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대화

고객평점
저자안소현 외
출판사항현실문화A, 발행일:2019/12/02
형태사항p.127 46판:20
매장위치취미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564246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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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큐레이터와 사진작가가
 사진에 관해 나눈 진솔한 대화의 기록

 이론과 실제 사이의 간극에서 주저하며 묻지 못하고 남겨둔
 사진에 관한 질문들을 여과 없이 풀어내다.

간혹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사진들을 대면하게 되면 여러 궁금증과 질문이, 심지어 의심마저 드는 경우가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사진을 보면 더 그럴 수 있다. 이 사진들이 과연 이미지가 일상적으로 폭증하는 이 사회에서, 더구나 우리 모두를 좌절하게 만든 비극 앞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서부터, 이런 사진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이며 그것이 과연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지 등 수많은 궁금증이 떠오를 수 있다. 그렇다고 이것을 사진작가에 직접 묻기는 여러 모로 쉽지 않다. 너무 당연한 것을 바보같이 묻는 것은 아닌지, 혹은 사진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질문은 아닌지, 또 작가에게 물어서는 안 되는 것은 아닌지 등 여러 이유로 우리는 사진 앞에서 질문을 쉽게 거두어버리고 만다.

어쩌면 사진은 존재론적으로 이러한 질문을 허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지도 모른다.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담아낸다는, 그래서 사진의 메시지는 설명이 필요 없고, 눈에 보이는 그대로라는 사진에 관한 오래된 신화 말이다. 『사진에 관한 대화』는 사진 앞에서 말문을 닫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소재주의’, ‘스펙터클’, ‘가짜 화해’, ‘패배감’ 등 사진을 둘러싼 모든 가능한 질문을 걸러냄 없이 쏟아낸다. 주로 사회적 주제를 담는 사진 작업을 해온 홍진훤 작가의 전시를 준비하는 큐레이터 안소현은 굳이 이렇게까지 질문하지 않아도 전시 만드는 데는 지장이 없을 법도 한데, “개인적 일화부터 철학적 개념까지, 서로의 말투에 대한 농담부터 자신들의 예술 실천이 도달했으면 하는 커다란 이념까지”(8쪽) 서슴없이 질문한다. 사진작가 홍진훤은 어쩌면 곤란할 수도 있는 “그런 질문들을 에둘러 피해 가는 척하면서도, 자신이 사진에 대해 생각해온 것을 무르지 않고 풀어놓았다.”(8쪽) 그래서 『사진에 관한 대화』를 읽다 보면 모종의 해방감을 가질지도 모른다. 아무도 묻지 않았던 질문들이 막힘없이 풀려나는 것에서, 그리고 그러한 질문을 피하지 않고 사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피력하는 데서 우리가 사진에 관한 저 오래된 신화의 족쇄로부터 해방되고 있다는 느낌 말이다.

사진은 한때 예술계의 담론을 주도했을 만큼 이론적으로 풍성한 자원을 갖고 있다. 멀리는 보들레르에서, 20세기 들어서서는 발터 벤야민에서 롤랑 바르트, 최근에는 빌렘 플루서나 프리드리히 키틀러에 이르기까지 현대를 경유한 사상가 중에서 당대 예술과 미디어 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진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사진이 있었기에 가히 이미지의 시대라 불릴 만한 오늘날의 사태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진이 제기하는 문제가 동시대 예술에 가장 첨예한 이론적 양분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이러한 이론적 자원과 실제 작품 사이의 간극에서 말문이 막히고 길을 잃기 십상이다.

『사진에 관한 대화』는 모두가 이미지의 생산자이자 소비자인 이미지 시대에 사진이 처한 존재론적 위기, 패배감을 솔직하게 토로하면서도 “이미지의 힘, 그 힘을 증폭시킬 수 있는 방법, 예술이 비극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긴 고민들”(9~10쪽)을 한편으로는 숙제처럼, 다른 한편으로는 열린 질문으로 남겨둔다. 어쩌면 사진이 여전히 예술일 수 있는 것은 이 질문을 이어가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사진에 관한 열린 질문과 응답을 통해 사진의 가능성, 예술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우리에게 확인해준다.

 

작가 소개

안소현
전시를 만들고 글을 쓴다. ≪X 사운드: 존 케이지와 백남준 이후≫(공동기획, 2012), ≪끈질긴 후렴≫(2013), ≪굿모닝 미스터 오웰 2014≫(공동기획, 2014), ≪퇴폐미술전≫(2016), ≪정글의 소금≫(2017~2018), ≪바다는 가라앉지 않는다≫(2019) 등의 전시를 기획했고, 현재 아트 스페이스 풀의 디렉터이며 잡지 『포럼A』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비평의 가능성을 넓히되 여파 없는 글을 피하려 한다. 정치적인 것이 되는 형태에 관심을 갖고 있다.

 

홍진훤
인간이 의도치 않게 만들어버린 빗나간 풍경들을 응시하고 카메라로 수집하는 일을 주로 한다. ≪임시 풍경≫(2013), ≪붉은, 초록≫(2014), ≪마지막 밤(들)≫(2015), ≪쓰기금지모드≫(2016), ≪랜덤 포레스트≫(2018) 등의 개인전을 열었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지금여기’, ‘docs’ 등의 공간을 동료들과 함께 운영하며 이런저런 전시와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때로는 프로그래밍을 하며 플랫폼을 개발하고 가끔은 글을 쓰고 또 가끔은 요리를 한다.

 

목 차

책머리에
 안소현의 첫 번째 글
 홍진훤의 첫 번째 글
‘지점’에의 도달
 사진의 힘
 소재주의
 일종의 비약
 내버려 두기 vs 극복하기
 스펙터클
 시선의 붙잡음
 반작용으로서의 부정

안소현의 두 번째 글
 사진의 안과 밖
 인덱스
 스펙터클
 사진의 시간
 시리즈와 전시

홍진훤의 두 번째 글
 깨진 링크, 깨질 링크
‘가짜 불화’와 ‘가짜 화해’
시간의 모양
 반복되는 패배감
 사진 선택
 사진은 원래

안소현의 세 번째 글
 홍진훤의 세 번째 글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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