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유럽 한복판에 심청이와 심봉사가 나타났다!
새벽에 갑자기 걸려온 전화. 넘어지신 뒤에 수술을 받으러 입원하신 할머니가 곧 세상을 뜨실 것 같다는, 뜻밖의 소식. 하지만 장례를 치르는 내내 저자는 우연히 아빠의 모습을 보게 된다. 모두 오열하는 순간에도 제대로 울지 못하는 아빠. 소리 내어 울지 못하고 자꾸 뒤돌아서 눈물을 훔치는 아빠. 그 순간 저자는 지금껏 몰랐던 새로운 아빠의 모습을 발견한다.
저자는 여행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할머니의 죽음을 애도하고 치유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그런 아빠를 위로하기 위해 저자는 힘차게 외쳤다.
“아빠랑 같이 유럽 다녀올게요! 그게 뭐 별 거라고. 아빠! 우리 여행 갑시다!”
그렇게 시작된 아빠와의 유럽여행. 유럽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몸까지 불편한 아빠는 ‘심봉사’가 되어 딸의 손에 이끌려 다닌다. 졸지에 ‘심청이’가 된 딸.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두 사람은 이국적인 풍경이 가득한 유럽에서 그동안 몰랐던 서로의 모습을 마주한다.
<어떻게 아빠랑 단둘이 여행을 가?>는 18일 남짓한 기간 동안 환갑의 심봉사와 서른살 심청이가 프라하와 슬로베니아, 이탈리아를 종횡무진 넘나들었던 가슴 따뜻한 여행기이자 에세이이다.
그러나 이것은 효도여행이 아닙니다
아빠와의 여행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만만치 않았다. 챙겨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여행을 가기 전 빗발치는 질문폭격 “아빠와 여행을 간다고? 왜?” - “다 큰 딸이 아빠랑 같이 여행하는 게 가능해?” - “아빠랑 여행하면 아무래도 불편하지 않을까? 엄마는 왜 안 가셔?” - 부터 시작하여, 한번도 여행을 떠난 적 없는 아빠 몫까지 도맡은 여행준비, 그리고 18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일을 쉬어야 한다는 사실에 주저하는 아빠까지.
단순히 내가 누볐던 ‘내 세상’을 보여주고 싶단 이유만으로 선택한 체코 프라하에서의 여행 또한 쉽지 않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아빠의 체력은 빨리 떨어졌다. 가장 고대했던 프라하 성의 야경, 아빠와 같이 구석구석 들여다보고 싶었던 유럽 최대의 유대인 지구 유세포프. 아빠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풍경들뿐이었는데 여행은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자꾸만 부딪치는 딸과 아빠의 마음.
그러나 행복했던 순간들도 많았다. 체코의 ‘맥주의 도시’ 플젠에서는 맥주 공장 투어를 통해 맛있는 플스너 맥주를 맛보았다. 오랜 친구 헬렌과 이르카를 만나서 아빠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아빠와 딸 둘 다 처음 가보는 슬로베니아에서는 프레드야마 성과 포스토이나 동굴에서 자연이 만들어낸 신비로운 세상을 온몸으로 느끼는 경험을 했다. 운 좋게 가게 된 블레드 섬에서 아빠와 딸은 따뜻하고 반짝이는 햇살을 한껏 만끽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아빠와 함께 지도 없이 거닐며 색다른 여유를 즐기기도 했다. 2015 밀라노 엑스포에 설치된 한국관에서 오랜만에 한식을 맛보며 감탄하기도 했다. 아빠와 딸은 그렇게 서서히 조금씩, 가까워졌다.
아빠와 조금씩, 천천히 가까워진다
아빠와 딸이 처음으로 함께 떠나는 유럽여행. 당연히 여러 부침도 겪고 온갖 곤란한 일을 맞닥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빠와 딸은 서로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아빠는 지금껏 몰랐던 딸의 듬직한 어깨를, 딸은 자기도 모르는 새 나이가 들어 굽어버린 아빠의 등을 본다.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 시작되었던 여행은 어느덧 점차 같은 곳을 향하기 시작했다.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가까워질수록 아빠와의 여행이 점점 익숙해진다.
딸은 아빠에게 한없이 고맙고 미안하다. 더 잘해주지 못하고 더 배려해주지 못해서. 그렇지만 부족한 딸을 끝까지 믿고 따라줘서. 아빠 역시 시원섭섭하고 아쉽다. 이제야 어른이 된 딸을 알 것 같은데, 이제야 좀 익숙해진 것 같은데.
저자는 <어떻게 아빠랑 단둘이 여행을 가?>에 많은 이들이 자신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담았다. 가장 가까운 사이면서도 어쩌면 가장 먼 사이일 수 있는 아빠와 딸은 유럽여행을 갔다온 뒤로 확실히 변했다. 틈만 나면 가족들끼리 뭉쳐서 국내 여행을 다니고, 아빠는 여행에 필요한 체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아빠 최상권씨는 이 여행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여행은 딸과 추억을 만들게 해주었고, 훌쩍 커버린 딸에 대해 새로운 것들을 알게 해주었으며,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그리고 “내 생애 언제 이런 여행을 또 할 수 있겠는가?”라고.
아빠와의 여행, 또는 엄마와의 여행. 아니면 부모님과 가족이 다 함께 하는 여행. 여건이 되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슬프게도 다 같이 건강한 상태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간은 정해져 있으니까. 그러니 소중한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자. 사랑하는 사람들과 추억을 만들며 살아가기에도 우리네 인생은 너무 짧으니까.
작가 소개
지은이 : 최아름
여행을 알게 해준 도시 ± 무언가에 꽂히면 직진 모드가 된다. 학창 시절 우연히 마주한 체코 프라하에 반해 20대 일부를 공부하며 일하며 그곳에서 보냈다. 잊지 못할 추억을 많이 만든 프라하는 여행에 눈뜨게 해준 소중한 도시다.
여행을 일상처럼 + 일상을 여행처럼 = 여행으로 낯선 삶을 배우고, 일상을 지내며 새로움을 마주한다. 세상엔 왜 그리 못해본 일, 신기한 일이 많은지. 나만의 테마를 만들어 여행하길 좋아한다. 요즘엔 빈집이나 유휴공간을 문화적으로 재생한 공간을 찾아다닌다.
느리더라도 나아가고 싶다 × 맨땅에 헤딩하며 실패도 많이 했지만, 배우는 삶은 나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다. 글로벌 문화콘텐츠학과 석사, 문화콘텐츠학과 박사를 졸업하며 가방끈이 길어졌으나 여전히 배움에 목마르다. 문화콘텐츠 전공자로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갈망이 있다. 연구, 저술, 강의, 자문, 문화기획, 여행 등 다양하게 활동한다. 저서로는 《칸타빌레 메모리》, 《지역 문화 콘텐츠와 스토리텔링(공저)》, 《소곤소곤 프라하》가 있다.
지은이 : 최상권
평생 일과 가족만 알고 살아온 평범한 가장. 40년 이상 의료기기업에 종사해 왔다. 여행보단 집에서 텔레비전 보는 게 더 즐겁고, 출장이나 패키지여행 외에는 해외를 나가본 적이 없다. 환갑에 처음으로 배낭여행으로 유럽을 다녀왔다, 그것도 딸과 단둘이. 엄마 잔소리에 못 이겨 집안일도 잘 도와주는 (엄마의 성에 차진 않지만) 남편이자, 자식들에게 다정한 아빠가 되려고 애쓰는 사람이다.에 목마르다. 문화콘텐츠 전공자로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갈망이 있다. 연구, 저술, 강의, 자문, 문화기획, 여행 등 다양하게 활동한다. 저서로는 《칸타빌레 메모리》, 《지역 문화 콘텐츠와 스토리텔링(공저)》, 《소곤소곤 프라하》가 있다.
목 차
004 • 추천사
008 • 프롤로그 여행에서 마주한 아빠는 내가 생각한 사람이 아니었다
Part1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시작된 아빠와의 여행
아빠와 떠나는 여행의 조건
019 • 애도와 치유의 시간이 필요해!
024 • 아빠와 딸을 소개합니다
025 • 가장 필요한 건 마음의 준비일까?
028 • 아빠, 갈 수 있을 때 길게!
030 • 체코, 슬로베니아, 이탈리아
035 • 그 어느 때보다 잠잘 곳이 중요한 여행
039 • 아빠 모시고 무사히 다녀오겠습니다!
042 • 걱정으로 충만한 우리 여행의 시작
<아빠 생각> 딸과 단둘이 여행이라니, 잘한 선택일까?
Part2 아빠에게 보여주고 싶던 내 세상, 체코
잔소리꾼 딸과 사오정 아빠
051 • 프라하를 소개할 최아름 가이드입니다
055 • 엄마의 제1미션 ‘아침 먹기’
059 • 시내를 빠르게 보려면 ‘왕의 길’을 따라
065 • 프라하 성에 심봉사와 심청이가 나타났다
070 • 아빠와 딸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아빠 생각> 딸과 내 역할이 서로 바뀌어버렸다
078 • 아빠는 사오정
<아빠 생각> 딸에게서 마눌님이 보였다
082 • 연인처럼 다정해보였다면 성공한 거지 뭐
30년이라는 시간의 다리에 지치다
089 • 더위를 피해서 찾은 맥주의 도시 플젠
095 • 난 너희의 호구가 아니야
099 • 헬렌, 이르카와의 깊고 아름다운 인연
106 • 맥주는 흐르는 빵이자, 약이다
<아빠 생각>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딸
112 • 체코의 과거, 현재, 미래를 품은 비셰흐라트
118 • 고장나버린 아빠의 배꼽시계
123 • 같은 곳을 걸으면서도 다른 곳만 바라봤다
133 • 아빠의 애끓는 사모곡
Part3 아빠와 함께 알아가는 낯선 세상, 슬로베니아
아빠도 젊을 때가 있었는데
141 • 계획대로 다 된다면 그게 인생이겠어?
148 • 갈수록 눈물이 많아지는 아빠 그리고 나
아빠 생각 딸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긴 싫었는데
155 • ‘인생 참 허무하네’를 외치게 한 슈코치안
161 • 포스토이나 동굴이 알려준 어둠의 경이로움
<아빠 생각> 살아생전 우리는 후회 없이 살아야 해
169 • 유럽 거리를 오가는 한국자동차들
<아빠 생각> 딸과 친해질 방법이 뭐 없을까?
176 • 블레드 호수처럼 아빠 마음이 들여다보인다면
이건 내가 바라던 여행이 아니야
183 • 허를 찌르는 우리네 인생
190 • 아빠랑 어떻게 여행을 같이 해요?
195 • ‘이럴 순 없어!’ 우비 소녀의 절규
201 • 유럽여행에서 첫 라면을 대령하다
203 • 서운한 마음으로 피란을 홀로 걸었다
<아빠 생각> 딸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214 • 화해는 생선을 타고
Part4 아빠와 나란히 걷는 세상, 이탈리아
조금씩, 천천히 가까워진다
225 • 베네치아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까?
229 • 트리에스테 발 기차에서 듣는 옛날이야기
<아빠 생각>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에서
235 • 조금씩, 천천히 우리는 가까워지고 있다
241 • 아빠랑 인생 사진 찍기 참 힘드네
<아빠 생각> 사진 속 내가 너무 낯설어서
250 • 지도 없이 거니는 여행의 묘미
소년, 남자, 아버지를 만나다
259 •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263 • 깨져버린 숙소의 장식품
271 • 걷고, 기다리고, 걷고, 기다리고
276 • 타국에서 맛본 비빔밥의 향연
281 • 수고했어, 오늘도
<아빠 생각> 한국인이라는 게 자랑스럽군
287 • 쉿! 이건 아빠와 딸만의 비밀이야
293 • 쇼핑, 그것이 무엇인가요
298 • 소년, 남자, 아버지를 만난 여행의 끝
<아빠 생각> 어른이 된 딸을 이제야 좀 알 것 같은데
307 • 에필로그_우리는 틈날 때마다 가족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311 • 아빠 후기_내 생에 언제 딸과 단둘이 여행을 또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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