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철이는 왜 눈썹이 치켜 올라갔을까?
철이는 화가 나서 눈썹이 하늘로 치켜 올라갔어요. 철이의 엄마와 아빠는 바쁘다는 핑계로 철이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니까요. 같은 반 홍이를 좋아하지만 홍이 역시 철이한테 상냥하지 않아요. 철이가 홍이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자 선생님은 철이에게 부모님을 모셔오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자기 마음을 몰라줄 때마다 눈썹이 치켜 올라가는 철이는 곰인형 성배씨에게만 속마음을 털어놓습니다.
성배씨는 철이의 모든 행동을 이해하는 유일한 친구입니다. 철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싫어하는 것, 장래희망까지 성배씨는 철이에 관해서라면 무엇이든 다 알고 있습니다. 성배씨는 철이의 말이라면 무슨 말이든 다 들어주니까요.
현실의 불만을 해소하는 어린이의 상상 놀이
《눈썹 올라간 철이》는 부모로부터, 주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해 심술이 난 어린이가 마음 속에서 펼치는 상상 놀이를 담았습니다. 놀이의 상대는 항상 자신의 편이 되어 주는 곰인형 성배씨입니다.
성배씨는 철이를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로 안내하는 단 하나의 친구입니다. 철이는 성배씨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 한편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재구성하기도 하지요. 현실 속 철이는 스케이팅에 서툴러 ‘꽈당’ 넘어지곤 하지만 상상 속에서는 누구보다 스케이트를 잘 탑니다. 사나운 개를 만날 때마다 겁이 나서 새파랗게 질리는 철이지만 상상 속에서는 용감하고 씩씩한 어린이입니다. 늘 말썽쟁이라고 어른들에게 혼이 나는 철이지만 상상의 세계에서는 멋진 카우보이이며 비의 신이기도 합니다. 《눈썹 올라간 철이》는 일상에서 겪는 불만족스러운 상황들을 어린이 스스로 상상의 힘으로 변화시켜 불만을 해소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성배씨와 철이가 나누는 마지막 대화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어린이의 상상력을 매력적으로 드러냅니다.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지만, 성배씨에게 맞을 만한 우주복이 과연 있을까에 생각이 미치자, 철이는 자신의 꿈을 단박에 수정합니다. 자기가 성배씨에게 맞을 만한 꼬마 우주복을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고요. 그럼 우주 비행사는? 그건 뭐 내일 해도 된다고 철이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어린이는 어른의 생각을 뛰어넘는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작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캐릭터 그림책
《눈썹 올라간 철이》는 전미화의 첫 번째 그림책입니다. 전미화는 말썽쟁이에 이것저것 불만투성이인 철이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에 온 힘을 기울였습니다. 하늘로 치켜 올라간 눈썹, 꾹 다문 입술, 퉁퉁 부은 볼을 거침없는 선과 강렬한 색감으로 표현해 누구라도 철이를 본 순간, 철이가 어떤 아이인지 금세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전미화는 철이의 캐릭터를 보다 강력하게 부각시키기 위해 최소한의 배경조차 과감히 생략하는 모험을 감행했습니다. 《눈썹 올라간 철이》는 전체 열여섯 장면을 오로지 캐릭터의 힘으로 끌고 갑니다. 그래서 이 책은 국내 창작그림책 사상 처음으로 시도한 본격적인 캐릭터 그림책이 되었습니다. 신인다운 도전 정신으로 충만한 전미화의 패기가 느껴지는 대단히 힘센 데뷔작입니다.
작가 소개
2009년부터 지금까지 그림책 『눈썹 올라간 철이』 『씩씩해요』 『달려라 오토바이』 『미영이』 『빗방울이 후두둑』 『너였구나』 『물싸움』 『어느 우울한 날 마이클이 찾아왔다』를 지었다. 『빗방울이 후두둑』으로 2015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일러스트전시에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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