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파란 벤치에 앉아 주었고,
파란 벤치에 앉을 모든 이들에게
다양한 삶이 머물다 간 자리,
파란 벤치 이야기
머물렀다 떠나는 삶, 그리고 기억하는 누군가
그 자리를 지키며 누군가의 한 일생을 오롯이 들여다보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바로, 이 책의 주인공 파란 벤치는 자신에게 머무르는 모든 사람들의 삶을 가만히 지켜봅니다. 계절이 바뀌고, 날씨가 바뀌고, 머무르는 사람들이 바뀌어도 파란 벤치는 늘 그 자리 그곳에 있지요. 파란 벤치에서는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납니다.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과 우정을 나누는 사람들, 그리고 영원히 이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지요. 새로운 삶이 시작되기도 하고요.
파란 벤치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삶
언제부터 그 공원에 파란 벤치가 있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그런 파란 벤치를 꾸준히 아끼고 돌보던 단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타보였습니다. 그는 파란 벤치를 정성껏 돌보았습니다. 비둘기가 벤치를 더럽혀 놓아도, 시간이 흘러 벤치의 칠이 벗겨진대도 다시금 반짝 반짝 빛나게 색을 칠해 왔지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반복하여 지나고, 공원에서 놀던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될 때까지도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한 명, 벤치를 사랑하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마리아였습니다. 마리아는 파란 벤치에서 후안을 만났고, 사랑을 키워 나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전쟁이 마리아의 사랑 후안을 다른 공원으로 빼앗아 가 버렸습니다. 마리아는 모든 것이 끝난 줄로만 알았겠지만,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 파란 벤치에서 벤치를 사랑하는 또 다른 사람, 타보와 만나게 되었으니까요. 거기, 그 공원, 그 파란 벤치에서 또 다른 사랑이 시작된 것입니다. 사람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습니다. 그 공원, 파란 벤치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한.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는 방법
우리는 가끔 너무 많은 것을 하도록 강요받는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여유나 쉼을 느끼지 못한 채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요. 그림책 <파란 벤치>는 그런 우리에게 잠시나마의 여유를 선사합니다. 벤치라는 공간은 누구나 앉아서 머무는 곳이지요. 앉아서 머무는 그 순간만큼은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작은 여유를 가지게 됩니다. 하늘을 바라보며 구름이 지나가는 모습을 한참 동안 살펴볼 수 있기도 하고 눈을 감고 바람이 부는 소리를 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또 주변의 동물이나 곤충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도 있지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일상에서의 사소한 쉼과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림책 <파란 벤치> 안에도 이러한 재미있는 장치를 설치해 두었습니다. 각 페이지에 숨은 그림 찾듯 숨겨진 풍뎅이와 무당벌레를 찾아보세요. 또 귀여운 동물들을 보며 거기에 숨겨진 또 다른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세요. 이러한 작은 요소들은 그림책을 더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할 거예요.
누구든, 무엇이든 평등하게 머무르는 곳
파란 벤치에는 나이, 성별, 인종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앉을 수 있습니다. 하다못해 다람쥐와 새들마저요. 어린아이와 노인이 우정을 나누기도 하고 차별 없는 사랑을 나누기도 하지요. 파란 벤치는 누구든 손가락질받거나 차별받지 않는 평화 그 자체의 공간이에요. 혹시 상처받은 이들이 있다면, 잠시 쉬어 가고 싶다면 파란 벤치에 잠시 머물러 보세요. 하늘을 올려다보며 바람 소리를 듣다 보면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지도 모르니까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알베르트 아센시오
스페인의 타라고나 예술 디자인 학교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다. 이후 바르셀로나 아이나 예술 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공부하고 이후 런던 세인트마틴 컬리지에서 그림 공부를 했다. 2007년부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을 시작해서 아나야와 플라네타를 비롯한 스페인 주요 출판사, 신문사와 함께 일을 했다. 여러 상을 수상했으며, <깨끗한 건 정말 싫어!>, <푸른 셔츠 이야기>, <계절> 등 여러 작품과 수많은 어린이 책에 일러스트를 그렸다.
옮긴이 : 김정하
한국 외국어 대학교와 대학원,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에서 스페인 문학을 공부했다. 스페인어로 된 좋은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이런 개구리는 처음이야>, <분홍 몬스터>, <노란 새>, <집으로 가는 길>, <나무는 숲을 기억해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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