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여전히 서툴고 어려운 감정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
슬픔이나 외로움 같은 감정은 누구에게나 익숙하면서도 여전히 어려운 감정입니다. 때론 이유도 알 수 없이 찾아들고, 좀처럼 쉽게 털어지지 않으면서, 그런 감정 때문에 삶이 힘들어지기도 하니까요. 게다가 슬픔에 빠진 누군가를 위로하는 것도 우리는 모두 서툴기만 합니다. 코끼리를 웃게 하려던 초원의 친구들처럼 말입니다.
이 책의 첫 장면에는 우울을 상징하는 푸른색으로 가득한 공간에, 그보다 더 짙은 푸른빛을 띤 코끼리가 무기력하게 누워 있습니다. 그런 코끼리를 보고 누구는 화난 것 같다고 말하고 누구는 그냥 그늘이 좋아 저러고 있는 거라고 무관심하게 지나치지만, 슬퍼 보이는 코끼리를 친구들은 모른 척할 수 없었습니다. 이들은 어떻게든 슬픔을 없애주려고 노력했지요. 자기들이 아는 웃을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코끼리에게는 하나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코끼리는 여전히 구석에서 한숨만 내쉬었지요. 어떻게 해야 코끼리가 슬픔을 털어낼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코끼리는 위로받을 수 있을까요?
<코끼리에게 필요한 것은?>은 슬픔 혹은 외로움이란 감정에 대해, 그러한 감정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슬픔은 지나가기 마련이니까."
어두운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용기를 전하다
친구들이 떠나고 여전히 혼자 그늘에 있던 코끼리에게 생쥐 하나가 다가옵니다. 마침 생쥐는 몹시 지치고 슬픈 상황에 놓였지요. 하루 종일 잃어버린 열쇠를 찾아 헤매다 길까지 잃어버렸거든요. 옆에 앉아 푸념을 늘어놓는 생쥐를 보던 코끼리는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고, 그제야 그늘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나옵니다. 그러고는 생쥐에게 다가가 같이 길을 찾아보자고 말하지요. 어느새 하루가 저물어 달이 빛나고, 세상 전부가 어둠 속에 잠긴 밤에 코끼리는 달빛에 의지해 길을 나섭니다.
코끼리에게는 그저 시간이 필요했을 수도 있고, 자기와 같은 처지에 놓여 별다른 말이 없어도 공감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했을 수도 있습니다. 앞서 코끼리를 즐겁게 해주려 노력했던 친구들의 마음이 그제야 전해진 것일 수도 있고요. 슬픔이나 우울을 달래는, 누구에게나 통하는 방법 같은 건 없을지도 모릅니다.
작가는 우리가 흔히 갖게 되지만 여전히 쉽지 않고 때론 삶을 모두 흔들기도 하는 이러한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도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슬픔이나 우울의 원인을 몰라도, 서둘러 떨치려 애쓰지 않아도, 결국 그런 감정들에서 벗어나 길을 나서게 된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우리 아이들은 그림책 속 코끼리 같은 마음이 되기도 하고, 코끼리 친구를 달래기 위해 악어나 원숭이 역할을 하기도 했을 겁니다. 갑자기 찾아든 감정에 놀라기도 하고, 생각과 달리 바뀌지 않는 친구의 감정에 속상해하기도 했겠지요.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은 슬픔이란 감정을 이해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감정을 보다 자연스럽게 대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나딘 로베르
책 만드는 일이면 무엇이든 좋아합니다. 문학과 교육을 공부한 뒤, 비디오 게임 디자이너와 작가로 일했습니다. 현재 어린이책 편집자이자 출판인으로 활동 중입니다. 특히 1950~60년대 미국 그림책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쓴 책으로는 <용감한 꼬마 고릴라>가 있습니다.
그린이 : 발레리오 비달리
이탈리아의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2009년에 포르투갈 실크스크린센터에서 다른 예술가들과 합동 작업을 했고, 2010년에 이탈리아 밀라노의 도서관연합이 주최하는 전시회와 워크숍에 참가했습니다. 제5회 국제 아동도서 일러스트 비엔날레에서 <우산의 하루>로 일러스트상을 받았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100 인생 그림책>, <제미 버튼>, <티모시와 99마리 양> 등이 있습니다.
옮긴이 : 지안리
파리 제8대학교에서 조형 미술을 공부하고, 2004년 정헌메세나 유럽 청년 작가상을 받았습니다.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시작으로 몇몇 필명을 사용해 <행복한 걸인 사무엘>, <너의 꿈 끝까지 가라>, <남은 생의 첫날>, <내가 언제나 바보 늙은이였던 건 아니야>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Big&bang>, <매일 아침 1분>, <세상은 나를 울게 하고 나는 세상을 웃게 한다> 등 한국과 프랑스에서 다수의 도서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현재 서울을 기반으로 화가, 번역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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