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지구상에 존재하는 상어 종류는 9목 34과 106속 513종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처음 상어가 보고된 것은 1913년이다. 그 주인공은 도돔발상어, 돔발상어, 전자리상어, 괭이상어, 별상어, 까치상어, 귀상어 7종으로, 이후 100년 넘은 현재까지 47종의 상어가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고기이면서 부레가 없어 물 위에 떠 있으려면 끊임없이 헤엄쳐야 하는 상어, 여느 물고기와는 다르게 난생과 난태생 그리고 태생으로 새끼를 낳는 상어는 신비한 물고기임에 틀림없다. 이 책은 상어의 외부 형태와 주요 기관의 특징을 비롯해 상어의 생물학적 특징을 두루 살펴보고, 해양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인 상어와 먹이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인간과의 관계를 다룬다.
이와 함께 생태 세밀화로 명성이 자자한 조광현 화백의 한국의 상어 47종과 대형 수족관에서 만날 수 있는 외국 수입산 상어 6종 등, 모두 53종의 상어 세밀화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에 곁들여 각 개체의 생태와 분포, 종명 탄생과 변천 과정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부록에 실린 상어 표본 사진과 세계 상어 목록은 상어를 궁금해하는 독자들에게 보는 즐거움과 함께 상어에 관한 지식의 깊이를 더해준다.
◆ 인간을 공격하는 상어? 그 오해와 진실
1975년 미국의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한 <죠스Jaws>는 식인상어에 공격받은 사람들의 비명, 그리고 점점 위기가 다가옴을 암시하듯 긴박하게 울려 퍼지는 첼로 음향으로 많은 이들에게 공포를 안겨준 영화였다. 그 영화 탓이었을까. 상어의 우람한 크기와 강인한 턱, 날카로운 이빨에서 느끼는 그 섬뜩함이란……. 그래서 우리는 아직도 상어는 인간을 공격하는 무시무시한 물고기라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상어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바다에서 위험한 상어를 만나는 일은 매우 드물고, 육상에서 발생하는 다른 사고에 비하면 바다에서 상어 공격을 받을 확률은 무시해도 좋을 정도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해마다 샥스핀 요리를 위한 불법 어업으로 잡히는 상어 수는 세계적으로 1억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1초당 3마리의 상어가 죽어가는 셈이다. 반면, 상어의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은 1년에 10여 명 수준이라 한다. 이 정도라면 세계적인 영화감독이 조성한 상어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도 되지 않을까.
상어가 사람을 공격하는 이유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상어가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먹이와 관련 없다고 하는데, 먹잇감을 발견하면 먼저 먹이를 건드린 다음 먹을 것인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상어에 공격을 받았다면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어디엔가 긁혀 피가 흘렀고, 이때 그 피 냄새에 상어가 자극받은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또 잠수부들이 상어의 세력권(territory)을 침범하여 공격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이때 상어가 먼저 잠수부를 공격하는 일은 매우 드물고, 상어를 자극해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한다. 우리나라 서해안 어민들의 백상아리 피해 역시 수산물을 채취할 때의 소음과 비린내로 근처에 있는 상어가 자극받아 벌인 사고들로 추정된다.
◆ 세상에서 가장 신비한 물고기, 상어에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
최근까지 보고된 상어는 9목 34과 106속 513종이다. 가장 작은 상어는 난쟁이상어로 전체 길이가 20센티미터에 지나지 않지만, 고래상어는 성체의 길이가 20미터에 이른다. 말하자면 지구상 어류 가운데 가장 큰 종이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사는 동물은 무엇일까? 2016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북대서양의 수심 600미터에 서식하는 그린란드상어가 400년 이상 사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최장수 동물인 북극고래보다 두 배 오래 사는 셈이다. 1년에 1센티미터씩 자라며 150살이 되어야 새끼를 낳을 수 있는 그린란드상어는 수온이 낮은 곳에 살아 생리적 반응과 대사가 느려 성장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또 그만큼 노화도 늦어져 수명이 긴 것으로 분석했다.
자, 그렇다면 상어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를까? 단연 바다 위에 작은 산처럼 뾰족하게 솟은 단단한 지느러미일 것이다. 단단해서 좀처럼 접히지 않는 등지느러미는 각도를 조절할 수 없어 헤엄치면서 방향을 바꾸거나 속도를 조절하기가 어렵지만, 크고 탄력 있는 지느러미들로 소용돌이를 일으켜 물 위에 떠서 헤엄쳐 다닐 수 있다. 이처럼 몸이 육중한 상어는 물속에서 생활할 때 단단한 지느러미가 효율적이라 부레가 없다.
그다음으로 위압적인 날카로운 이빨! 그렇다고 모든 상어의 이빨이 날카로운 것은 아니다. 종에 따라 매우 날카로운 것,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입을 벌리고 물을 들이키면서 동물플랑크톤을 걸러 먹는 종은 이빨이 좁쌀만 하다. 특히 상어는 평생 동안 몇 차례 이빨갈이를 한다. 상어 턱 안쪽에서부터 가장자리를 따라 많은 이빨들이 줄지어 있는데, 먹이를 씹을 때 이빨이 빠지면 바로 뒷줄의 이빨이 올라와 그 자리를 채우는 방식이 마치 에스컬레이터와 같다.
그래도 상어 하면 방패비늘이다. 표피를 뚫고 끝부분이 피부 밖으로 나와 있는 방패비늘은 겉이 단단한 에나멜질로 덮여 있어 몸을 보호하는 데 유리할 뿐만 아니라 기생충 침입도 막아준다. 이 상어의 피부를 본떠 만든 수영복은 물의 저항력을 최소화하여 경기력을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갈라파고스상어 피부에 세균이 살지 않는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그 구조를 응용하여 병원 벽지를 개발하는 등 그 적용 범위를 점점 넓히고 있다.
상어는 1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의 음파도 감지할 만큼 청각이 발달했다. 물장구치는 소리와 물속에서 해산물을 채취할 때의 소음은 그야말로 상어를 자극하는 소리이다. 후각도 발달해 번식을 위한 페로몬(pheromone) 등의 화학물질, 상처가 있거나 약해진 동물의 체액 분비물 그리고 혈액에 매우 강하게 반응한다(1백만분의 1 이하의 농도, 즉 작은 수영장에 찻숟가락 하나 정도의 혈액). 이에 병들거나 적응하지 못한 바다생물을 금방 알아차리고 먹어 치워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또한 살아 있는 생물에서 나오는 아주 약한 전류를 감지해내는 상어의 로렌치니 기관은 온도, 염도, 수압의 변화, 물의 흐름과 자기장도 감지할 수 있다. 체외 수정을 하는 일반 어류(경골어류)와 달리 상어는 체내 수정을 하여 태생, 난태생, 난생으로 새끼를 낳으며, 그 수는 매우 적다.
◆ 한국 상어 47종, 외국 수입산 상어 6종의 세밀화와 함께
상어의 생태와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다!
상어는 청동기시대 벽화인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에 등장할 정도로 아주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한 물고기이다. 삼국시대에는 승천하는 왕을 위해 올린 귀한 제사 음식이었고, 표면에 돌기들(방패비늘)이 있어 거친 질감을 이용해 아름다운 공예품이나 도구를 제작하는가 하면, 조선시대 여러 문헌에는 상어와 관련하여 상어 잡는 법, 그 이용법 등이 실려 있을 정도였다.
이 책에는 세상에서 가장 신비한 물고기이자 오랜 세월 우리 곁에 있는 상어에 관한 흥미로운 정보와 상어의 특징이 세세하게 실려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상어 47종, 대형 수족관에서 볼 수 있는 외국산 수입 상어 6종의 세밀화를 곁들여 각각의 생태와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게 했다.
해양생물의 여러 분야 전공학자들의 상어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해양생물연구본부 유종수 본부장이 대표로 집필한 이 책은 해양생태계의 최고 포식자로 식량을 놓고 인간과 경쟁관계를 벌이는 상어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도 놓치지 않는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 등재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안에 분포하는 상어류 가운데 위기(EN) 4종, 취약(VU) 10종, 준위협(NT) 8종, 관심대상(LC) 11종, 정보부족(DD) 13종으로, 이에 따라 멸종우려 범주(위급, 위기, 취약)에 속한 종은 14종이다. 이 자료를 근거로, 저자는 최고의 요리 샥스핀을 먹기 위해 마구잡이로 상어를 잡아 지느러미만 잘라내고 몸통을 바다에 버리는 인간의 이기심이 상어에게 가장 큰 위협이며, 머지않아 상어가 절멸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렇듯 [상어, 세상에서 가장 신비한 물고기]는 상어와 관련한 정보는 물론, 상어의 인간에 대한 위협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할지 등에 덧붙여 각 개체의 생태와 분포, 종명 탄생과 변천 과정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부록에 실린 상어 표본 사진과 세계 상어 목록은 상어를 궁금해하고 더 많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들에게 보는 즐거움과 함께 앎에 대한 기쁨을 안겨 주리라 기대한다.
작가 소개
유종수
1992년 CBD(UN, 생물다양성 협약) 이후?국가적 생물다양성 연구 및 보전전략과 관련하여 지침서로 평가받는 <한국의 생물다양성 2000: 생물자원의 보존, 연구 및 지속적인 이용을 위한 전략>(공저)을 펴냈다. 이를 계기로 국가적 생물다양성?관리 및 보전이 체계적으로 시작되었고, ‘국립생물자원관’의 설립과 함께 8년 후?해양생물을 전담하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설립되었다. 또한 당시까지 국내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의 종 목록을 정리하여 국내 최초로 <생물종목록집>을 펴냈으며, 전자도감인 <해조류 E-도감>을 발간했다.
서울대학교 이학박사(해양생물학 전공) 학위를 받았으며, 동경해양대학교(전 동경수산대학교), 국립부경대학교 수산과학대학 전임연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 산업진흥본부 본부장을 거쳐 현재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해양생물연구본부 본부장으로 우리 바다 우리 생물, 산호초 해양생물자원 등 연구(서적)를 통해 바닷속의 아름답고, 신비로운 해양생물 소개하고, 특성을 연구하는 일에 헌신하고 있다.
그 밖에 지은 책으로는 <한국의 조류생태와 응용>(공저), <물질과학의 이해>(공저), <과학사 이야기>(공저), <우리바다 우리생물: 독도해역의 해양생물자원 연구>(공저), <산호초 해양생물자원: 축 환초, 미크로네시아> 등이 있으며, 국제학술지와 전문 학술지 등에 7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최윤
연근해 및 세계의 상어 분류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담수 어류와 조수웅덩이의 어류를 보호하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쓴 책으로 『한국의 바닷물고기』, 『열려라! 물고기나라』, 『상어』, 『망둑어』 등이 있다.
목 차
1부…상어의 특성
상어의 일반적 특징
상어의 외부 형태와 주요 기관의 특징
몸의 외부 형태/ 주요 기관의 특징…지느러미와 등지느러미 가시 | 융기선 | 교미기 | 분수공 | 입술주름과 콧구멍 덮개 | 아가미구멍 | 눈과 순막
상어의 생물학적 특징
피부와 비늘/ 골격과 근육/ 턱과 이빨/ 뇌와 학습 능력/ 아가미와 호흡/ 신장과 배설/ 소화/ 감각기관…청각 | 후각 | 옆줄 | 미각 | 시각 | 촉각 | 로렌치니 기관
생식…생식 방법 | 알 형태 먹이
서식처와 회유…서식처 | 회유
2부…인간과 상어
인류와 상어의 역사
우리나라 상어 기록
상어의 공격성과 인명 피해
상어의 이용
상어를 위협하는 것들
상어 보호
국제자연보전연맹/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국제거래협약
3부…상어 분류와 한국의 상어
상어의 분류체계
한반도 주변에 나타나는 상어의 형태적 특징과 분포
01 꼬리기름상어 | 02 칠성상어 | 03 가시비늘상어 | 04 모조리상어 | 05 도돔발상어 | 06 돔발상어 | 07 곱상어 | 08 가시줄상어 | 09 잿빛잠상어 | 10 톱상어 | 11 전자리상어 | 12 범수구리 | 13 괭이상어 | 14 삿징이상어 | 15 수염상어 | 16 얼룩상어 | 17 고래상어 | 18 비만상어 | 19 강남상어 | 20 환도상어 | 21 흰배환도상어 | 22 돌묵상어 | 23 백상아리 | 24 청상아리 | 25 악상어 | 26 복상어 | 27 불범상어 | 28 두툽상어 | 29 표범상어 | 30 행락상어 | 31 개상어 | 32 별상어 | 33 까치상어 | 34 무태상어 | 35 흰뺨상어 | 36 남방상어 | 37 흑상어 | 38 흉상어 | 39 검은꼬리상어 | 40 뱀상어 | 41 청새리상 | 42 펜두상어 | 43 아구상어 | 44 납작주둥이상어 | 45 긴납작주둥이상어 | 46 홍살귀상어 | 47 귀상어
대형 수족관의 외국 수입산 상어
01 제브라상어 | 02 보모상어 | 03 토니보모상어 | 04 큰수염상어 | 05 레몬상어 | 06 단문상어
부록…상어 표본 | 세계의 상어 목록
참고문헌 |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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