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2019 칼데콧 영예상 수상작!
‘알마 소피아 에스페란자 호세 푸라 칸델라!’
알마는 어떻게 이렇게 긴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요?
내 이름과 어울리는 나만의 색깔로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아요!
★ 내 이름은 길어도 너무 길어! 내 이름은 너무 안 어울려!
아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는 된소리 형태가 좋다며 태명을 지어 불러주고, 아이가 태어날 즈음에는 많은 이들에게 평생토록 불리게 될 이름이기에 좋은 의미를 담아 아이의 미래까지 생각하며 온 가족이 아이의 이름을 고민합니다. 그런 이름에 대해 아이가 자아가 생기면서 다양한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이름은 누가 지었는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자신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든지, 친구들이 이름을 가지고 놀린다든지 하는 등의 상황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알마도 아빠에게 “아빠, 내 이름은 너무 길어요, 나한테 안 맞아요”라고 자신의 이름에 대해 의견을 이야기합니다. 이에 아빠는 무조건 좋은 이름이니 받아들이라는 딱딱한 조언 대신 알마를 품에 안고 소파에 앉아 알마 이름에 얽힌 가족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 장면은 보기만 해도 아빠의 사랑, 다정함과 따뜻함, 두 사람의 유대감이 한껏 묻어납니다. 특히 호기심 어린 알마의 표정에서 이 작품의 이야기 전개에 대한 궁금증이 커집니다.
★ 내 이름의 의미는 무엇일까?
알마의 이름은 ‘알마 소피아 에스페란자 호세 푸라 칸델라’입니다. 알마는 아빠와 대화 과정에서 자신의 이름에 담긴 조상의 이야기를 하나씩 듣게 됩니다. 첫 번째‘소피아’는 책과 시 그리고 재스민 꽃을 좋아하신 알마의 할머니 이름입니다. 물론 알마의 아빠를 무척 사랑하셨습니다. ‘에스페란자’는 여행을 하고 싶었지만, 태어난 도시를 한 번도 떠나지 못한 대신 일곱 바다를 누비고 다닌 아들과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함께 다녔던 증조할머니의 이름입니다.‘호세’는 많은 가족을 거느리고 산으로 들로 다니며 그림을 그리시며, 알마의 아빠에게 세상 사람들을 만나고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주신 알마 할아버지의 이름입니다. ‘푸라’는 조상들의 영혼이 항상 우리와 함께 있다며 믿으며, 알마가 태어났을 때 알마를 지켜주는 부적으로 알마 손목에 빨간 끈을 묶어 주신 고모할머니의 이름입니다. ‘칸델라’는 항상 옳은 일에 앞장서 나아가는 알마 외할머니의 이름입니다. 알마의 긴 이름에 얽힌 아빠의 이야기 속에서 알마는 가족의 역사를 알게 되었고, 자신과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공감하고 확인해 나갑니다. 마지막으로 “알마는 누구의 이름이었냐”는 알마의 질문에, 아빠는 ‘알마’는 너를 위해 지은 이름이고, 처음이자 하나밖에 없는 ‘알마’라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더 나아가 알마의 긴 이름에 담긴 가족의 이야기처럼 알마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라는 희망과 자신감을 건넵니다.
★ 가족의 사랑과 삶의 풍요로움이 녹아 있는 완성도 높은 작품
먼저 책 표지에서 흑색의 연필 선이 살아 있는 머리카락과 선명한 빨간색 줄무늬 옷을 입고 있는 귀엽고 당찬 느낌의 ‘알마’ 캐릭터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게다가 발그레한 알마의 볼을 볼 때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림책 전체 바탕에 깔려 있는 크림색과 색연필 톤은 정서적으로 안정감과 따뜻함, 친밀감을 전해줍니다. 다른 한축으로는 현재의 모습을 담고 있는 아빠와 알마의 모습이 밝고 가볍고 친밀한 느낌이라면, 조상의 이야기 부분에서는 묵직하고 차분하고 우아함이 살아 있어 큰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아빠와 알마의 다정한 모습에서는 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두 사람의 유대감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이런 전체적인 그림의 전개 속에서 몇몇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가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식물과 꽃을 사랑하는 소피아 할머니의 이름을 듣고 공감하는 나무 밑 알마의 행복한 미소에서 이 책의 중요한 키워드인 삶의 풍요로움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 세계지도에 가고 싶은 나라가 표시되어 있고, 그 지도를 한없이 바라보고 있는 알마의 뒷모습에서는 에스페란자 증조할머니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넓을 세상을 보러가고 싶은 알마의 마음이 한없이 느껴집니다. 특히 조상들의 영혼이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고 믿었던 푸라 고모할머니의 우아하고 정통성이 녹아 있는 모습과 항상 옳은 일에 앞장섰던 칸델라 할머니의 강직한 모습에서 대대로 이어지는 가족의 정체성과 정신을 느낄 수 있으며, 이런 뿌리와 정서를 이어받은 알마의 모습은 완성도 높은 전체 그림 속에 자연스럽게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 자신만의 색깔로 나의 이름을 채워나가는 나의 이야기
알마는 자신의 이름에 녹아 있는 가족들의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서 무엇을 느꼈을까요? 아마도 그 해답은 “이게 내 이름이에요. 나한테 딱 맞는 이름이죠! 난 알마이고, 나만의 이야기가 있답니다”라는 글에서 알마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거창하고 책임감 가득한 무거운 이름이 아니라, 나무와 식물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소피아 할머니처럼, 예술을 사랑하고 가정을 책임지며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중시했던 호세 할아버지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을 함께 다니고 싶었던 에스페란자 증조할머니처럼 자신의 이름을 자신만의 색깔로 의미 있게 채워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가족의 뿌리와 정신에 대해 함께 공유하고, 이를 존중하며 받아들이는 알마 아빠와 알마의 모습에서 이 책을 통해 ‘이름’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나눌 수 있는 좋을 기회를 될 것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후아나 마르티네즈-닐
예술가의 딸이자 손녀입니다. 페루의 리마에서 태어났고, 이후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 지금도 애리조나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으며, 그 안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쓰고 있습니다.
옮긴이 : 김경미
1968년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 어린이 책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행복을 나르는 버스』, 『꿈을 찾는 도서관』, 『아빠와 피자놀이』, 『녹슨 못이 된 솔로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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