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나는 의심한다 -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보 로토의 다르게 보기의 과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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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보 로토
출판사항해나무, 발행일:2019/12/16
형태사항p.447 국판:23
매장위치자연과학부(B2)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64050468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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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다르게 보는 순간,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우리의 생각, 지각,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키는 지적 안내서

“우리는 실재를 보지 못하며, 우리는 과거에 유용했던 것을 보도록 진화했다. 이것은 모든 것은 착시이거나 아무것도 착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아무것도 착시가 아니라는 것이 현실이다. 다르게 보려면 먼저 보는 것 자체를 다르게 보아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시각적인 것을 넘어서서 실제적인 삶의 의미에서 중요하다. 어쨌든 세계는 계속 변한다. 맥락은 항상 변하므로, 우리의 지각 역시 변해야 한다. 뇌의 원리들을 더 잘 이해할수록 과거의 경험이 얼마나 미묘하게 우리를 편향시키고 우리를 만드는지 잘 알 수 있다.” _ 본문 중에서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의 모습은 실제 모습 그대로일까? 『그러므로 나는 의심한다』(원제: Deviate: The Science of Seeing differently)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신경과학자 보 로토(Beau Lotto)가 최신 지각신경과학을 바탕으로 우리 모두에게 적극적으로 ‘다르게 보기’를 제안하는 대중 과학도서이다.
그는 왜 ‘다르게 보기’를 제안하는 걸까? 왜 우리의 인식과 통념을 의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왜 현재의 지각 방식에서 ‘일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그는 우리가 세계를 어떻게 지각하는지 이해하면, 이를 통해 창조적인 능력을 얻을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도대체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실재를 못한다. 그것은 “우리 뇌가 그렇게 진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우리 뇌의 지각 모형은 생존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우리는 실재를 정확하게 본다고 느끼지만, 그것은 우리만의 인상일 뿐, 우리는 결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수많은 착시 사례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가령, 파란색-검정색 드레스인지, 흰색-금색 드레스인지 의견이 분분했던 ‘드레스 색깔 논란’만 봐도 그렇다. 이 논란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색을 똑같이 본다는 생각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착시의 또 다른 예로, 어두운 원 안의 회색 원이 밝은 원 안의 회색 원보다 더 밝아 보이는 현상을 들 수 있다. 아무리 회색 원의 색이 같다는 것을 안다고 해도, 사람들 눈에는 동일하지 않는 회색 원으로 보인다.
이렇듯 가장 기초적인 부분으로 여겨지는 ‘색’조차도 의심스러운 것이라고 한다면, 도대체 우리는 무엇에 기초해서 판단하고 소통하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일까? 더욱이 저자는, 시각 말고도 청각, 촉각, 미각, 후각 등 모든 감각에서도 착각이 일어난다고 덧붙인다. 어쩌면 이 시점에서 혹자는 이런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우리가 실재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고 해서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왜 굳이, 기어코, 다르게 보아야 하는가?’

“보는 방식을 바꾸면 모든 것이 바뀐다”
우리 뇌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우리 뇌는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스트레스를 크게 느끼며, 가능한 한 모든 방법으로 이 불확실성을 피하려고 한다. 이는 ‘불확실성’이 생존에 방해가 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우리는 불확실성보다는 차라리 고통을 겪는 쪽을 선호”한다. 그래서 우리 뇌는 미래에 살아남을 확률을 높이는 ‘유용한 해석’을 보관한다. 뇌는 유용한 지각이 어떤 것이었고, 유용하지 않은 지각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데이터를 저장한 다음, 이 유용한 해석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이는 단지 과거에 보기에 유용했던 것만을 본다는 것을 시사한다. 즉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과거에 우리가 본 것의 역사를 나타낸다.” 우리가 과거 지각들의 데이터베이스에 의존해서 지각한다는 사실은, 자동적인 반사 반응처럼 우리의 지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과거의 경험이 우리를 미묘하게 편향시킨다는 것.
빈번하게 ‘확증 편향’이 일어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확증 편향은, 자신이 이미 진리로 여기는 것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그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을 말한다. 뇌의 입장에서는 그것을 더 안전하게 느낀다. 기존의 가정들에 의문을 제기하고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은,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얼마나 특정한 방식의 ‘지각적 편향’을 지니고 있는지는 간단한 실험을 해봐도 금세 알 수 있다. 먼저 문자열 ‘A B O D T X L S E M R U N P I’를 보고 이 문자들을 조합해 세 글자로 이루어진 단어 5개를 최대한 빨리 만들어보자. 그런 다음 뒤이어 ‘L M E B I R T O X D S U A N P’를 보고 이 문자들을 이용해 세 글자로 이루어진 단어 5개를 최대한 빨리 만들어보자. 어떻게 될까?
대부분의 경우, 실험참여자는 두 번째 문자열에서 단어를 만들 때, 첫 번째와는 다른 단어를 적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두 문자열은 실제로는 완전히 똑같은 문자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순서만 다르게 배열되어 있다. 그런데 왜 실험참여자들은 다른 단어를 적어내는 것일까? 이는 뇌가 인접한 문자들이 서로 결합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뇌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경향이다.
그러면 이렇게 우리의 감각이 과거의 지각에 의존한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방법을 통해 다르게 볼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하기는 할까? 저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의 과거를 바꾸면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이것은 무슨 말일까? 저자에 의하면, 이것은 전적으로 가능한 일이고, 우리가 항상 하는 일이다. 바로, 과거의 경험에 ‘의미를 재부여’하는 일이 그것이다. 예를 들어 모든 이야기와 모든 책과 같이, 말하고 읽고 실행하는 모든 내러티브는 바로 과거를 바꾸는 일 중 하나다.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새로운 과거를 만드는 방식을 통해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뇌의 지각을 바꿀 수 있다.
저자가 제안하는 또 다른 방법은 ‘보는 것을 보는 것’, ‘지각하는 것을 지각하는 것’이다. 지각의 과정을 공략한다는 것! 우리의 지각이 우리가 지금껏 쌓아온 가정(assumption)에 기초한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무의식적으로 쌓아온 가정들을, 의식적으로 발견하고 지각하는 게 중요하다. 저자는 “의심하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한 행동이다. 용기를 가지고 의심하면, 뇌는 이 과정이 여는 새 지각들을 통해 우리에게 보상을 한다… 우리 뇌는 이 방법을 통해 자신을 구속하는 가정들을 떨쳐낼 수 있고, 과거가 우리 뇌에게 보도록 훈련시킨 유용성에서 벗어나 세계를 바라볼 수 있다”라고 언급한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질문은 ‘왜?’와 ‘만약?’이다. 물론, 당연한 것들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이미 진리로 여기던 생각들을 의심하는 것은, 뇌가 그토록 피해왔던 ‘불확실성’을 적극 껴안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진리로 여겼던 가정들이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을 때에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된다.
그럼에도 자동인형이 되지 않으려면, 불확실성이라는 어둠에 발을 내딛어야 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또 다른 ‘다르게 보는 법’은 ‘멈춤’이다. 저자는 “그냥 멈추라… 자각함으로써 반사적 반응을 멈추라”라고 조언한다. 일단 멈추면 현재의 가정이 우리의 지각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가 줄어든다. 자신이 편향을 자각하고, 현재 방향으로 나아가는 움직임을 멈추기만 해도, 우리의 지각에 변화를 꾀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써내려간다. “우리는 멈춤을 통해 자신의 지각을 고쳐 쓰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그러려면 우리 뇌가 진화를 통해 애써 피하려고 한 장소로 가는 게 필요하다. 그곳은 바로 불확실성이다.”

“거짓말하는 눈을 믿지 마라. 의심을 찬미하라.”
창조적 능력을 높이는, 뇌와 지각을 위한 확실한 조언
 뇌는 매순간 조금씩 바뀐다. 중간을 거치지 않고 오른쪽 끝에서 왼쪽 끝으로, 도약하듯 순간이동을 할 수가 없다. 우리가 갖고 있는 가정들도 매번 조금씩 바뀐다. 그러면 뇌의 변화를 결정짓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현 시점의 가정들이다. 현 시점의 가정들이 다음번의 가능한 지각을 결정짓는다. 그래서 본인이 세계를 지금 어떻게 지각하는지, 어떤 관념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취할 수 있는 행동과 취할 수 없는 행동이 존재하게 된다. 그리고 어떤 행동이 가능한지는 어떤 가정들을 축적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창의성이라는 것이 ‘서로 거리가 먼 두 개념을 연결시키는 능력’이라고 한다면, 그러면 ‘도약’ 없이 어떻게 창의성이라는 게 가능해지는 것일까? 이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면 된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단지 현 상태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다음 상태로 살짝 이동했을 뿐이라고.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도약’처럼 보일 테지만 말이다. ‘창의성’이라고 하는 것은 순전히 제3자의 관점일 뿐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가능한 일을 했을 뿐이다. 창의성은 그들이 무의식적으로 설정해온 가정들을 자각하고, 그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과정을 통해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이 책은 지각신경과학을 토대로,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착각하는 우리의 지각을 ‘자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듭 강조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각의 혁신을 바란다면, 과거의 경험에 의미를 재부여함으로써 과거의 의미들을 바꾸고, 이를 통해 미래의 ‘반사 반응’을 변화시키라고 제안한다. 그러면 우리는 세계에 대한 우리의 지각뿐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이다.
이 책을 펼쳐보면, 무척 흥미롭게도, 중간에 작은 그림들이 글자를 타고 넘어가고, 글자가 반대로 씌어 있는가 하면, 심지어 페이지가 뒤집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모든 실험적 요소는, 관성적인 책 읽기를 멈추도록 인도한다. 뒤집어보고 다르게 보고 삐딱하게 보도록 한다. 궤도를 이탈하게 만드는 책 읽기를 의도적으로 유도하는데, 이는 끊임없이 ‘다르게 보기’를 시도하라는 이 책의 주제와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보 로토
영국 런던 대학교 신경과학 교수. 두 차례 TED 강연자로 나선 세계적인 신경과학자이다. 미국 뉴욕 대학교 객원 연구원을 겸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와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 의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지각의 생물학적·계산적·심리학적 메커니즘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하는 중이다. 인간과 뒤영벌의 지각에 관한 연구를 25년 이상 진행하면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세계 최초의 신경-디자인 스튜디오인 부적응자 연구소(Lab of Misfits)를 설립했다. 이 실험 스튜디오는 인간-학문-제도 사이의 경계를 잇는 독특한 관여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신경을 쏟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그러므로 나는 의심한다(Deviate: The Science of Seeing Differently)』, 『왜 우리는 우리가 하는 것을 보는가(Why We See What We Do)』(공저) 등이 있다.


옮긴이 : 이충호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화학과를 졸업했다. 지금은 교양 과학도서의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신은 왜 우리 곁을 떠나지 않았는가』로 제20회 한국과학기술도서(대한출판문화협회) 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는 『사라진 스푼』,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 『뇌과학자들』, 『잠의 사생활』, 『화학이 화끈화끈』, 『와인 전쟁』, 『수학 괴물을 죽이는 법』, 『진화심리학』, 『루시퍼 이펙트』, 『도도의 노래』, 『수상한 내 인생』 등이 있다.

목 차

머리말_부적응자 연구소

1장 색과 착시
2장 정보는 무의미하다
3장 감각 이해하기
4장 착각에 대한 착각
5장 왕자가 되길 꿈꿨던 개구리
6장 가정의 생리학
7장 미래 과거 바꾸기
8장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다
9장 의심을 찬미하라
10장 혁신의 생태계
 새로운 시작 왜 일탈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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