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양들이 한밤중에 소풍을 떠난 까닭은?
온 들판을 비춘 환한 빛에 놀란 양들이 잠에서 깼습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더니 별 하나가 아침 햇살 같은 빛을 사방에 비추고 있었지요.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요? 양들은 늘 그렇듯 밤낮으로 자신들을 지켜 주던 양치기들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양치기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입니다! 수소문 끝에 양치기들이 한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러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양들. 양들도 그 뒤를 따라 아기가 태어난 곳에 가 보기로 하는데…….
깜깜한 밤에 다 같이 길을 떠난 양들은 어떤 일을 겪게 될까요?
양들의 모험을 통해 ‘함께’의 의미를 유쾌하게 풀어 낸 동화를 소개합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양들은 개성이 분명합니다. 뒤섞여도 금방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각자 특별한 점을 하나씩 갖고 있습니다. 늘 콧물을 흘리고 코맹맹이 소리를 내는 양, 한쪽 눈에 안대를 한 양, 치아 교정기를 달고 다니는 양, 한쪽으로 가르마를 탄 양, 모자를 쓰고 쉰 소리를 내는 양, 다리에 깁스를 한 양 등등……. 모습도 성격도 제각각에 어딘가 부족한 구석도 있고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 꼭 우리와 닮은 것도 같습니다. 이렇게 개성이 뚜렷한 양들이 함께 떠났으니 우여곡절도 많습니다. 얼음같이 찬 물속을 헤엄쳐 건너다가 양 한 마리를 잃어버릴 뻔하고, 혼자만 똑똑하다 생각하고 무리를 이탈했다가 늑대의 위협을 받습니다. 아기가 있다는 곳을 향해 열심히 걷지만, 반대쪽으로 가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접하게 됩니다. 그래도 양들은 서로를 탓하며 나무라기보다는 함께하자며 손을 내밀고 다독입니다. 늘 함께하라는 양치기들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실천하려고 애쓰는 귀여운 양들의 모습에 웃음이 납니다.
양들이 찾아가는 곳은 사람들이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 온 아기가 탄생했다는 외양간입니다. 구체적인 성경 구절이나 인물의 이름이 나오지 않지만, 크리스마스 기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음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작가는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한 사실을 바탕으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양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크리스마스가 생긴 이유와 같습니다. 잘난 이와 부족한 이를 가르지 않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며, 이웃과 함께하는 세상을 위해 생긴 날. 그게 바로 크리스마스가 아닐까요? 이 책을 읽으며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새기고 함께하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이나 크리스마스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이 책은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즐길 수 있는 책입니다. 양 한 마리 한 마리가 모두 사랑스러운 데다, 양들이 고비를 넘기며 목적지를 향해 가는 여정에서 만나는 여러 동물들도 모두 매력이 넘치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행동 하나, 대사 하나가 유머러스해서 어느새 책장이 쑥쑥 넘어갑니다. 캐릭터가 다양하고 대사가 많아서 소리 내어 읽거나 역할극을 하기에도 알맞습니다. 아이 혼자, 아이와 어른이 함께, 친구들이 함께, 학생들과 선생님이 함께 읽어도 좋습니다. ‘나는 어떤 양과 비슷할까?’ ‘그 동물의 말은 어떤 뜻이었을까?’ ‘아기의 탄생이 기쁜 소식인 이유가 뭘까?’ 재미있게 읽은 뒤에는 이렇게 제법 진지한 질문을 던져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반전 아닌 반전이 독자들을 기다립니다. 양들은 모두 몇 마리였을까요? 책을 읽으면서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울리히 후프
1963년 독일 남서부의 작은 마을 튀빙엔에서 태어났습니다. 독일 함부르크 음악전문학교에서 연극을 공부한 뒤, 연극배우·연극 연출가·희곡 작가로 활동하면서 그간 아동극을 여러 편 발표했습니다. 2006년 《8시에 만나!》로 독일 아동극 대본상과 독일 청소년 아동문학상을 수상하고, 2009년에는 《나탄의 아이들》로 뮐하이머 아동극상을 수상했습니다. 현재 베를린에 살면서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린이 : 외르크 뮐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나 오펜바흐와 파리에서 삽화 공부를 했습니다. 2000년부터 프랑크푸르트의 예술가협회 ‘라보어’의 회원이며, 프리랜서 삽화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마인츠 미술대학의 디자인학부에서 학생들에게 삽화를 가르치는 교수로 재직했으며,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책을 쓰고 그리고 있습니다. 취미는 독서, 음악 듣기, 승마와 플롯 연주입니다.
옮긴이 : 유영미
연세대학교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다리를 잃은 걸 기념합니다』, 『여자와 책』, 『영혼을 치유하는 의사』, 『부분과 전체』, 『가문비나무의 노래』, 『불확실한 날들의 철학』, 『불행 피하기 기술』, 『예민함이라는 무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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