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생각법 - 대세를 따르지 않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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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우치다 타츠루
출판사항바다출판사, 발행일:2019/07/26
형태사항p.359 국판:22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89932237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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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폭주暴注하는 일본 사회에 던지는
 비판적 지성 우치다 타츠루의 시민각성론
“이런 총리대신(아베)을 두었다는 것은 일본 국민의 역사적 불행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전후 일본의 모든 정부 중 가장 무능한” 아베 정부
2019년 7월 초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규제 조치로 한일관계가 경색되고 있다.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일본은 ‘전략물자 밀반출과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들먹이며 화이트국가에서 제외하겠다고 위협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이처럼 비이성적인 행태로 우리나라와 갈등을 일으키고 일부 우익 정치가들이 무례한 망언을 일삼으며 일반 시민들 사이에 ‘혐한’ 분위기를 부추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찍이 일본의 반지성주의를 경계하고, 평화헌법을 폐기하려는 아베 내각을 향해 ‘독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던 일본의 대표적 지성 우치다 타츠루는 현재 일본 사회가 강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데 어떤 이유인지, 어떤 형태인지, 대응 방법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의 원인을 자꾸만 외부에서 찾으려는 정치담론이 유행한다는 것이다. 우치다 타츠루는 7월 중순 한 국내 언론사와 인터뷰하며 일본 엘리트층의 ‘파국 원망’이라는 개념으로 이를 좀 더 구체화했다. “기존 체제를 개선하지도 극복하지도 못하는 아베는 자신의 무능함을 사과하느니 상황을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것을 선택했다. 파국적 상황이 만들어지면 아무도 실패의 책임을 묻지 않기 때문이다.” 이른바 “나만 망하는 것은 싫다. 모두가 함께 망하면 내 무능력도 비난받지 않는다는 논리”라는 것이다.
《대세를 따르지 않는 시민들의 생각법》은 우치다 타츠루가 일본의 진보적 신문 《아사히신문》이 발행하는 주간지에 6년 동안 연재한 인기 칼럼을 모은 책이다. 연재 기간 동안 일본에서는 두 차례의 정권교체와 오키나와 기지 이전 논란, 올림픽 유치 캠페인, TPP 협정 참가, 독도 및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영토분쟁 등 굵직한 이슈들이 잇따랐고, 무엇보다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집단 자위권을 인정하는 안보법 개정 같은 중요한 사건들이 일어났다.
우치다 타츠루는 다양한 시사 쟁점을 다루며 현재 일본이 처한 불안과 위기의 징후들을 읽어낸다. 그가 포착하는 일본 사회의 면면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혼미의 시대에 사회 곳곳이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국가 시스템의 낙후성을 만천하에 드러냈으며, 공적 신뢰가 심각하게 무너진 나머지 근본적인 재편은 바랄 수도 없고, 정치가와 관료들에게 무언가를 기대한들 어떤 변화도 시도하지 않으리라는 절망감이 팽배해 있다. 더 이상 경제성장은 없으며 이대로 가면 불가피하게 활기 없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체념과 아무리 혼자 발버둥쳐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는다는 답답하고 무력한 분위기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우치다 타츠루가 “전후 일본의 모든 정부 중 가장 무능한 정부”라고 평가하는 아베 정권은 이제 새 질서를 만들 힘도, 비전도 없기에 상황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파국을 향해 폭주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엄중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치다 타츠루는 몇몇 사회 엘리트들의 여론몰이에 휘둘리지 않는 이성적이고 성숙한 시민들, 대세를 따르지 않는 시민들의 참여로 사회를 다시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으며 시민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대세를 따르지 않는 ‘위대한 시민’
전후 빈곤에서 벗어나 1960년대 고도성장기에 접어들자 일본의 소시민들은 작은 성공에 안주하며 점차 보수적인 성향을 띠어갔다. 변화를 바라지 않고 안전하게 ‘대세를 따르는 삶’을 모두가 추구한 결과, 살림은 비록 풍족해졌으나 어느새 다들 똑같은 생각을 하고 똑같은 말을 하는 대단히 동질성 높은 사회가 되어버렸다. 우치다 타츠루는 이렇게 순도 높은 집단일수록 두 가지 리스크를 안게 된다고 말한다.
첫째, 위기적 징후에 둔감해진다. 어느 한 사람이 위험을 알아채더라도 그것을 지적하게 되면 ‘아무도 하지 않는 말을 하는 이상한 사람’ 취급을 당할까 두려워 입을 꾹 다물게 되기 때문이다. 우치다 타츠루는 이와 관련해 충격적인 사례를 하나 전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미국이 방사능의 진행 방향을 예상한 오염지도를 전달했음에도 행정관료들이 이를 은폐했고 그쪽으로 피난한 주민들은 피폭을 당했다. 상명하달로 모든 사안이 결정되고 중뿔나 보이는 행동이나 이의제기를 자기검열하는 조직문화에서는 미세한 징후를 알아보고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는 사람이 드물어진다. 어떻게 행동해야 좋을지에 대한 적절한 매뉴얼이 없을 때에도 역시 적절히 판단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더더욱 보기 어려워진다.
둘째, 집단 성원의 생명이 가벼워진다.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하고 똑같은 말을 한다면 개인은 얼마든지 대체 가능한 소모품이 된다. 실제로 오늘날 기업이 요구하는 능력은 영어나 엑셀, 파워포인트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해내는 능력’이다.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내는’ 노동자란 ‘얼마든지 교체할 수 있는’ 노동자를 뜻하며, 그것은 노동자의 고용조건을 한없이 낮출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게 대체 가능한 구성원으로만 이루어진 모두가 똑같은 집단이 과연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치다 타츠루는 개인뿐 아니라 집단이 건강하게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고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 대체 불가능한 개인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자기 언어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집단의 언어가 풍부해지고, ‘아무도 하지 않는 이상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고 설득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큰 사회문제들도 다른 사람들과 협동하여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제까지 100여 권의 책을 발표하며 우치다 타츠루가 일본 사회를 일관되게 비판해온 논지는 ‘어른이 없다’는 점이었다. 그가 말하는 어른이란 “적절할 때 적절한 곳에서 적절하게 행동하는 사람” “어떻게 행동해야 좋은지에 대한 적절한 기준이 없을 때에도 적절하게 행동할 줄 아는 사람”이다. 오늘날 일본의 문제는 그러한 어른, 곧 성숙한 시민, 지성인이 점점 사라지고 정치도, 그것을 말하는 언어도 갈수록 단순화/획일화, 유아화/열등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치다 타츠루는 비록 듣기 거북할지라도 ‘아무도 하지 않는 이상한(?) 이야기’를 계속함으로써 위기에 대비할 수 있도록 경종을 울리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 믿으며, 소시민들이 하루하루 열심히 생활해가면서도 동시에 더 넓은 시야에서 세계와 미래를 바라보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성숙한 시민, ‘위대한 시민’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

“이런 총리대신을 두었다는 것은 일본 국민의 역사적 불행”
이 책에서 우치다 타츠루가 가장 강하게 비판하는 인물은 당연하게도 아베 신조 총리다. 그는 ‘아베노믹스’를 ‘아베 거품’ 즉 언젠가 휴지조각이 될 것을 비싼 값에 팔아치우려는 이들이 순박하고 어설픈 먹잇감을 꾀는 노름판이라고 단언한다.
일본 국민의 80퍼센트가 신중한 논의를 요구했던 ‘특정비밀보호법’이 2013년 의회에서 통과될 조짐을 보이자, 우치다 타츠루는 정부에 불리한 정보를 얼마든지 감출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정치사의 한 페이지에 ‘민주주의의 자살’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다. 얼마 후 법안이 날치기 통과된 후에도 그는 ‘법안에 반대하는 학자의 모임’을 결성해 반대운동 참가를 독려하는 글을 SNS에 올린다. “법안을 찬성한 의원에게 또다시 의원 배지를 달아주어서는 안 된다. 법안을 찬성한 정당에는 또다시 투표해서는 안 된다.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를 배신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 말고는 민주주의가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2011년 11위였던 일본의 언론자유지수는 특정비밀보호법 통과 이후 2016년 72위로 추락했다.)
우치다 타츠루는 국가안전보장회의 관련법, 특정비밀보호법, 공모죄로 이어지는 일련의 움직임을 보면서 일본 국민들이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전후 처음으로 ‘진심으로 전쟁을 개시할 마음이 있는 정부’를 갖게 되었다고 통탄한다. 헌법9조(“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포기할 것”)를 폐기하려는 개헌론자들의 논리(“헌법은 그때마다 정부의 형편에 따라 지킬 수도 있고 폐지할 수도 있는 일개 정치적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를 비판하며, 그는 차라리 ‘헌법 폐지’를 정당의 강령으로 삼으라고 제안한다. “긴요한 사안은 내각회의에서 결정해서 주저 없이 실시하면 그뿐이다. 입법부의 심의에 시간을 들이지 않는 것, 헌법 조문을 내각의 형편에 따라 마음대로 해석하는 것”을 통치의 이상으로 삼는 사람들은 ‘개헌파’가 아니라 ‘폐헌파’라고 불러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치다 타츠루가 대중강연과 시위를 통해 열심히 ‘호헌’의 정당성을 알리는 사이, 아베 내각은 기존의 헌법 해석을 뒤집어 ‘집단적 자위권’(“밀접한 관계에 있는 타국이 무력으로 공격당했을 경우 직접 공격을 받지 않은 일본이 군사행동을 취할 권리”)을 행사할 수 있다고 의결했다. 그날의 칼럼에서 그는 이렇게 적고 있다. “2014년 7월 1일은 일본이 전후 69년 동안 내걸어온 평화주의를 버리고 전쟁의 길을 걷기 시작한 역사적 날짜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의결 후 아베 총리의 기자회견(“해외 파병을 일반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 일본이 전쟁에 휘말릴 우려는 더욱 없어질 것”)을 들으며, 우치다 타츠루는 일국의 통치자가 국책의 근본에 관한 중대한 정치적 결정을 설명하면서도 ‘변명으로 발뺌’하는 것을 보고 깊은 절망감을 느낀다. 해외 파병에는 항상 그것을 합리화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총리의 말은 결국 ‘이유만 붙일 수 있다면 해외 파병을 하겠다’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또 이제까지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를 금지했기 때문에 일본이 전쟁에 휘말려 국민이 죽거나 국토를 빼앗긴 사례가 어디 있단 말인가?
“일국의 총리가 국시의 대전환을 둘러싸고 기만적인 말밖에 내뱉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나는 깜깜한 어둠 속에 있는 일본 정치를 본다. 총리가 이런 말밖에 하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밖에 없다. 너무나도 지성이 없기 때문에 도저히 논리적일 수 없거나, 아니면 국민이 알아듣도록 정책 결정의 이유를 얘기하면 지지율이 내려갈 것을 알고 있거나……. 어느 쪽이든 이런 총리대신을 두었다는 것은 일본 국민의 역사적 불행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돈으로 움직일 수 없는 인간’이 없는 나라는 멸망한다
“이대로 간다면 이 나라는 세계에서 잊히고 말지도 모른다. 지금 무언가 하지 않는다면 이 나라의 미래와 아이들의 자신감을 빼앗길지도 모른다. 자랑해야 할 것을 자랑하기 위해 쟁취해야 할 것을 쟁취하자. …… 올림픽은 꿈을 준다. 그리고 힘을 준다. 경제에 힘을 준다. 일자리를 만든다.”
우치다 타츠루는 2020년 도교 올림픽 유치 캠페인이 한창이던 때 나온 이 표어가 지금의 일본이 사로잡혀 있는 심각한 병적 징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한다. 올림픽 정신 같은 대의나 세계의 운동선수와 방문객들에 대한 형식적인 환대의 메시지 한마디 없이, 이류 국가로 전락하는 데 대한 불안과 초조, 국력이란 그저 ‘돈’이라는 생각, 올림픽을 한밑천 잡는 ‘도구’로만 여기는 천박한 시각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목적이 없는’ 인간, ‘도전을 기피하는’ 인간, ‘미래를 닫아버리는’ 인간이라고 매도한다. 인플루엔자가 유행했을 때에도, 대지진 당시 우치다 타츠루가 블로그에 ‘대피를 권유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글을 올렸을 때에도 경제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망가지고 개인이 아무리 불행해지더라도 경제만 성장하면 좋다는, ‘돈만 있으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도착적 사고를 개탄한다.
오키나와 기지 이전이 이슈였던 지방선거 때 자민당은 500억 엔 규모의 지역 진흥기금 구상을 발표했다가 반대 당 후보가 당선되자 즉시 없던 일로 말을 바꾸었다. ‘돈 문제가 아니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그럼 돈 안 줄 거야’라고 말하는 정치인들은 ‘인간은 돈으로 움직인다’는 믿음을 은연중 드러냈을 뿐이다. 우치다 타츠루는 ‘돈으로 움직일 수 없는 인간’이 일정 비율 이상 없는 나라는 멸망하고 만다고 말하며, “올림픽을 유치하면서도 국제사회를 향해 미래지향적인 메시지 하나 발신할 수 없는 나라라면, 국제사회로부터 존중을 받지 못하는 것이 도리어 적절”하다고 평가한다.
이 외에도 우치다 타츠루는 자민당의 정체성을 ‘친미 내셔널리즘’, 사대주의와 국가주의의 희한한 결합으로 규정하며 미국에 대한 굴종적 외교를 강하게 비판하는 한편, 오키나와 기지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에 대한 미국의 무법(희생 강요)을 멈추려면, 먼저 오키나와에 대한 일본정부의 무법부터 멈추라고 주문한다. 노동자들이 다른 노동자의 고용조건 악화를 반기는 기이한 현상에 대해서는, 이웃을 ‘하나의 파이’를 두고 다투는 제로섬 게임의 경쟁자로만 보고 더불어 사는 동포라는 시각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하며, 다시 ‘남에게 폐를 끼치기도 하고 남이 나한테 폐를 끼치기도 하는’ 연대와 공생의 삶의 방식을 학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른 없는 일본 사회를 향한 우치다 타츠루의 일갈
 우치다 타츠루는 일본 사회는 “어떻게 행동해야 좋은지에 대해 적절한 기준이 없을 때 적절하게 행동”할 줄 아는 사람을 ‘어른’으로 규정한다. 하지만 폭주하는 사회가 된 일본에는 지금, 어른이 없다. 저자는 일본 사회에서 “인간의 질 자체가 열등해지고 있는 것”을 걱정하며 묻는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제대로 생각할 줄 아는 ‘어른’을 등용할 수 있을까? 무엇을 기준으로 ‘제대로 된 어른’과 그렇지 않은 인간을 식별할 수 있을까? 문부과학성과 경제산업성은 ‘직업교육’이나 ‘글로벌 인재 육성’을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 내부에는 왜 어른이 없을까?’를 자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른은 “반지성주의의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자기 언어로 이야기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이 많을 필요도 없다. 우치다 타츠루는 “열다섯 명 중 한 명쯤은 각성한 시민이 있어주면 시민사회는 어떻게든 굴러가기 마련”이라며, 우리 중에 누군가는 어른이어야 하며, 모든 사람이 어른이 되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세를 따르지 않는 시민들의 생각법》은 오늘날 일본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비판적 지식인의 객관적이고 냉철한 사회분석과 아울러 더 이상 성장 없는 ‘졸아드는 일본’의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삶의 소소한 지혜들도 전한다. 또한 “혼자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것 이상을 스스로에게 요구하지 말라.” “꺾이기 쉬운 취약함이야말로 상식의 가치다.” “불황은 어떤 인간들(냉혹한 고용자)이 활개를 치며 ‘비인간적으로 나대는 것’을 스스로 허용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 같은 우리 사회의 현실과 관련해서도 생각해볼 만한 통찰들을 던져준다. 짧은 글들임에도 곱씹을 만한 탁견을 촘촘히 담아내고, 무거운 주제들을 다루면서도 시종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는 우치다 타츠루 특유의 경쾌하고 활달한 글솜씨가 빛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우치다 타츠루

일본의 비판적 지성. 1950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 불문과를 졸업하고 도쿄도립대학 대학원에서 불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사과정 중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어려운 자유》를 읽고 감명을 받아 평생의 스승으로 삼고 프랑스 현대사상을 전공했다. 1990년부터 고베여학원대학 종합문화학과에서 가르치다가 2011년 정년퇴임한 뒤, 현재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교토세이카대학 객원교수로 있다.
우치다 타츠루는 탁상공론과 진영 논리를 거부하고 현실에 굳건히 발을 디딘 채 동시대인의 고민에 답하려는 ‘거리의 사상가’를 자처한다. 타자에 대한 윤리를 바탕으로 ‘약자끼리의 연대’를 옹호하고, 반지성주의에 맞서 사회를 떠받치는 기둥으로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강조해왔다. 평화헌법을 폐기하려는 아베 내각을 ‘독재’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한편, 안보법·특정비밀보호법 등 반민주·반평화 법안에 반대하는 투쟁에서 늘 선두에 섰다.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문학·철학·영화·정치·교육·국제관계·무도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쾌도난마의 언어로 왕성하게 글을 써왔다. 2001년 첫 저서 《망설임의 윤리학》을 출간한 이래 지금까지 50여 권의 단독 저서와 60여 권의 공저·대담집 등을 발표했다. 주요 저서로는 《하류지향》 《스승은 있다》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 《거리의 현대사상》 《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 《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 《곤란한 성숙》 《하루키 씨를 조심하세요》 《반지성주의를 말하다》 《일본변경론》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법》 등이 있다.


옮긴이 : 김경원
서울대학 인문대학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홋카이도 대학 객원연구원을 지냈으며, 인하대학 한국학연구소와 한양대학 비교역사연구소에서 전임연구원을 역임했다. 동서문학상 평론 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후 문학평론가로도 활동했다. 현재는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국어 실력이 밥 먹여준다>(공저)가 있고, 역서로는 <마르크스 그 가능성의 중심> <반지성주의를 말하다> <문학가라는 병>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 <지의 실패> <죽도록 일하는 사회> <이 나날의 돌림노래>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거리의 인생> <이웃집 칸트군> <다부치 요시오, 숲에서 생활하다> 등 다수가 있다.

 

목 차

한국어판 서문 ・5
머리말 ・13

1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을까?
‘아무거나 먹을 수 있다’의 중요성・24 | 돈만 있으면 행복해질까?・26 | ‘기호’가 만드는 ‘서사’・28 | 돈을 없애는 두 가지 길・30 | ‘세계의 철학자’ 등록 요금은 150달러・32 | ‘밑천’이 없는 시대의 공생 능력・34 | 귀찮은 일을 싫어하지 않는 ‘능력’・36 | 가족의 부실함이라는 ‘사냥감’・38 | ‘일회용’으로 취급하지 않는 직장・40 | 치아 치료에 대한 단상・42 | 인간의 성장 속도는 제각각 다르다・44 | 직장이라는 문에 자물쇠는 달려 있지 않다・46 | ‘일하는 능력’과 ‘영어 능력’・48 | 스포츠로서 스모가 상실하는 것・50 | ‘얼굴’로 이끌 수 없는 조직의 ‘약함’・52 | ‘식객’이 머물 곳이 없다・54 | 요시모토 다카아키는 오직 혼자였다・56 | 잘못을 타박할 때는 ‘조심스레’・58 | 양키 같은 삶의 방식을 그만두라・60

2 구하노라! 어른의 미디어
‘익명의 악의’에는 대꾸하지 말 것・64 | 라디오는 복권 중・66 | 어디에 있을까? 어른의 미디어・68 | 전 세계 독자를 상대로 글쓰기・70 | 취재를 잘하는 사람의 대화법・72 | 공중으로 사라지지 않는 ‘종이책’의 즐거움・74 | 매스미디어와 미들미디어의 온도 차이・76 | 뉴스가 되지 않는 이야기・78 | 오프더레코드와 신문사의 종말・80 | ‘쿨한’ 저널리스트의 착각・82 |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잃다・84 | ‘여론의 평준화’로 얻은 것과 잃은 것・86 | 매스컴은 ‘공룡과 같은 작업’에 임하라・88 | 이런 ‘사소설’을 누가 읽는단 말인가?・90 | ‘보수’는 없고 ‘혁신’만 북적거리는 이상함・92 | 1억 독자의 권위지라는 헛된 꿈・94 | 올리버 스톤 감독의 신랄한 일본 비판・96 | NHK 경영진의 경솔함・98

3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되다
‘안전’이라는 외교 자원・102 | 세상은 언젠가 변한다・104 | 물을 찾는 사람은 우물을 판 사람을 잊지 않는다・106 | 영웅이 사실은 악의 근원이라면……108 | 미국이 서부 진출을 포기할까?・110 | 폭력이 고래를 향할 때・112 | 먼저 자신의 ‘무법’부터 멈춰라・114 |북한의 진정한 파트너・116 | 만약 일본이 ‘전승국’이었다면・108 | ‘개국파’와 ‘양이파’의 대립은 끝나지 않았다・120 | 중국인의 ‘국경’ 개념・122 | 원자력발전과 백악관의 꾀쟁이・124 | 미국의 시대는 끝났다・126 | 누가 ‘아니야’ 하고 말해다오・128 | 미국이 ‘평범한 나라’가 되는 날・130 | ‘외국인 공포’가 퍼지는 메커니즘・132 | ‘미국 배제’는 있을 수 없다・134 | 이 보고서를 읽어본 적 있습니까?・136 | 미국에 ‘사려 없다’는 말까지 듣다니・138 | 기묘한 ‘친미 내셔널리스트’・140 | 일본과 중국의 군사 충돌이라는 망상・142 | 해석의 차원, 감정의 차원・144 | 선진국 싱가포르의 고민・146 |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되다・148 | 유대인이 이스라엘에 대해 느끼는 양가감정・150 | 무엇을 위해 피를 흘려왔는가?・152

4 학교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실학의 유효 기간은 얼마인가?・156 | 여행 짐은 아주 단출하게・158 | “이번에는 누구를 괴롭힐까요?”・160 | 아이의 성장에 ‘등급 매기기’가 가능한가?・162 | 빈곤을 대하는 여학생들의 생존 전략・164 | ‘고학’을 권함・166 | 조직이 바라는 것은 개인의 ‘능력’이 아니다・168 | 될수록 캠퍼스에 오래 머물라・170 | 진정한 ‘의사소통 능력’・172 | 대화의 묘미는 ‘재촉’에 있다・174 | 아이는 교사의 언어를 통해 대화법을 배운다・176 | 주입식 교육은 ‘교육이 아니다’・178 | 상식은 꺾이기 쉽기 때문에 가치 있다・180 | 집단 따돌림에 관한 개인적 고백・182 | 대학 근무를 통해 배운 몇 가지・184 | 신앙과 실천을 이어주는 한마디・186 | 대학이 요구받는 상반된 요청・188 | 따라잡으려고만 해서는 창조할 수 없다・190 | 학교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192 | ‘집단 따돌림’이 만연한 사회・194 | 노벨상을 받고 싶다면・196 | 후쿠자와 유키치가 포성 속에서도 강의를 계속한 까닭・198 | 대학교육의 ‘잃어버린 20년’・200 | 문제를 ‘희생양’으로 해결하려는 억지・202 | 학교 교육 현장의 붕괴・204 |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을 이야기하기・206

5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구하라
 정치인들이 실언을 반복하는 이유・210 | 마르크스의 수사학을 사랑한다・212 | 세상에 없어도 아쉬울 것 없는 직업・214 | 돈은 천하를 돌고 도는 것・216 | 알아듣기 어려운 정치가도 필요하다・218 | 친척에게 돈을 빌리지 않는 이유・220 | 경제가 제일, 건강은 그다음??・222 | 죽고 싶지만 죽을 수 없는 정당・224 | 천황제를 향한 마음・226 | ‘폐현치번’과 연방제・228 | 공인이 짊어져야 할 이중 잣대・230 | ‘비인간적’인 것은 누구인가?・232 | 내가 미래를 예측해보는 이유・234 | ‘일시적으로나마 안심할 수 있는 말’을 듣고 싶다・236 | 글로벌리스트를 믿지 말라・238 | ‘선택과 집중’에 매달려도・240 | ‘답답한 분위기’를 낳는 진범・242 | ‘올바른 정책’ 대 ‘민의에 알랑거리는 정책’・244 | 시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자발적 퇴장’・246 | 현재의 조직 방식이 미래를 알려준다・248 | 과거를 잊고 오늘만 사는 정치가들・250 | ‘사후 징벌’만 하면 되는 걸까?・252 | ‘아베 거품’에 장단을 맞추지 말라・254 | 농업이 ‘성장’한 끝에는 어두운 길・256 | 괴이쩍은 ‘노 스탠다드’・258 | 백성의 안녕은 지고의 법・260 | 공인의 적성을 갖춘 사람이란・262| 숙려와 심사숙고를 위한 자리・264 | 위험천만한 ‘순수함을 향한 의지’・266 | 귀담아들어야 할 자연과학지의 조언・268 | 국민의 안녕을 먼저 생각하는 유일한 공인・270 |‘민주주의의 자살’ 법안・272 | 민주주의를 배신한 대가를 치르게 하자・274 | 진심으로 ‘전쟁’을 의식하고 있는 정부・276 | 나고시 시장 선거에서 드러난 인간관・278 | 비트코인이 비추는 허상・280 | 짓밟힌 ‘헌법 준수 의무’・282 | 규칙 변경과 ‘사대주의자’・284 | ‘개헌파’가 아니라 ‘폐헌파’라고 이름 붙여야・286 | 카지노로 ‘성장 전략’?・288 | 총리의 ‘기만적인 말’과 일본 국민의 불행・290

6 이 나라에 ‘어른’은 있는가?
운동선수의 진정한 ‘강함’・294 | 친절한 미소는 정말 공짜일까?・296 | 흡연자를 매도하는 이 시대의 ‘양식’・298 | 때로는 인간의 척도를 훌쩍 넘어・300 | ‘규모 축소’의 시대・302 | 예측은 최대한 꼼꼼하게・304 | 작고 사랑스러운 남자들・306 | 일본인은 ‘말기’를 좋아함・308 | 미성숙한 부모의 아이는 미성숙하다・310 |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리더십・312 | ‘시민의 눈높이’라는 리스크・314 |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316 | 개인의 건강보다 중요한 담배 이야기・318 | ‘나라의 보물’이란 무엇인가・320 | 다시, 폐를 끼치는 삶을 배우자・322 | 인생은 어긋남의 연속・324 | 다양한 시각의 더블체크가 필요할 때・326 | ‘만사는 돈 문제’라는 사람의 속마음・328 | ‘찾아내기 명인’을 키워라・330 | ‘졸아드는 일본’에서 잘 살아가자・332 | ‘희생양’이 지닌 암묵적인 매력・334 | ‘일단 정하고 보자’는 해결책이 아니다・336 | ‘이기적’으로 굴 수 있는 까닭・338 | 노동자에 의한 ‘노동자’ 죽이기・340 | 이 나라에 ‘어른’은 있는가?・342 | ‘번뇌’를 제어할 수 없다면 무도를 논하지 말라・344 | 올림픽 유치 캠페인에 드러난 심각한 병증・346 | 어찌할지 모를 때 어찌할지 아는 능력・348 | 올림픽 유치국의 자격・350 | 제국의 수도 하늘은 지금보다 파랗고…… 352 | 실패에 대비하는 매뉴얼이 있는가?・354

후기 ・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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