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씻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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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황영주
출판사항푸른향기, 발행일:2019/12/18
형태사항p.124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7821005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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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직접 듣고 보고 겪은, 삶에서 우러나온 시편들,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서사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겪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숨이 붙어 있는 한 사람의 행위는 동사로 표현된다. 황영주는 시집 『말을 씻는 시간』에서 사람을 그리고, 풍경을 만지고, 삶을 묻고 입는다. 한마디로 그의 시들은 철저히 동사의 형태를 띤다. 머릿속에서 나온 게 아니라, 직접 듣고 보고 겪은 삶에서 나온 시들이기에 동사일 수밖에 없다. 삶이 있고, 서사가 꿰어지는 게 황영주 시의 특장점이다. 동사로 쓴 그의 시들은 한없이 담백하다. 시인은 경험에서 꺼내와 군더더기 없이 솔직한 서사로 말을 건다. 이상한 것은, 별 수식어 없는 그의 시를 읽는 동안 독자의 가슴으로 물큰한 감정이 훅 건너온다는 점이다. 국수를 파니까 그냥 국수집인 것처럼 속일 것도, 감출 것도 없는 얼굴이 온 마음이라고 노래하는 황영주의 시들은 단숨에 독자를 사로잡는다. 황영주의 시가 지친 영혼을 위로하는 이유는 그의 따뜻한 관심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의 시 속에서는 우리 모두 별이 된다.(「별바라기」)

동사로 쓴 시를 형용사로 읽다 ; 말갛고, 부끄럽고, 따뜻하고, 단단하고, 찬란한
 그저 마음만 뚝 떼어줄 뿐 욕심을 부릴 줄 모르는 시인은 이별에서조차도 말갛게 갠 얼굴을 마주보기를 원한다.(「이별과 마주보기」) 부끄러운 어느 하루도 소환해 온다. 고만고만한 밥상을 가졌으면서, 속에 남을 가득 채우고 다녔으면서 자신보다 못하다고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아는 체 안한 모습을 통렬하게 인식한다. 부끄러워지고 돌아가 안아주고 싶었다는 시인의 목소리가 따뜻하다.(「부끄러운 날」) 또한 시선을 약한 곳으로 돌린다.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시를 쓰는 이유는 오로지 온기를 담고 싶어서다. 거짓으로는 결코 담길 수 없는 온기를 위해 끊임없이 주위를 본다. 냄새 난다고 구박받는 담배 할아버지의 안부가 궁금하고, 기약할 수 없는 내일을 어설픈 노래와 몇 잔 술로 푸는 지하의 가난한 집 아이 김율리아가 꽃씨를 심었을까 궁금하다. 가난한 자기 가방을 턴 소매치기가 안쓰럽고, 낮게 피어 홀씨를 날려 보낸 민들레가 아프다. 끝내는 사물과도 말을 터 이팝꽃 하나에서도 배울 점을 찾아낸다. 독자는 시 속에서 끊임없는 성찰로 스스로 품격을 지키는 방법을 찾아내는 시인의 마음을 읽어낼 것이다.

 

작가 소개

황영주
한양대학교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 졸업
「스토리문학」 수필 등단
동서문학상 동화 수상
동서문학상 운문 수상
김유정기억하기 공모전 운문 수상

 

목 차

시인의 말

하나. 사람을 그리다
 그리움 | 일상의 배려 | 딸기를 먹다 | 홈쇼핑 | 나에게 길을 묻다 | 창호지 젖는 밤 | 주전자 | 세숫대야 | 낡은 가방 같은 | 고모의 하나님 | 카드 도둑 | 금요일 오후잖아요 | 건넌방 | 담배 할아버지 | 오지랖 넓은 여자 | 외사랑 | 내 안에 전사가 산다 | 그대란 자판기를 | 딸의 연애 | 이별과 마주보기 | 명옥이 | 사랑을 잘라내다 | 김율리아 | 전단지 | 국수집

둘. 풍경을 만지다
 낙엽비 | 리그넘바이티 펜을 들고 | 동백꽃 지면 | 목백일홍 | 샤스타데이지 언덕에서 | 이팝꽃 | 젊은 할미꽃 | 바다로 가 | 별바라기 | 불완전 탈바꿈 | 비를 생각 | 사마귀에게 먹히다 | 내딛다 | 꽃씨를 보낸 민들레는 | 진 달

셋. 삶을 묻다
 물수제비뜨면 | 구루마 | 늦은 밤 편의점에서 | 나의 마당엔 소리가 없다 | 덤 | 간판 | 도시의 연등 | 물 빠진 속옷 | 버려지는 이름을 대하는 자세 | 비겁한 하루 | 밥 먹듯 시를 읽는 | 사춘기와 갱년기 | 사당역에서 | 소소원에서 | 쓸쓸한 사랑을 읽다 | 셀프 주유소에서 | 연극을 좋아하세요? | 주차장에서 | 불법 현수막

넷. 삶을 입다
 말을 씻는 시간 | 샌들의 품격 | 외계어 | 은행 창구 앞에서 | 아프지 않고 어떻게 시를 | 부끄러운 날 | 사람의 언어 | 빨래건조대 | 곁길 | 가장자리에 서서 | 구두 뒤축 | 학원 인생 | 할인 매대에 누워 | 택배를 기다리며 | 아마추어, 무대 오르다 | 영업 방침 | 도루묵 조림 | 도로 공사 | 말이에게 배우다 | 괜찮은 날 | 잘 익은 사람

해설| 동사로 쓴 시를 형용사로 읽다·심명옥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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