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너희들도 그 우스꽝스러운 가면을 벗으면 모두 큰 쥐가 될 거야.”
레오 리오니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축제의 본질과 페르소나의 이면을 파헤치다
가면을 쓴 모습이 만연한 현대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들쥐들의 깜짝 해프닝!
★ 지금 우리는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
우리들을 돌아보게 하는 들쥐들의 이야기
어느 봄날, 깊은 숲속 들쥐 마을을 지나게 된 도시 쥐는 들쥐들에게 도시의 거리 축제 ‘마디 그라’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화려한 축제 이야기에 반한 들쥐들은 나무에 장식을 하고, 가면을 만들어 마디 그라 축제를 열고, 밤이 되자 사나운 동물 가면을 쓰고 서로 위협하는 놀이를 즐깁니다. 어느새 들쥐들은 자신들이 착하고 다정한 쥐였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은 채, 스스로를 사납고 무서운 동물이라 믿게 되지요. 판타지가 만들어 낸 공포에 사로잡혀, 허상과 진실을 구분할 수 없게 된 들쥐들은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그때 가면을 쓰지 않은 낯선 쥐가 나타나 가면을 쓴 들쥐 무리에게 아주 중요한 말을 해 줍니다. 모두가 가면을 벗으면 자신과 똑같은 ‘큰 쥐’가 될 것이라고. 그 일을 계기로 들쥐들은 가면을 벗고, 서로 사이좋게 지내려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초록 꼬리 쥐》는 가면 뒤에 숨은 모습이 진짜 자신의 모습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에게 ‘자아정체성’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가장 진실 되고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 초록 꼬리 쥐를 통해 보여 주는 삶의 지혜
자신만의 시각적 문법으로 이야기하는 작가 레오 리오니는 이번 작품에서 상징적인 ‘초록 꼬리 쥐’ 캐릭터를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함께 삶에 대한 지혜를 전합니다. 특별한 사건, 사고 없이 자연이 주는 선물을 만끽하며 평화롭게 살아가던 숲속의 들쥐들. 화려한 장식과 흥겨운 노래, 가면 놀이가 어우러진 도시의 거리 축제 이야기를 듣고는 귀가 쫑긋합니다. 그리고 곧 축제를 열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요. 축제 장소로 향하는 들쥐들 대부분은 모자를 쓰거나 머리 장식을 했는데, 그 중 한 마리가 꼬리를 초록색으로 칠하고 나타나 찍찍 댑니다. “난 초록 꼬리 쥐야.”
문제는 들쥐들이 가면 놀이에 심취한 나머지, ‘놀이’임을 잊고 가면을 쓴 서로를 두려워하게 되면서 발생합니다. 이후 들쥐들이 가면을 벗으면서 모든 것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지만, 초록 꼬리 쥐는 아무리 해도 꼬리에 칠한 초록 물감이 지워지지 않아 가는 곳마다 질문을 받습니다. 그럴 때마다 꼬리가 초록색인 이유에 대해서는 이야기하면서도, 끔찍한 가면 놀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 초록 꼬리 쥐. ‘초록 꼬리’는 즐겁게 춤추고 놀던 지난날의 축제에 대한 기억과 가면 놀이의 끔찍한 경험을 끊임없이 상기시켜 주는 표징입니다. ‘초록 꼬리 쥐’가 없었다면 들쥐들은 다시 가면을 쓰고, 서로 의심하며 두려워하는 실수를 반복했을 것입니다.
들쥐들의 가면 놀이 에피소드는 때로 삶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깨달음도 전해 줍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새롭고 특별한 것을 찾게 마련이지요. 리오니는 무탈한 삶이 주는 평안함과 소중함, 별일 없는 보통의 삶의 가치를 생각하게 해 줍니다.
★ 모두가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며
《초록 꼬리 쥐》는 우리 문화에서는 생소한 ‘마디 그라’ 축제를 배경으로 설정해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혀 줍니다. ‘마디 그라’는 프랑스어로 ‘기름진 화요일’을 뜻하는 말로 본래 사순절의 시작을 알리는 종교 행사의 하나였습니다. 레오 리오니는 무신론자였지만 이 책에서 ‘다 함께’ 실컷 먹고 마시며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서 ‘마디 그라’를 재조명합니다. 리오니가 꿈꾼 평화로운 세상의 모습은 공동체가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리오니는 개인적.사회적 가면을 모두 벗을 것을 제안합니다.
“단순한 줄거리, 적절한 분위기의 변화를 유기적으로 묘사한 표현 기법이 돋보이는 책”(커커스 리뷰)이라 평가받는《초록 꼬리 쥐》는 유화풍의 강렬한 색채, 마디 그라 색 중 ‘믿음’을 의미하는 초록색의 사용으로 주제의 상징성을 강조합니다. 리오니의 믿음처럼 서로를 의심 없이 이해하고 포용한다면, 우리는 모두가 꿈꾸는 평화로운 세상에 한 발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레오 리오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에 재능이 있었던 리오니는 암스테르담 박물관에 걸려 있는 거장들의 그림을 똑같이 그리면서 놀기를 좋아했다.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미국에서 광고 회사를 세우고 상업 디자인 일을 하면서 화가, 조각가, 사진작가, 그래픽 디자이너, 아트 디렉터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50세가 되던 해, 손자들과 떠난 기차 여행에서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기 위해 즉흥적으로 잡지를 찢어 이야기를 만들었던 것을 계기로 그림책 작업을 시작했다. 1984년에 인스티튜트 오브 그래픽 아트 골드 메달을 수상하면서 어린이책 작가로, 디자이너로, 조각가로 인정을 받았다.
리오니는 주로 개인과 개인,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자기 인식이라는 주제에 대해 개성적인 캐릭터를 창조하여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다. 또한 리오니는 어린이를 독립된 주체로 보고, 그들의 독립된 자아의식을 훌륭하게 그림책에 담아낸 작가로 유명하다. 그는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탈피해 그때그때의 아이디어에 따라 소재와 기법을 달리하여, 다양한 그림책을 어린이들에게 선사했다. 《프레드릭》, 《헤엄이》, 《꿈틀꿈틀 자벌레》, 《알렉산더와 장난감 쥐》로 칼데콧 아너 상을 네 번이나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 그 외에 《물고기는 물고기야!》, 《틸리와 벽》, 《니콜라스, 어디에 있었어?》 등 스무 편이 넘는 작품을 남겼다.
옮긴이 : 김난령
경북대학교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런던 인스티튜트의 런던 칼리지 오브 프린팅에서 인터랙티브 멀티미디어 석사 학위를 받았다. 어린이책을 비롯해 문학과 교양서를 우리말로 옮기는 일과 함께 그림책과 디자인에 대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마틸다》, 《헤엄이》,《크리스마스 캐럴》, 《요술 손가락》, 《라모나는 아빠를 사랑해》, 《그림으로 글쓰기》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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