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국가 -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예로 산다는 것 -

고객평점
저자힐레어 벨록
출판사항루아크, 발행일:2019/08/01
형태사항p.186 46판:19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8829631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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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100여 년 전, 힐레어 벨록의 제언을 통해
 노예제 사회로 이행 중인 현대 사회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모든 사회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평가하면서 미래를 내다보고자 한다. 그것이 체제에 정당성을 부여하기도 하고 때로는 체제가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도록 이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일은 대체로 학자나 정치가의 몫이었다. 그들은 자신이 속한 체제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대안적 방향을 제시했다. 이 책 《노예국가The Servile State》 역시 1912년 그런 이유로 세상에 나왔다. 자본주의가 본격적으로 꽃피는 한편 혁명의 기운이 감돌던 혼란기에 지은이 힐레어 벨록은 자본주의와 집산주의(곧 사회주의)라는 두 시스템의 한계를 명확히 보았고 그 미래를 예견했다. 그로부터 100여 년이 지났음에도 그의 생각에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은 그 예견이 틀리지 않았다는 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 사회는 그의 말대로 ‘노예국가’에 성큼 다가섰고, 그가 꿈꾸었던 ‘분배주의체제’로부터는 멀어졌다. 책 첫머리에서 밝힌 그의 예언적 울림은 그래서인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섬뜩하게 다가온다.

“생산수단이 소수에 의해 독점된 현대 사회는 필연적으로 불안정한 평형상태를 보이기 마련이다. 따라서 그러한 사회는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과도한 노동에 강제 투입되는 상황을 합법적으로 제도화함으로써 안정된 평형상태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와 같은 노동의 강제원칙과 더불어 표면화되는 것이 바로 사회계층의 양극화다. 이미 실정법 차원에서 사회구성원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경제적·정치적으로 자유롭고,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 소유권을 안전하게 보장받는 집단. 다른 하나는 경제적·정치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반면, 그 이하로 추락해선 안 될 최저 수준의 복지와 생계를 보장받는 집단.”

어찌 보면 누구나 아는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그 결은 조금 다르다. 지은이는 임금노동자 계층이 최저 생계를 보장받는 대신, 소수 자산가의 이득을 위해 ‘실정법상’ 부과된 노동에 종속되는 것이야말로 자본주의체제의 논리적 숙명이라 보고, 그런 방식으로 안정된 사회를 이른바 ‘노예국가’로 명명한다.

노예국가의 도래를 경고하고, 분배주의의 활로를 모색하다!
20세기 초 지배적인 두 이념이었던 자본주의와 집산주의의 미래가 결국은 ‘노예국가’로 귀결될 것이라고 내다본 지은이는 책 전반에 걸쳐 자신의 논리를 증명한다. 지은이는 먼저 수천 년간 존속되었던 노예사회가 유럽에서 어떻게 사라졌는지, 그 이후 자리 잡은 비非노예적 사회, 곧 분배주의체제(모두가 생산수단을 소유함으로써 정치적·경제적 자율을 확보하고, 법의 강제력을 통해 그 자유를 구속하려는 체제로부터 항상 자유롭기를 요구하는 정치적·경제적 이데올로기)가 일시적이나마 실현되었다가 종교개혁 이후 소수 자산가들에 의해 어떻게 좌초했는지 간략히 언급한다. ‘현대판 노예국가’가 탄생하게 된 배경과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지은이는 분배주의체제가 좌초하고 소수 자산가들이 생산수단을 독점하기 시작하던 즈음 산업혁명이라는 급격한 변화가 몰아치면서 결국 노예국가로 향하는 자본주의체제의 불안정한 뿌리가 형성되었다고 분석한다. 여기서 집산주의가 그 대안으로 언급되지만 해결책은 될 수 없다면서 사례를 통해 입증한다. 분배주의체제가 무너지지 않은 상황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났다면 오늘날 만연하는 자본주의의 폐단은 많은 부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지은이의 판단이다. 그렇다면 100여 년 전 힐레어 벨록이 예견한 노예국가란 어떤 모습일까?

“가진 자는 못 가진 자의 생계를 언제든 허용하거나 불허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진정한 처벌과 제재는 법정에서 결정해 강제하는 법적 처벌이 아니라 가진 자가 못 가진 자에게 행사하는 생계의 제약이다.”

 “만약 임금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접근해 지금 받는 수준을 100퍼센트 보장하는 조건으로 평생 임금노동 계약을 제안한다고 치자. 과연 그걸 거부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당연히 그런 계약은 자유의 제한 내지는 상실을 전제한다. (중략) 만약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런 평생계약보다 자유를 (그에 따르는 불안정 및 결핍 가능성과 더불어) 택할 것인지 묻는다면, ‘그런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가 그에 대한 대답임을 부정할 이가 별로 없을 것이다.”

 “프롤레타리안이 받아들인 사회적 위상은 자본가를 위해 상당량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되, 그 모든 잉여가치는 자본가에게 돌리고 자신은 작은 일부만 취하도록 스스로를 규정한다. 그런 구도를 통해 노동자와 함께하는 자본가는 사회적 질시의 모든 위험 요소를 뚫고 잉여가치에 대한 기대치를 영구적으로 누리면서 안정을 희구한다. 더불어 프롤레타리안 역시 일정한 수준의 자족과 안전을 보장받게 된다. 그러나 바로 그 보장으로 인해 프롤레타리안은 노동을 거부할 힘을 완전히 상실하고, 자기 스스로 생산수단을 소유할 능력에서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낯설지 않은 이야기다. 지은이는 현대 사회가 “개인의 소유권과 노동력을 자유롭게 펼쳐놓고 거래하는 자유인들의 공동체가 아니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라는 두 대립된 신분들로 구성된 체제”로 나아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여기서 전자는 후자의 생계를 방치해서는 안 되고, 후자는 전자의 특권인 생산수단을 넘봐서는 안 된다. 이것이 21세기 우리 현실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할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은이는 이처럼 불안정한 자본주의체제는 결국 안정적인 상태를 추구하며 변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변화의 종착지는 더욱 굳건해진 노예국가일 수도 있지만, 분배주의체제의 부활이 될 가능성도 조금은 있다고 말이다. 다시 말해 우리에게 아직 선택지가 남아 있다는 이야기다.
100여 년 전 자본주의의 미래를 내다본 사회사상가는 이 책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 곧 자본주의 사회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근본적인 차원에서 묻는다. 그 물음은 자본주의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건강한 자본주의 사회’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할 것이다. 이 책에 담긴 힐레어 벨록의 통찰은 그래서 아직 유효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힐레어 벨록
1870년 7월 27일 프랑스 라셀생클루에서 태어나 1902년 영국으로 귀화했다. H. G. 웰스, 조지 버나드 쇼, G. K. 체스터턴과 더불어 영국 에드워드시대를 대표하는 4대 문인 중 한 명으로, 문학, 역사, 경제, 사회, 정치 분야에 걸쳐 150여 권에 이르는 방대한 저작을 남겼다. ‘브라운 신부 시리즈’의 작가 체스터턴과는 가톨릭 정신에 입각한 발상의 공감대로 각별한 친분 관계여서, 버나드 쇼는 둘을 일컬어 체스터벨록(Chesterbelloc)이라 부르기도 했다. 특히 인류가 추구해나가야 할 사회·경제적 시스템으로 ‘분배주의’ 이론을 주창하고, 그것을 세상에 알리는 노력에서 힐레어 벨록은 단연 선구자의 위치를 차지한다. 그는 중세야말로 개인의 경제적 자립과 자유, 학문을 통한 지적 열풍이 들끓던 시대였음을 역설했는데, 중세를 이른바 ‘암흑시대’로 규정하는 계몽주의적 사관이 대세를 점하던 20세기 초, 이는 매우 비범한 이해력을 드러낸 것이라 하겠다. 대표작으로는 《악동을 위한 동물이야기》(1896), 《로마로 가는 길》(1902), 《헬렌을 위한 경제학》(1924), 《거대한 이단》(1938) 들이 있다.

 

옮긴이 : 성귀수
음절배열자, 번역가.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시집 《정신의 무거운 실험과 무한히 가벼운 실험정신》과 ‘내면일기’ 《숭고한 노이로제》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기욤 아폴리네르의 《내 사랑의 그림자(루에게 바치는 시)》,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 아멜리 노통브의 《적의 화장법》, ‘스피노자의 정신’의 《세 명의 사기꾼》, 디누아르의 《침묵의 기술》,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꽃의 지혜》, 폴린 레아주의 《O 이야기》, 장 퇼레의 《자살가게》, 수베스트르와 알랭의 《팡토마스》 선집(5권), 조르주 바타유의 《불가능》, 레그나 레드비어드의 《힘이 정의다》, 모리스 르블랑의 《결정판 아르센 뤼팽 전집》(10권) 등 100여 권이 있다. 2014년부터는 D. A. F. 드 사드 사후 200주기를 맞아 사드 전집을 기획, 번역하고 있다.

 

목 차

옮긴이 해설
여는 말

1장 전제들
2장 우리 문명의 토대는 노예제도였다
3장 노예제도는 어떻게 붕괴되었나
4장 분배주의국가는 어떻게 몰락했는가
5장 자본주의체제는 성장과 비례해 불안정해진다
6장 불안정성에 대한 안정적 해결책
7장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쟁점에 대한 가장 손쉬운 미봉책이다
8장 개혁의 주체와 대상 모두 노예국가를 만들어간다
9장 노예국가는 시작되었다

닫는 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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