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문명을 탄생시킨 에너지, 문명을 무너뜨리는 에너지
화석연료, 혜택은 부자 나라에, 피해는 가난한 나라에
석유, 석탄,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는 지구 여기저기에 대량으로 묻혔고, 채굴ㆍ운송ㆍ보관ㆍ사용이 쉬운 편입니다. 이런 장점 덕분에 화석연료는 선진국의 현대 산업 문명을 이끄는 초강력 ‘엔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화석연료가 인류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핵심은 기후변화입니다. 화학연료를 태우면 나오는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가 지구 온난화를 일으켜 기후변화를 초래합니다.
환경 파괴 탓에 생활기반을 잃고서 삶의 터전을 떠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환경 난민’입니다. 이 가운데서도 기후변화 때문에 삶터를 등진 사람은 ‘기후 난민’이라 부릅니다.
유엔의 기후변화 관련 국제기구는 바닷물 상승으로 2050년까지 2억 5,000만 명의 기후 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고, 이미 전쟁보다 기후 탓에 생긴 난민이 더 많은 게 지금 현실입니다. 또한, 기후 난민 문제의 주목할 점은 기후변화에 책임이 거의 없는 가난한 나라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다는 데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소의 고준위 핵폐기물은 미래세대의 몫?
원전에서 고준위 핵폐기물은 전기를 만들고 남은 핵연료를 말합니다. 이게 바로 ‘사용 후 핵연료’라는 거지요.
이 ‘사용 후 핵연료’는 아주 뜨거워서 ‘임시 저장 수조’라 불리는 물통에 넣어 찬물로 식혀야 합니다. 최소한 10년 이상, 길게는 수십 년 동안 이렇게 식힌 고준위 핵폐기물은 그 뒤 짧게는 10만 년에서 길게는 100만 년 동안 안전하게 보관해야 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뭘까요? 핵심은, 현재 인류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고준위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도 인류와 공존할 수 없는 고준위 핵폐기물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그 책임을 온전히 미래세대의 몫으로 떠넘기고 있습니다. 이게 옳은 일일까요?
환경오염 없는 에너지로 가는 나라들
세계를 둘러보면 에너지 전환을 착실하게 실천하고 있는 나라가 여럿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독일이 꼽힙니다. 독일은 지난 2000년에 ‘재생가능에너지법’을 만들었습니다. 2001년까지만 해도 전체 전기 생산량에서 원자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30퍼센트, 재생 에너지는 6.6퍼센트였습니다. 하지만 2018년에는 원전 11.3퍼센트, 재생 에너지 36.3퍼센트로 크게 바뀌었습니다. 나아가 재생 에너지 비중을 2050년에는 80퍼센트까지 높일 계획입니다.
북유럽의 스웨덴도 주목할 만합니다. 석유나 석탄이 별로 나지 않는 스웨덴은 지난 2006년 앞으로 15년에 걸쳐 석유 사용을 점점 줄여나갈 것이며, 특히 2020년부터 난방용 석유 소비는 전혀 하지 않겠다는 ‘석유 제로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에너지 전환의 핵심 원칙 가운데 하나인 민주주의를 활발하게 실천하는 나라로는 덴마크가 손꼽힙니다. 덴마크는 풍력발전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달한 나라입니다. 눈여겨볼 것은 이것을 이루어낸 방식입니다. 이 나라에서는 수많은 일반 시민이 스스로 에너지의 생산, 분배, 저장 같은 여러 활동에 직접 참여합니다. 에너지 전환의 주체가 시민입니다. 성과도 눈부십니다. 풍력발전은 이미 2012년부터 전체 전력의 30퍼센트 이상을 공급했습니다. 나아가 2030년까지 덴마크 내 전력 소비 전체(100퍼센트)를 재생 에너지로 공급할 예정입니다.
에너지 전환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늘날 재생 에너지로 향하는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에너지 차원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에너지 전환은 정치, 경제, 사회 등을 두루 포함하는 세상 전체의 변화와 깊이 맞물려 있습니다. 특히 에너지 전환의 핵심 원칙은 불평등과 양극화 줄이기, 경제 시스템과 체질 바꾸기, 복지와 일자리 늘리기, 민주주의와 자치 드높이기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에너지를 바꾸는 건 세상을 바꾸는 일이기도 합니다.
화석연료와 원자력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대신에 재생 에너지를 키우는 것은 자연과 사이좋게 어깨동무하며 사는 길, 거대 권력과 자본의 ‘노예’가 되기를 거부하는 길, 진정으로 ‘인간다운 삶’과 높은 생활의 질을 추구하는 길, 민주적이고 정의로운 사회를 일구는 길로 연결됩니다. 이것이 에너지 전환이 궁극적으로 가고자 하는 길입니다.
■이상한 지구 여행 시리즈 소개
여러 과목을 함께 이해해야 하는 통합형 교육 시대입니다. 외우는 정답이 아닌, 학생 스스로 답을 찾아 자신의 의견을 설득력 있게 발표하고, 일정 길이의 문장으로 주장하게 하려는 교육의 큰 틀에 맞춰 탄생한 것이 「이상한 지구 여행」 시리즈입니다.
인문학 입문서인 이 시리즈는, 정치ㆍ 종교ㆍ문화ㆍ역사ㆍ철학ㆍ통계 등 다양한 학문의 기반과 각국에서 실제로 일어난 현상 위에서, 사회적인 논제의 원인을 통합적으로 살펴봅니다. 이로써 이 책을 읽는 학생은 주목해야 하는 사회현상을 놓고, 원인과 결과의 상관관계를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문이 주는 시너지를 몸소 체험할 수 있습니다.
1권 (불평등 편) 어린이에게 일을 시키는 건 반칙이에요
2권 (식량 편) 왜 너희만 먹는 거야?
3권 (행복 편) 누가 행복한지 보세요
4권 (협동 편) 혼자라서 지는 거야
5권 (과학기술 편) 과학이 해결해주지 않아
6권 (쓰레기 편) 자본주의가 쓰레기를 만들어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장성익
작가, 환경과생명연구소 소장.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종교학과를 졸업했고, 오랫동안 환경을 비롯한 여러 주제로 글을 쓰고 책을 만들어 왔습니다. 환경 관련 잡지와 출판사에서 편집주간을 지냈고, 지금은 책 쓰기, 대중 강연, 출판 기획, 학술 연구와 조사, 시민단체 활동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자연이 어깨동무하며 생명과 삶의 가치가 꽃피어나는 녹색 세상을 꿈꿉니다. 모두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민주주의 사회, 모두가 고루 나누고 누리는 평등과 연대의 공동체를 소망합니다. 앞으로 삶과 세상을 더욱 새롭고 깊게 보는 책, ‘다른 생각’과 ‘자유로운 상상력’을 북돋우는 글을 많이 쓰려고 합니다.
지은 책으로 『자본주의가 쓰레기를 만들어요』, 『과학이 해결해주지 않아』, 『왜 너희만 먹는 거야?』, 『혼자라서 지는 거야』, 『누가 행복한지 보세요』, 『환경에도 정의가 필요해』, 『사라진 민주주의를 찾아라』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 : 국민지
전주에서 태어났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어느 날 그 애가』, 『햇빛마을 아파트 동물원』, 『우리들의 빛나는』, 『담임 선생님은 AI』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목 차
책을 내면서
1장 에너지란 무엇인가?
프로메테우스는 왜 불을 훔쳤을까? | 태초에 에너지가 있었으니 | 에너지가 걸어온 길 | 화석연료의 두 얼굴 | ‘에너지 노예’가 없다면
2장 석유의 그늘
현대 문명의 젖줄 | 석유의 역사를 들여다보니 | 잔치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 무서워라, 자원의 저주 | 파괴와 죽음의 무덤 위에서 | 전쟁과 분쟁의 씨앗 | 석유는 민주주의를 싫어해 | 셰일 에너지가 대안이라고? | 석유 문명을 넘어
3장 앗 뜨거워라, 지구 온난화
사라지는 나라들 | 지구 온난화는 왜 일어날까? | 자연의 역습 | 정의의 눈으로 기후변화를 보니 | 기후변화를 막으려면? | 돈과 기술이 해결책일까? | 개인보다는 구조를 주목하라
4장 원자력발전이여 안녕
재앙의 에너지 | 체르노빌, 후쿠시마, 그다음은? | 영원히 불을 끌 수 없다면 | 방사능보다 더 위험한 것은 | 원전을 둘러싼 잘못된 신화 | 원전 없는 세상은 가능하다 | 기어이 가야 할 길
5장 세상을 바꾸자, 에너지 전환
두 세상 이야기 |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시민’ | 에너지 낭비의 주범은? | 재생 에너지에 날개를 |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 바이오 연료는 재생 에너지일까? | 와우, 이런 나라들도 있는데 | 기술 발전을 가로질러 | 다시 낙타를 타기 싫다면
도움받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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