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지리산둘레길은 전북 남원에서 시작해 경남 함양과 산청, 하동을 거쳐 전남 구례를 지나 다시 남원으로 이어지는 5개 시군 120여 개 마을을 지나는 길이다. 이 길은 남원 주천면에서 시작해 운봉-인원-금계-동강-수철-성심원-운리-덕산-위태-하동호-삼화실-대축-하동읍-서당-원부춘-가탄-송정-오미-난동-방광-산동의 구간으로 나뉘며 총길이가 274Km에 달한다.
저자는 지난 2016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 2년에 걸쳐 무등일보에 ‘조영석의 지리산둘레길을 가다’ 시리즈를 총 24회에 걸쳐 연재했는데, 이 책은 그 결정체라 할 수 있다. 남원 주천-운봉 구간을 시작으로 동강, 수철, 운리, 산동, 목아재 등 지리산둘레길 22개 구간을 서정적인 문체와 아름다운 사진으로 담아냈다.
그리고 지리산둘레길의 정식 구간은 아니지만 둘레길의 샛길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역사의 현장에도 발품을 파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전북 ‘인월’의 지명유래가 된 ‘피바위’에서는 흥건했던 피의 흔적으로 전율했고, 지리산속의 섬인 경남 함양의 새우섬에서는 비정한 권력 앞에서 죽어갔던 한남대군의 절망과 대면하는가 하면, 신라의 마지막 왕의 영정이 보관된 경천묘에서는 왕국의 끝자락을 살폈다.
지리산둘레길에 자리한 산과 물, 풀잎, 바람소리 등 대자연의 숨결은 물론,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숨 탄 것들의 내면을 면밀하게 들여다보며 자신을 투영하는 등 저자 특유의 편안하고 정감 있는 문체가 숲길의 시간으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여기에 해당 구간의 교통편과 민박집 등을 소개하는 배려도 눈에 띈다.
“한 걸음 한 걸음 더워도 행복했고 추워도 행복했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숲길에서 홀로 노래를 불렀다. 나의 독창이 이 책을 읽는 이들과 함께 듀엣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 놓았다. 또한 “지리산둘레길 22개 구간은 각각의 사연을 안고 흐르는 하나의 길이었다. 개울을 건너고 마을을 지나 산을 넘으며, 길이 어떻게 삶이 되고 전설이 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며 “지리산둘레길을 걸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도 썼다.
작가 소개
진도군 조도에서 태어났다. 뭍으로 나와 목포 영흥고등학교와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5·18광주시민항쟁을 겪은 뒤 군대에 가기 싫어 버티다 “갈 바에야 내 발로 걸어 가겠다”며 해병대에 지원, 중위로 전역했다. 1988년 언론자율화와 함께 무등일보에 입사, 편집국장과 논설실장을 지냈다. 기자 시절 광주·전남 기자협회장과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기자를 그만둔 뒤 광주문화예술진흥위원회 사무국장과 김대중컨벤션센터 본부장(경영, 사업)을 역임했으며 박광태 광주시장 비서관으로도 근무했다. 현재는 한국광기술원 경영본부장을 거쳐 감사실장으로 재직, 매사 감사하며 살고 있다.
목 차
04 숲길에 들어서며
숲길에 발자국 켜켜이 쌓이면 전설로 흐르는 강물을 보리라
18 1구간 주천-운봉
사무락다무락의 길에서 어찌 꽃을 밟고 걸으랴
30 2구간 운봉-인월
바래봉은 철쭉으로 불콰하고, 람천엔 배부른 물오리의 자맥질
40 3구간 인월-금계
스크린을 가득 채운 영화처럼 눈을 감아도 보이는 천봉만학
52 4구간 금계-동강
점령군처럼 밀려오는 찔레꽃머리에 자지러지는 지리산의 외딴 섬
64 5구간 동강-수철
목숨들이 스러져간 묵은 밭에 개망초가 만발하여 한 세상
78 6구간 수철-성심원
사제 간의 정은 경호강의 물길 따라 흐른다
88 7구간 성심원-운리
호랑이 사라진 숲에서 홀로 우는 두견
98 8구간 운리-덕산
숲은 여름새 울음으로 가득 차고, 선비의 기개는 바람결에 날린다
108 9구간 덕산-위태
대숲에선 솔도 대나무처럼 운다
118 10구간 위태-하동호
흔들리는 벼꽃에서 神의 미소를 본다
128 11구간 하동호-삼화실
‘왜 걷느냐’고 물었더니 징검다리는 ‘말줄임표’라 하네
138 12구간 삼화실-대축
지리산에 비가 오면 별들도 마을로 내려온다
150 13구간 대축-원부춘
운무는 오를수록 짙어가고 길손은 갈수록 서투른 술래
160 14구간 원부춘-가탄
산이 벽처럼 다가와도 화개에서는 꽃이 핀다
170 15구간 가탄-송정
숲길에 소슬바람 불어 낙엽은 나비처럼 난다
182 16구간 송정-오미
가을편지 쌓인 숲길에 애처로운 늦잎의 허망
192 17구간 오미-방광-난동
명당은 기운을 다해도 명당에 새긴 뜻은 빛난다
206 18구간 오미-난동
온동의 흐르는 전설은 산동에서 현실이 되고…
216 19구간 난동-산동
산동의 온천수에 피로를 씻고, 산수유 막걸리에 세상을 담고
226 20구간 산동-주천
산골마을의 눈물은 산수유 꽃으로 피어난다
238 21구간 하동읍-서당
어쩌다 잃은 길이 덤으로 오는 행운이었네
250 22구간 목아재-당재
구름도 사람도 쉬어가는새둥지 같은 마을회관
262 숲길을 나서며
각기 다른 길이 하나로 이어지던 날 길은 내 안의 강이 되어 바다로 간다
270 발문
지리산둘레길의 글탑.김 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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