존 판본의 크고 작은 오류를 바로잡은 것은 물론, 권별로 문장 전체를 3,000군데 이상 다듬어 읽는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각 권에 대한 기발한 해석이 빛나는 그림작가 최환욱의 표지화로 시리즈로서의 통일성을 더하여 소장 가치를 높였다.
그의 미스터리에는 평범한 삶 속의 뒤틀림을 아프게 바라보는 공감이 있고, 명랑하지만 섣부르지 않은 희망이 있다. 잔혹함에의 호기심이나 배배 꼬인 내성적 기척은 과감히 생략하는 선 굵은 전개, 추리에의 진지한 실험, 현실을 단단히 짚고 선 치밀한 상상력이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일 것이다. 내가 했던 번역 문장을 한 줄 한 줄 수정하면서 말은 시간과 함께 거듭 태어난다는 것을 실감했다. 가가 형사 이야기는 이번 개정판으로 신기하게도 바로 오늘을 사는 소설로 부활했다. 한달음에 세월을 건너뛰는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였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 독자에게 성큼 옮겨온 책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옮긴이 양윤옥,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에 부쳐
『졸업』 청년 히가시노 게이고의 풋풋한 청춘 미스터리
『잠자는 숲』 히가시노 게이고의 ‘헌신적 사랑’, 그 정점에 선 로맨틱 미스터리
『악의』 인간의 마음속 어두운 이면을 파헤치는 히가시노 게이고 문학의 최고봉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순수 추리의 정점을 추구한 히가시노 게이고 궁극의 본격 미스터리
『내가 그를 죽였다』 히가시노 게이고와 독자의 한판 추리 대결
『거짓말, 딱 한 개만 더』 현대 사회의 병폐를 날카롭게 파고드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문학의 응축
『붉은 손가락』 장르를 초월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걸작 휴먼 미스터리
대학졸업반 친구들 사이에 발생한 의문의 죽음
자살인가 타살인가? 범인은 우리 안에 있다!
청년 히가시노 게이고의 풋풋한 청춘 미스터리
『졸업』은 히가시고 게이고의 두 번째 소설이자, <가가 형사 시리즈> 첫 작품이다. 명실상부한 일본 미스터리계의 제일인자인 히가시노는 갓 데뷔한 20대에 발표했던 이 작품에서도 녹록지 않은 필력을 과시한다. 『졸업』에서 첫 등장한 가가 교이치로는 대학생 신분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난 의문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쳐간다. 인간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철하게 사건을 해결해가는 『졸업』 속 가가의 모습은 더욱 멋진 캐릭터로 두드러질 가가 형사의 원형이라는 데서 그 출현의 의미가 크다. 히가시노의 분신이 되어 사건의 중심에서 종횡무진으로 대활약을 해나갈 가가 형사, 그 첫 등장을 주목해보자.
인간의 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긴 드라마
『졸업』은 대학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청춘 미스터리이자 학원 미스터리이다.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분주한 7명의 친구들에게 친구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가가의 활약으로 사건은 해결되지만, 이들이 결국 마주하게 되는 것은 아주 사소한 진실이다.
벌써 이 작품에서부터 드라마에 강한 작가의 장기는 유감없이 발휘된다. 취업과 연애 등 젊은이들이 공감할 만한 고민거리에 덧붙여 존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인간을 안다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연인이나 절친한 친구 사이라고 해도 서로를 안다는 것은 피상적인 것뿐일지도 모른다. 친구가 죽은 이유를 알지 못해 고민하고 우왕좌왕하는 친구들의 모습에서 독자들은 참된 인간관계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풋풋한 청춘 미스터리
히가시노 게이고는 ‘졸업’이라는 사건을 통해 인생의 비극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누구든 알을 깨는 아픔을 겪어야 새로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법이다. 소설 속에서 남은 친구들은 과거와 이별하고 미래를 향해 힘찬 첫발을 내디딘다. 묵묵히 앞을 향해 걸어 나가는 젊은이들이라는 그 자체로 가슴 뭉클하다.
소설 속에서 주요 테마로 등장하는 검도 대회와 진한 녹차 향기를 풍기는 다도 모임은 추리의 깊이와 무게감을 더해주는 중요한 장치가 된다. 더불어 조심스럽게 진행되는 가가의 첫사랑도 무거운 사건 사이에 양념처럼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한 『졸업』은 탐정이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범인이 마지막에 밝혀지는 정통 미스터리로, 단서를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추리 게임을 풀어가는 가가의 모습은 사건의 정곡을 파헤치는 노련함으로 고전적인 명탐정의 오라를 엿보게 한다. 더욱이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하드보일드풍 탐정과는 차별화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누가 죽였느냐 하는 요소와 함께 왜 죽였느냐에 무게중심을 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스타일에 주목하면 책 읽는 재미는 더욱 배가될 것이다.
『졸업』에서 가가는 대학생 신분으로 활약을 펼친다. 그 이후 30년이 넘도록 히가시노 게이고와 함께 걸어온 주인공이고, 아마 앞으로도 이 작가와 함께 나이를 먹어갈 것 같다. 날카로운 관찰력과 흔들림 없는 냉철함, 인간에 대한 따스한 믿음을 버리지 않는 가가 형사의 원점이라는 점에서 『졸업』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서 의미가 큰 작품이다.
「옮긴이의 말」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히가시노 게이고
오늘의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1958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 공학과를 졸업한 후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쓰기 시작해 마침내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85년 『방과후』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1999년 『비밀』로 일본 추리 작가 협회상을, 2006년에는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제3탄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과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했다.
2012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중앙공론 문예상을, 2013년 『몽환화』로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에는 『기도의 막이 내릴 때』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 『가면 산장 살인 사건』『살인의 문』『백야행』『기린의 날개』『한여름의 방정식』『신참자』『탐정 갈릴레오』『예지몽』『다잉 아이』『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학생가의 살인』『오사카 소년 탐정단』『방황하는 칼날』『천공의 벌』『붉은 손가락』 등이 있다.
옮긴이 : 양윤옥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2005년 히라노 게이치로의 『일식』으로 일본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했다. 사쿠라기 시노의 『호텔 로열』 『별이 총총』,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 스미노 요루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그대 눈동자에 건배』 『위험한 비너스』 『유성의 인연』 <라플라스 시리즈>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가가 형사 시리즈> 등 다수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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