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세계 - 과정드라마를 위한 체계 -

“프랭크 밀러를 찾아라!”
우리 마을에 프랭크 밀러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는 10년 전 마을 사람들에 의해 쫓겨나 투옥되었던 인물입니다. 그런 그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의 출현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프랭크 밀러를 두려워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들이 10년 전 그에게 한 짓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이 마을 사람, 또는 프랭크 밀러나 그의 연인 사라가 되어 10년 전 그날을 추적해 봅시다.

이상은 이 책에 소개된 과정드라마의 예시입니다. 그러면 과정드라마란 무엇일까요?
저자는 과정드라마를 복잡한 극적 만남(dramatic encounter)으로 정의합니다. 다른 연극처럼 과정드라마 또한 공간과 시간이라는 틀 안에서 즉흥적인 극적 세계를 불러일으킵니다. 과정드라마는 대본 없이 진행되고, 그 결말은 예측 불가능하며, 관객이 따로 없으며, 한번 경험한 것을 똑같이 재연할 수 없습니다. 즉흥이기 때문이죠.
저자는 과정드라마가 참여자들에게 진실한 연극적 경험을 제공하고, 연극에서 정극(legitimate)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합니다. 과정드라마가 모든 연극의 기본 요소들을 공유하며 유사한 연극적 체계로 표현되기 때문입니다.

보다 나은 연극 수업을 위한 제안, 과정드라마
 이 책에 소개된 과정드라마는 참여자들이 연극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접하고 운용하면서 극적 의미 탐구에 몰입하게 만드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과정드라마에서 핵심적인 극적 요소들은 리더와 참여자에 의해 운영되고, 이것은 사건의 본질적인 이해와 진실한 극적 경험 모두로 이끕니다. 드라마에 대한 배움은 체험에 몰입함으로써 일어납니다. 연극 수업은 빈번하게 학생들의 결점을 드러내고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학생들에게 연기하기를 요구하면서 자신감을 떨어뜨리곤 합니다. 경험과 기술의 부족은 대다수에게 연기를 매우 고통스러운 경험으로 만듭니다. 그에 반해 과정드라마는 복잡한 연기를 바로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 없이 사건과 다양한 역할에 직접 참여할 수 있고, 드라마의 힘과 만날 수 있게 허락합니다.

과정드라마의 특성
 과정드라마는 즉흥적으로 준비된 대본 없이 진행되지만 구성되고 연습될 중요한 에피소드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과정드라마와 즉흥의 본질적 차이는 용어에서도 보이듯이, 과정드라마는 하나의 단순한 엑서사이즈나 장면으로 제한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전통적 연극처럼, 과정드라마는 일련의 에피소드나 여러 단위의 장면들로 구성됩니다. 이러한 에피소드의 조합은 즉각적으로 구조를 필요로 하는데 그 이유는 구슬 목걸이처럼 묶여 있는 장면 또는 내러티브의 직선적 연결보다는 거미줄과 같은 의미망의 부분으로 작업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함축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즉흥활동들은 참여자들의 기술과 민감성을 길러내는 연기 훈련이나 리허설 방법으로 인정받아 왔지만 극적 목표, 형식, 내용에 대한 깊은 이해를 증진할 수 있다는 인식은 별로 없었습니다. 즉흥된 드라마 과정은 연극과 공연의 본질에 대한 통찰력을 갖게 하고 극적 세계를 형성하며 결정적 순간에 참여자들의 중요한 만남을 가능하게 하지만, 그 자체로서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희곡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나 훈련 중인 배우들에게 드라마 매체의 이해를 위한 기본 지식을 제공할 수 있는 과정드라마의 잠재력은 보다 더 심층적인 연구를 필요로 합니다.
이 과정이 내포하고 있는 가치에 신뢰를 갖고 있는 배우, 연출가, 교사 들은 자신들이 작업하고 있는 과정에서 끊임없는 도전과 마주할 것입니다. 과소평가된 과정을 과대평가된 결과물로 바꿔야 한다는 압박 외에도, 가장 큰 장애물은 아마도 그 사건 내부로부터 발생하는 형태와 발전의 문제일 것입니다. 이 흥분되고 실험적인 매체에서 작업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노력을 가장 바람직하게 지지하는 것은 과정드라마와 그것의 잠재력의 본질에 대한 명료하고 지속적인 이해, 즉 중요한 극적 차원과 연극 형식에 대한 완전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의 이해로부터 올 것입니다. 과정드라마는 연극에서 극적 세계가 발생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구조화되고 발전되며, 이 극적 세계를 창조하는 일에 참여하는 것은 자체적으로 만족스럽고 교육적으로 가치 있으며 연극적으로 의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

지은이 : 세실리 오닐
교육연극 분야의 권위자 중 한 명으로 세계 전역에서 강연 및 워크숍을 하며 학생, 교사, 연출, 배우 들에게 과정드라마의 원리와 가치를 전파하고 있다.

옮긴이 : 송혜숙
연극을 가르치던 서울예대에서 2006년 정년퇴임 후 늘어난 자유시간을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채우겠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옮긴이 : 조경향
사다리연극놀이연구소에서 연극놀이교사로 일하고 있다. 유아와 연극놀이하기, 청소년과 연극만들기에 특히 관심이 있으며,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서울예술대학에서 아동청소년연극 관련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