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내 이름은 퍼글이에요.
온몸에 뾰족뾰족 가시가 돋아난 가시두더지죠.
음, 그런데…… 아무리 애를 써도 목소리를 낼 수가 없답니다.
어느 날, 숲속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였어요.
새로 태어날 아기 새를 위해 축하 노래를 준비한다나요?
나도 같이 노래를 부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친구들과 좀 다르면 어때요? : 또래 문화의 올바른 예시를 보여 주는 그림책
우리 아이들이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선 친구 관계가 삶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아주아주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친구들과 어우러져서 즐겁게 뛰어놀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 할 수 있으니까요. 그만큼 아이들에겐 ‘또래 문화’가 중요한 셈이지요.
이 시기에는 각자의 개성을 내세기보다는 다수의 친구들과 동일시되기를 더 간절히 원하게 됩니다. 누구누구랑 다른 것보다는 같아지기를 바라는 거지요. 같은 장난감을 갖고 싶어 하고, 같은 놀이를 하고 싶어 하고, 같은 옷을 입고 싶어 하고, 같은 가방을 메고 싶어 하고……. 이때 그 ‘같음’에 동참하지 못하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외톨이가 되어 버리기 십상입니다.
《가시두더지의 딱 한 가지 소원》에서도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어요. 온몸에 뾰족뾰족 가시가 돋아난 가시두더지 퍼글이 그 주인공이에요. 퍼글은 숲속 친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싶어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목소리를 내지 못해요. 선천적으로 소리를 낼 수가 없거든요. 결국 이 일로 친구들에게 무시를 당하다가 급기야 외면을 받게 된답니다.
친구들은 너무도 쉽게 “넌 아무 소리도 못 내잖아.”라는 말을 내뱉으며 싸늘하게 대하지요. 하지만 퍼글은 그 말에 상처를 받거나 혼자서 끙끙거리지 않아요. 대신에 자기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숲속 친구들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는 방법을 찾아낸답니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고 준비한 끝에 말이지요. 퍼글이 그 차갑고 매정하던 친구들을 어떻게 자기편으로 돌아서게 하는지 다 함께 살짝 엿보도록 할까요?
서로서로 채워 주면 돼요! _ 외톨이 가시두더지의 의미심장한 도전
퍼글은 친구들의 노랫소리를 아주 좋아해요. 그래서 숲속 친구들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귀를 쫑긋 세우고서 오랫동안 감상을 하지요. 파랑새의 노랫소리는 바람처럼 살랑거리고, 부채꼬리딱새의 노랫소리는 생쥐처럼 찍찍거리고, 황관앵무의 노랫소리는 번개처럼 찌릿찌릿하고……. 친구들의 노랫소리가 숲속에 울려 퍼질 때마다, 퍼글은 질투를 하기보다는 마법처럼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면서 행복한 느낌에 감싸인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에뮤네 아기 새가 곧 태어난다는 소문이 퍼지고, 숲속 친구들이 다 같이 축하 노래를 불러 주기로 해요. 그 전부터 숲속 친구들과 함께 보람 있는 일을 해 보고 싶었던 퍼글은 가슴이 두근두근 뛰어요. 하지만 함께하고 싶은 마음만 간절할 뿐, 정작 소리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노래 연습을 같이할 수는 없답니다. 날마다 날마다 친구들이 노래 연습하는 모습을 그저 물끄러미 지켜보기만 하지요.
그런데 며칠 뒤, 지휘를 맡고 있던 웃음물총새가 갑자기 아프게 되면서 노래 연습에 큰 차질이 생겨요. 친구들은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게 될까 봐 조바심을 내면서 발을 동동 구르지요. 이때! 퍼글이 한껏 수줍은 얼굴로 친구들 앞에 슬쩍 나선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요.
“내게 한 번만 기회를 줘.”
친구들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대번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요. 하지만 놀랍게도 얼마 안 가, 다 같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답니다. 과연 퍼글은 숲속 친구들에게 무엇을 보여 준 걸까요? (비밀은 책 속에!)
《가시두더지의 딱 한 가지 소원》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끝에 마침내 목표를 이루어 내는 가시두더지의 모습을 담고 있어요. 그 모습을 통해 끈기와 노력,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지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긍정적인 또래 문화 형성의 올바른 예를 제시하고 있거든요. 아울러, 단지 좀 다르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외면을 당하면서도 끝끝내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좇아 꿋꿋이 걸어가는 가시두더지의 용기 있는 도전이 햇살처럼 반짝이는 작품이기도 하답니다.
외톨이로 지내던 퍼글이 우여곡절 끝에 당당히 ‘친구’로 거듭나는 과정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잣대에 연연해하지 않고 오롯이 ‘나’ 자신으로 우뚝 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나직하게 일러 주고 있어요. 또한, 서로서로 ‘다름’을 인정할 때에야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려 주지요.
여기에 덤으로, 오스트레일리아의 자연 환경을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을 한껏 누릴 수 있답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동물과 식물들이 화려한 색감으로 생생하게 담겨 있거든요. 이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하면서 퍼글의 이야기를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새 현명하고 반듯한 가치관을 갖추어 가는 우리 아이의 모습과 마주하게 될 거예요.
작가 소개
지은이 : 비키 콘리
어린이 책을 쓰는 작가이자 평론가예요. 동시에 용감한 모험가이기도 하지요. 아이슬란드의 빙하를 오르고, 전쟁으로 갈라진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고, 우울한 당나귀가 가득한 아프리카 방목장을 취재하는 등, 여러 대륙을 넘나들며 놀랍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찾아다닌답니다. 시간이 남을 때는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옆구르기를 하며 집 근처의 강에서 오리너구리를 찾아 헤맨다고 해요.
그린이 : 엘렌 매지슨
프랑스 파리에서 미술품 복원가로 일하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아프리카와 프랑스, 인도 등지에서 지내다가, 지금은 가족과 함께 호주에서 살아요. 여행을 통해 영감을 얻는다고 해요. 2013년에는 CYA 컨퍼런스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18년에는 CBCA(호주 어린이 도서 협회) 선정 ‘가장 주목할 만한 그림책 상’을 받았답니다.
옮긴이 : 양병헌
어려서부터 책 읽는 걸 좋아하고, 글 쓰는 걸 재미있어 했어요. 우리 손으로 안전한 비행기를 만드는 게 꿈이에요. 지금 카이스트에서 꿈을 향해 한 발짝 한 발짝 걸어가고 있답니다. 옮긴 책으로 《오늘은 칭찬 받고 싶은 날》 《너도나도 디지털 시민》 《내 정보가 줄줄 샌다고?》 《아무 말 대잔치 주의보》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완두콩은 자라서 어디로 갈까?》 등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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