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빨간 모자, 도시에서 길을 잃다!
자신만의 길을 찾아 떠나는 모험
세계에서 주목받는 신예 마리 포크트가 창조해낸 ‘빨간 모자’는 엄마, 강아지 우디와 함께 도시에 사는 소녀다. 빨간 모자는 할머니께 케이크를 전해 드리라는 엄마의 심부름으로 우디와 길을 나선다.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지 말고, 샛길로 빠지면 안 된다는 엄마의 당부는 도시의 화려한 볼거리에 이내 잊히고 만다. 소비와 경쟁을 부추기는 도시의 속삭임에 빨간 모자는 길을 잃는다. 그러나 친구 우디의 도움으로 정신을 되찾고, 자기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떠올린다. 자신의 마음속 소리에 귀 기울인 빨간 모자는 더 이상 헛된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곧장 할머니 댁으로 향한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빨간 모자의 걸음을 지켜보던 독자들은 할머니 품에 안긴 빨간 모자의 모습에 안도한다. 첫 장면에서 제각기 흩어져 있던 글자들이 ‘꿈’이라는 낱말로 완성되는 마지막 장면 역시 가슴 졸이며 책장을 넘긴 독자들을 살며시 웃음 짓게 한다.
웃음과 공포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서사
『빨간 모자와 검은 도시』는 묵직한 주제 의식을 담고 있지만, 도시 곳곳에 숨은그림찾기처럼 숨겨 둔 익살스러운 늑대 그림자로 어린이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도시가 빨간 모자를 집어삼키는 클라이맥스에서는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며 으스스한 분위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런 한편으로 귀여운 그림체와 강아지 캐릭터 우디는 늑대에게 두려움을 느끼는 어린이 독자를 안심시켜 준다. 공포와 웃음이라는 원초적인 감정을 균형 있게 다루는 작가의 솜씨가 놀랍다.
현대 사회에 대한 입체적인 성찰
1981년 동독에서 태어난 마리 포크트는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로 대체되는 과정을 목격하며 자랐다. 이러한 작가의 성장 배경은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빨간 모자와 검은 도시』의 남다른 통찰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이 작품이 도시를 단순히 부정적으로만 그리는 것은 아니다. 결말에서 무사히 할머니를 만난 빨간 모자는 할머니와 도시에서 할 수 있는 멋진 일들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대체로 도시에서 자라나는 오늘의 어린이들이 도시의 어두운 그늘을 조심하되, 지나치게 겁먹지 않도록 다독이는 작가의 배려가 느껴진다.
어린이 독자에게 단단한 용기를 심어 주는 이야기
『빨간 모자와 검은 도시』는 이제껏 수없이 되풀이되어 온 ‘빨간 모자’ 이야기를 통해 물질만능주의 사회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한다. 어린이들에게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추상적인 개념을 '도시'라는 공간에 비유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사냥꾼이라는 외부의 도움으로 문제를 극복하는 원작과 달리, 해답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메시지 역시 새로운 시대에 걸맞다. 스스로를 믿고 자신만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독자들을 격려하는 그림책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마리 포크트
독일에서 미디어 테크놀로지와 디자인을 공부하고, 영국에서 마케팅을 전공했습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그림책 작가가 되었습니다. 첫 그림책 『빨간 모자와 검은 도시』로 케이트 그리너웨이 상 후보에 올랐고, 『밤의 빛 The Light in the Night』 『재즈 도그 Jazz Dog』 등 지금까지 펴낸 세 권의 작품이 세계 25개국에서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세상을 조금 더 밝고 행복하게 만드는 책을 쓰는 것이 꿈입니다.
옮긴이 : 김영진
한국에서 영문학을, 독일에서 번역학을 공부했습니다. 독일 HBRS 대학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무지개 물고기와 특별한 친구』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었는데』 『곰보다 힘센 책』 등 여러 그림책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더 늦기 전에 환경 보호가 실천되어 아이의 아이가, 북극곰이, 코뿔소가 앞으로도 모두 지구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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