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마을 인문학 - 바닷마을에 사는 사람들에게 바닷마을에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

고객평점
저자김준
출판사항따비, 발행일:2020/02/15
형태사항p.319 46판:19
매장위치농축산식품부(B2)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8439774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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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바닷마을에 사는 사람들에게,
바닷마을에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농촌으로 귀촌한 사람들을 위한 인문서는 많지만 어촌과 어민의 삶을 이야기하는 인문서는 찾기 힘들다. 그렇다고 이 책이 어촌으로 귀촌하려는 사람을 위해 쓴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도시민에게 어촌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다. 이들이 어촌의 가치에, 갯벌의 가치에, 섬마을의 가치에 공감한다면, 이후 골목 시장에서 마주치는 바지락이, 마트에서 마주하는 김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바닷가 여행을 하다가 만나는 어민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넬 수 있을 것이다. 그 시선이, 따뜻한 한마디가 어민들에게 큰 힘을 줄 수 있고, 어촌을 변화시킬 수도 있으리라.
- ‘책을 내며’ 중에서

 귀농만큼은 아니어도 귀어를 꿈꾸거나 이미 실행한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렇지만 도시 생활에 익숙한 이들에게 어민의 삶과 어촌의 질서는 낯설다. 바다와 갯벌은 누구 한 사람이 소유할 수 없는 것이기에 바닷마을에는 바닷마을 나름의 삶의 방식이 있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배타적으로만 보인다. 그곳을 삶의 터전 삼아 생계를 이어야 하는 사람들은 어쩌다 놀러 와서 물고기의 씨를 말리고 갯밭을 망쳐버리는 이들에게 호의적일 수 없다. 바닷마을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바닷마을을 오랫동안 즐기기 위해서도 바다를, 갯벌을 알아야 한다.


바람을 살피고 물길을 읽어야 하는 까닭

 도서출판 따비의 《바닷마을 인문학》은 오랫동안 갯벌과 바다, 섬과 어촌을 찾고 그 가치를 기록해온 광주전남연구원 김준 박사의 신작이다. 저자는 이 책 1부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삶을 이해하는 키워드로 먼저 물때와 바람, 물길과 갯벌을 들었다. 사람이 어느 정도는 인위적으로 일구고 조작할 수 있는 농사와 달리, 갯일은 순전히 자연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바람과 파도를 읽고 때로는 맞서며 어민과 해녀가 물고기를 잡고 해초를 뜯었다.
바다를 둘러싼 자연은 바닷마을만의 모습, 삶의 양식, 제도, 문화를 만들어냈다. 물때를 살펴 낙지를 잡을 것인가 조개를 캘 것인가, 물질을 할 것인가, 그물을 놓을 것인가 아니면 낚시를 할 것인가를 정한다. 한파와 태풍을 몰고 오는 바람을 읽어 마을 앞 바닷가에 나무를 심고, 뒷산에 돌담을 쌓고, 처마보다 높은 담을 쌓았다. 제주 올레와 신안 다도해 우실, 남해 어부림이 그렇게 생겨났다.
2부에서는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바다는 누구 한 사람의 소유가 될 수 없다. 바다에 금을 긋고 경계를 표시할 수도 없고 자유롭게 오가는 물고기들을 가둬둘 수도 없다. 바닷마을의 독특한 문화는 이로 인해 생겼다. 바다와 갯벌은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공동이 가꾸는 마을어장이다. 논밭에서 물 주고 김매듯 함께 갯닦이를 하고 갯밭을 가꾸고 수확한 것을 나눈다. 함께 모여 제를 지내며 물고기를 부르고 조개를 부른다.
3부는 이런 환경과 역사 속에서 전해진 전통적인 어업 활동을 다룬다. 맨손어업, 정치망어업, 양식어업, 해녀어업, 천일염은 모두 마을어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거의 모든 연안에서 이루어지는 어업이지만, 수심에 따라, 갯벌의 종류에 따라 그 모양은 다 다르다. 환경이 그곳에서 나는 산물을 결정하고, 그 산물을 따라 마을의 정체성이 정해지는 것이다.


마을어업, 오래된 미래를 지키려면

4부에서는 어촌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한다. 바다와 갯벌은 사람 이전에 물고기와 해초, 물새와 조개들의 터전이다. 인간에게 불편하다 하여 물길을 막고 바람길을 튼 결과 이제 우리 바다에서 만나지 못하는 물고기가 늘어나고 있다. 한 번 망가진 바다와 갯벌을 복원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복원이 되기는 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도시 소비자야 연안에서 잡은 명태가 없으면 원양에서 잡거나 수입한 명태를 먹는다지만, 명태가 없는 바다에서 어민들은 어찌 살아가게 될까.
자연적 시간과 바다·갯벌이라는 공간이 사라진다면 어촌의 정체성 역시 사라질 수밖에 없다. 물론 산업으로서 수산업은 지속될 수 있고, 밥상에 생선도 변함없이 올라올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어촌, 어민들의 삶이 녹아 있는 어촌은 사라질 것이다. 이는 단순히 마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의 전통 지식이 사라지는 것이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문화자원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를 어민들에게만 지켜달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도시민, 시민사회도 함께 나서야 한다. 그 길은 멀리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어촌의 가치에 공감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다.

작가 소개

김준
스물두어 살 무렵 격렬했던 소작쟁의의 뜨거운 기억을 품고 암태도를 찾아갔던 것이 처음이었다. 타자로서 접근했던 섬은 발길이 잦아지면서 섬과 섬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바뀌었다. 섬은 거대한 바다 위에 버티고 선, 작지만 큰 또 하나의 뭍이었고, 작은 우주였다. 그 공간에서 섬사람들은 파도와 바람으로 일상을 빚고 김과 미역으로 삶을 엮으며 살고 있다. 그런 삶의 풍경에 매혹되어 섬과 바다를 떠돈 지 어느덧 서른 해가 다가온다. 어느 샌가 자신의 삶까지 어민들의 생태 시간에 맞춰지고 있다. 봄에는 숭어를 잡는 어부가 되고, 여름에는 민어를 찾았다. 가을에는 낙지를 찾아 갯벌을 헤매고, 겨울에는 널배를 타고 꼬막을 캐는 아낙이 되기도 했다. 섬이 품고 있는 가치,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 속에 깃들어 있는 지혜, 뭍에서 파괴된 오래된 미래가 바다에 있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갯살림과 섬살이의 지혜를 찾고 있다. 그것이 미래 세대에게 지속가능한 지구를 물려주는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어촌사회학》 《김준의 갯벌이야기》 《어떤 소금을 먹을까》 《바다맛기행》 《섬 : 살이》 《물고기가 왜?》 《섬문화답사기》 (여수 고흥편, 신안편, 완도편)라는 책을 출간했다. 지금도 갯벌과 바다, 섬과 어촌을 찾아 그 가치를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지은이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오래된 미래가 섬과 갯벌에 있다고 굳게 믿는 ‘섬의 남자’다.

 

목 차

책을 내며 006

 1부
 물고기의 눈으로 본 바다
01 물때, 기다림이다 013
 02 바람 타는 섬, 바람 읽는 사람들 034
 03 물길을 따라가다 056
 04 갯벌, 끝을 알 수 없는 가치 088

 2부
 물고기와 어부의 만남: 바닷가에서 어떻게 살까
01 갯밭 105
 02 소유할 수 없는 바다, 가꾸어야 할 마을어장 124
 03 바다의 맛 148
 04 바다를 살리는 그물, 슬로피시 168
 05 어촌 마을 축제, 갯제 부활을 꿈꾼다 179

 3부
 어부의 눈으로 본 바다
01 맨손어업 199
 02 정치망어업 226
 03 양식어업 253
 04 해녀어업 281
 05 천일염 289

 4부
 지속가능한 어촌, 오래된 미래
01 어촌의 새로운 가치 301
 02 어촌 공동체의 미래 311

찾아보기 318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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