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지도를 전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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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이하은
출판사항딱지, 발행일:2020/01/20
형태사항p.179 46판:20
매장위치어린이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8843425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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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왜곡되고 잊힌 역사를 바로잡고 전하는 일,
오늘날 우리의 사명!

『말 지도를 전하는 아이』는 역사를 제대로 알고 바르게 전하는 일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역사동화이다. 특히 우리 역사에서 변방의 작은 부족쯤으로 치부되는 가야의 역사를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일제강점기, 일제는 식민지 전 시기에 걸쳐 전쟁에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 부족을 조선에서 조달했고,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각종 관계 법령과 관련 단체를 만들었다. 1941년에는 ‘국민근로보국령’을 발효하고 조선인을 강제로 끌고 가 ‘근로보국대’를 조직했다. 근로보국대는 주로 도로·철도·비행장·신사(神社) 등을 건설하는 데 동원되었으며 일부는 군사시설에 파견되었다. 영화 '군함도'에서도 보여준 것처럼 이들은 정해진 기간도 없이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죽을 때까지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이 같은 일제의 만행은 태평양 전쟁 막바지였던 1938∼1944년에는 절정에 이르러 이 무렵에만 무려 762만 명이 강제로 끌려가 희생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일제는 한국 침략과 지배를 역사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해 ‘임나일본부설’을 조작하여 주장하기까지 했다. 임나일본부설은 왜나라가 4세기 중엽에 가야지역을 군사적으로 정벌해 임나일본부라는 통치기관을 설치하고 6세기 중엽까지 한반도 남부를 경영했다는 조작된 식민사관이다. 일제는 이를 뒷받침하고자 가야지역 고분 발굴에 주력했다. 1916년부터 1945년까지 5개년씩 계획을 세워 실시했던 고적조사사업이 그것이다. 조사 대상은 낙랑 및 신라·가야지역에 집중되었고, 김해 패총과 양산 패총, 양산 부부총 유적도 포함되었다. 이때 우리 국토 대부분의 고분이 파헤쳐졌으며 출토된 유물은 약탈당하고 반출되었다. 이 책 서두에 일제의 고분 발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참말로 그런 해괴한 짓을 하더나? 아무도 안 말리더나”
할아버지는 잘못 듣기라도 했는가 싶어 연거푸 물었다. 하긴 일본인이 하는 일에 섣불리 끼어들었다가는 매를 맞고 끌려가기 일쑤였다.
“예. 제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더. 일본 놈들이 감독을 하고 조선 일꾼들이 삽으로 파고 있었습니더.”
 “우째 이런 일이? 일본 도굴꾼들이 설친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그 고분은 동산만큼 커서 작은 오봉산이라고 불렀는데, 무덤인줄 우찌 알았을꼬.”
할아버지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기라도 한 것처럼 한탄했다._본문 중에서

 주인공 호문은 가야와 신라의 국경지대, 낙동강 하류 황산강 가에 있는 꽃나루마을에 살고 있다. 이 마을에는 금동굴과 가야 철광의 비밀을 간직한 전설이 전해온다. 호문의 집안은 대대로 이 전설과 관련된 ‘말로 된 지도’가 이어져오고 있는데, 집안의 종손이 된 주인공도 가문의 전통에 따라 할아버지에게 이 ‘말 지도’를 받았다.

“가야는 신라의 땅이 된 후에 가야의 역사를 내세울 수도 기록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손자들에게 격대로 이야기를 통해서 역사를 전해 왔다. 종손에게 역사와 유물과 제사까지 모든 것을 전한다.”
할아버지의 눈빛과 목소리가 경건했다.
“철을 가진 자가 나라를 세우고 세상을 지배했다. 우리는 왕의 무기를 만드는 사람들의 후예다. 우리는 많은 덩이쇠를 나라 밖으로 내보냈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백성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다시 나라를 찾는 날이 오리라 믿으며 이 철광을 감추었다. 한때는 그림으로 전해지기도 했으나 소실되었고 이제는 말로 된 지도만 남았다. 그것을 소중하게 받아라.”
할아버지 입에서 폭포수처럼 강한 소리가 나와 호문의 가슴으로 흘러들었다.

“뒷산 치맛주름 가장 깊은 골에 금굴이
 그 속에 금개구리 여섯 마리 밤마다 우는데
 칼과 창과 갑옷을 만들던 철광을 숨겨라.
다섯 봉우리, 흙다리, 피의 계곡으로 황룡이 꿈틀거린다.”

우주의 기운이 호문을 둘러싸고 흘렀다. 호문은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활자처럼 머릿속에 새겼다.
 _본문 중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 유물 사냥꾼 타다요시는 집요하게 호문을 괴롭힌다. 이제 겨우 열세 살 까까머리 소년 호문은 아들이 없는 큰아버지의 양자가 되어 집안의 종손이 되었다. 종손은 할아버지를 비롯하여 할머니, 누나, 새어머니, 동생을 보살피고, 가야 유물의 비밀을 간직한 ‘말 지도’를 지키고 후대에 전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호문은 일제로부터 이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가야 유물을 찾아 큰돈을 벌 욕심에 불타는 타다요시는 마을 사람들과 호문의 친구와 친척들을 징병에 끌어가고, 급기야 누나까지 위안부로 끌고 갔다. 타다요시는 누나와 가족들을 살리고 싶으면 하루라도 빨리 ‘말 지도’의 비밀을 풀어 금동굴과 철광을 찾아내라고 협박한다. 벼랑 끝에 몰린 호문은 ‘말 지도’의 비밀을 풀기 위한 단서를 찾아나서는데...

이 책은 가야 유물의 비밀을 간직한 ‘말 지도’를 지키고 전하기 위해 애쓰는 주인공을 통해 잊혀져가고 축소된 가야의 역사와 유물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한참 호기심 많고 철없는 까까머리 소년, 호문. 집안의 종손이라는 이유로 감당하기 어려운 책임을 떠안고 그 때문에 온갖 어려움을 겪지만, 소년은 꿋꿋하게 이겨내고 어른들도 하지 못하는 일들을 해낸다. 저자는 이 과정을 사실적이고 섬세한 묘사와 현장감 있는 정겨운 사투리로 무척이나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뿐만 아니라 ‘말 지도’의 비밀을 풀어야만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호문의 상황과 심리적 압박감을 냉혈한 타다요시의 위협과 팽팽하게 대치시켜 풀어냄으로써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였다. 큰아버니의 도움과 호문의 용기로 결국 ‘말 지도’의 비밀을 풀어내지만 그것을 넘겨주면 전쟁의 도구가 되어 조선인 학살에 쓰일 것을 염려한 호문은 어떻게 해서라도 넘겨주지 않으려고 기를 쓴다. 그 과정에서 결국 큰아버지가 희생되고 호문도 크게 다친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가야 역사에 대한 새로운 각성과 함께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자유가 이름 없는 이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이루어졌음을 새롭게 알게 될 것이다.
흔히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하지만 가야의 역사는 일부만《삼국유사》에 실렸을 뿐, 대부분은 사라지고 전해지지 않는다. 그마저도 신화나 전설의 형태로 전해진다. 하지만 가야는 일본에 덩이쇠를 수출하고 쇠 다루는 기술을 전파할 정도로 훌륭한 문화와 역사를 가진 왕국이었다. 특히 김해는 가야 문물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가야를 일본은 아주 오래전부터 치밀하고도 꾸준히 자신의 역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일본의 역사 왜곡은 단지 역사책에 불리한 내용을 싣지 않는다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버젓이 있던 남의 역사를 자기네 역사로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곳, 꽃나루마을은 산으로 둘러싸여서 신라와는 왕래하기가 힘들고 오히려 강 건너 가야 사람들과 오가며 장사를 하고 혼인을 했다고 한다. 가야와 신라가 전쟁 중이라도 사람과 물자가 오고 가는 걸 금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에 발굴한 고분은 아마 가야에서 온 왕족의 무덤일 거라고 추측한다더라.”
 “왜 일본이 가야의 유물을 빼앗아 가고 가야에 대해 연구를 합니꺼”
 “한 나라의 역사는 어머니와 같다. 아기가 어머니 품에서 생명을 얻고 자라는 것과 같이 역사는 우리의 뿌리를 알려 주고, 그 속에서 살게 한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우리 역사를 도적질해서 우리 뿌리를 가져가려고 하는 것이다.”
그 말은 어머니를 빼앗아 가려는 뜻으로 들렸다. 호문은 어머니라는 말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일본인들은 13일간의 짧은 발굴 조사를 마쳤다. 고분에 서 유물을 꺼낸 뒤에 다시 흙으로 덮었다. 고분에서 나온 수많은 유물들은 조선총독부 박물관으로 가져갔다._본문 중에서

 양산에 살고 있는 저자는 매일 황산강 베랑길을 걸으며 이곳에서 꽃피웠던 가야의 역사를, 일본이 빼앗아간 가야의 유물들을 생각했다고 한다. 점점 잊혀져가고 턱없이 축소된 가야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역사를 제대로 알고 바르게 전하는 일, 그것이야말로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의 사명임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으므로.

 

작가 소개

지은이 : 이하은
진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성장하였으며, 부산에서 교사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양산 원동 꽃나루마을에서 고양이 강아지들과 함께 텃밭을 가꾸며, 누구든 즐겁게 읽고 힘을 얻는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어린이동산 중편 동화 공모에 당선되었고, MBC 창작동화 장편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말 지도를 전하는 아이』로 서울문화재 단 창작 지원금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 『하늘 목장』, 『금동향로 속으로 사라진 고양이』, 『첫사랑 탐구하기』, 『황산강 베랑길, 자전거 타고 조선에 가다』, 『생각하는 고양이』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 : 권세혁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한성대학원 미디어디자인학과 애니메이션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습니다.
그린 책으로, 『대학. 초간 오행』, 『손자처럼』, 『뻥튀기』 등이 있습니다.

 

목 차

왕의 후손
 이런 법은 없소
 왕의 검을 받다
 말로 된 지도
 전설의 가야 마을
 이중간자
 금동굴을 찾아라
 누나를 구하려고
 가야 유민의 후손
 막다른 선택
 말 지도의 비밀
 피의 계곡
 살아남아라
 이별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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