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16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25년 동안 이어졌던 기자 생활도 마감했다. 꾸준히 걸어온 길을 멈췄을 때, 저자는 산티아고 순계길이라는 아주 낮선 길을 선택했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과 앞으로 다가올 삶을 셈하면, 순례길을 걷는 40일은 잠깐 머물다 가는 순간이다.
<까미노에서 만난 흰수염고래>는 2019년 5월 회사를 그만둔 저자가 40일 동안 걸었던 산티아고 순례길을 담았다. 저자는 기사나 프로그램이 아닌, 경험과 생각을 담은 자서전적 수필로 사회와 다시 만났다. 책을 통해 담백하고 담담하게 경험과 감정을 전달한다.
걷고 또 걷다보면 생각이 많아진다. 저자는 수첩에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만 짤막하게 적었다. 집으로 돌아와 두 달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수첩에 글을 다시 정리했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오직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며, 어떠한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초반에는 경이로운 풍경과 낯선 생활, 고단한 몸에 초점이 맞춰진다. 끝없이 이어진 지평선과 참기 힘든 통증도 시간이 지나면 늘 나와 함께한 존재처럼 여겨진다. 낯선 이들과 만나도 항상 같이 걸었던 것처럼 묵묵히 동행하다가 다시 자기 갈 길을 찾아가며 이별한다. 오랫동안 몸담았던 직장과 내 직업에 대한 깊은 성찰, 보고 싶은 가족과, 내 삶에 마주쳤던 소중한 인연들.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여러 사회적 관계를 곱씹어 본다. 그러면 다시 순례길이 눈에 보인다. 익숙해진 풍경과 불편한 몸과 쾌적하지 않은 환경에 적응하며,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까미노에서 만난 ‘흰수염고래’는, 저자가 40일간 걸었던 순례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바다가 없는 지역이기에 흰수염고래는 순례길과 동떨어진 단어다. 그러나 저자는 거대한 흰수염고래를 마주했다. 거대한 몸을 이끌고 혼자서 유유히 헤엄치던 흰수염고래를 만났다. 그 커다랗고 아름다운 눈을 보면서 공포와 외로움과 함께 강한 에너지를 느꼈다. 한 사람 인생에 까미노란 그런 존재다. 일상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환경에 처하는 외로움과 끝없이 걸어야 하는 두려움, 그 모든 걸 이겨내는 에너지를 느낀다.
<까미노에서 만난 흰수염고래>는 커다란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내 삶이 40일간 여정으로 크게 변할 거라 말하지도 않는다. 까미노가 가지는 의미를 찾으려 하지도 않는다. 까미노 그 자체가 좋은 경험이다.
추천글
“여행 좋았어?”
“음, 글쎄…”
마냥 부러워할 동료?지인들에 대한 배려였는지, 아니면 나중에 글로 차분히 정리할 요량이었는지 40일의 여정을 소화하고 돌아온 친구는 의외로 덤덤했다. 아니 그렇게 보였다. 많은 것을 느꼈을 텐데 애써 여행의 의미를 설명하려 들지 않았다. 과장을 섞자면, ‘진짜 발바닥 통증’이 뭔지 이번에 비로소 알게 됐다는 말만 해댔다.
그 덤덤함이 한층 깊어진 내공의 외피(外皮)인 줄 몰랐다. 확실히 친구는 더 단단해져 돌아왔다. 절친이 맞기나 한 것인지, 글을 읽기 전에는 그걸 미처 몰랐다.
-김성진, '더 단단해진 친구에게…' 中
작가 소개
1967년 탑동 바다가 보이는 제주시 무근성에서 태어났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에 돌아와 1994년부터 9년 동안 신문기자로, 2003년부터 16년 동안 방송기자로 살았다.
사회·경제·정치 분야 기사를 주로 썼으며, 시사 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019년 5월 회사를 그만두고 산티아고 순례길에 올랐다.
40일 동안 까미노에서 경험한 내용과 느낌을 <까미노에서 만난 흰수염고래>라는 자서전적 수필로 정리했다.
책 읽기를 좋아하며 글쓰기로 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목 차
프롤로그
더 단단해진 친구에게
퇴사. 그리고 까미노
출발
이동. 이동. 그리고 음악
전날, 첫날
주연 조연
후배, 후생가외
이정표
홈세
친구
친구2
까미노에서 만난 사람들
가족 동행
죽음
종교. 그리고
동서
적응
하늘.날씨
흰수염고래
가치관
과정 그리고 결과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땅끝 마을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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