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언젠가부터 거울은 빼곡하게 금이 가 금방이라도 산산조각이 날 것 같아.”
어느 날 자기도 모르게 훔친 작은 거울 하나. 그 뒤로 수현이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긴다. 수현이가 도둑질을 하면 할수록 거울을 둘러싼 이상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는데……
중편 「금이 간 거울」은 집과 학교에서 받는 억압과 상처 때문에 사람들 속에 자연스럽게 섞이지 못하는 소심한 여자아이가 도벽에 집착하는 심리를 깊이 있게 그렸다. 주인공 수현이가 무엇을 훔칠 때마다 거울에는 금이 하나씩 늘어가고, 마치 거울이 수현이를 지켜보는 듯 도둑질을 한 장소에 나타난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금이 간 거울과 주인공의 상처받은 마음이 묘한 대비를 이루며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생생한 심리 묘사와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예측을 뛰어넘는 반전은 독자들에게 지울 수 없는 인상을 남길 것이다.
“다시 눈을 감아도 닭이 떠오르지 않는다. 가슴이 심하게 뛰었다. 이제 오빠의 닭은 없다. 어디서도, 다시는, 볼 수 없다.”
소심한 오빠가 애정을 가지고 기르던 닭을 몰래 잡아먹은 뒤 죄책감에 시달리는 동생 이야기 「오빠의 닭」, 운동회 날 가족들이 올 수 없어 혼자 온 주인공이 아버지를 원망하다가도 이해하고 마는 「삼등짜리 운동회 날」, 친구와 다투고 난 뒤 어설프게 화해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묘사한 「오늘은, 메리 크리스마스」 등은 타인을 이해하며 성장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포착한 작품들이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맺음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갈등, 죄책감 등 동화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어둡고 깊이 있는 주제를 각각 짧은 에피소드 속에 담았다.
“언제부터인가 내 방에 기다란 머리카락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 집 식구들은 모두 짧은 머리인데…… 이 머리카락은 대체 어디서 온 걸까?”
마지막 작품「기다란 머리카락」은 바쁜 일상 속에서 서로 관심을 잃고 흩어져 버린 현대 가족의 모습을 어린이의 시선으로 생생하게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은 언제부터인가 자기 방에 자꾸만 기다란 머리카락이 나타나는 것을 알게 된다. 머리카락은 거실, 텔레비전 위, 냉장고 속 등 집 안 곳곳에 있다. 하지만 가족들 중 머리카락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하다. 급기야 주인공은 한밤중에 기어다니는 머리카락을 목격하게 되는데……
정체 모를 머리카락은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이 연상될 정도로 섬찟하고 인상적이다. 가족에 대한 불만과 짜증으로 가득 찬 주인공을 비롯해, 일상에 지쳐 모든 것에 무관심한 부모와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 있는 동생 등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방미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술래를 기다리는 아이〉가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습니다. 지은 책으로 《금이 간 거울》 《형제가 간다》 《신통방통 경복궁》 《나 오늘부터 일기 쓸 거야》 등의 동화책과 그림책 《비닐봉지풀》이 있고, 청소년 소설 《손톱이 자라날 때》 《괴담: 두 번째 아이는 사라진다》 등을 썼습니다.
그린이 : 정문주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여 혼자서 이런저런 그림을 공부했습니다. 풍부한 감정을 가지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곰팡이 보고서》《엄마의 마흔 번째 생일》《걱정쟁이 열세 살》《소나기밥 공주》《기억을 가져온 아이》《짜구 할매 손녀가 왔다》 등 많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목 차
금이 간 거울
오빠의 닭
오늘은, 메리 크리스마스
삼등짜리 운동회 날
기다란 머리카락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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