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자연과의 교감을 노래한 시들
이 시집에는 자연과 관찰 이야기, 과일과 채소 이야기, 꽃과 나무 이야기, 돌, 물, 바람과 바다 이야기, 생활 속 이야기 등으로 분류된 동시가 총 49편 들어 있다. 언뜻 보아도 대부분의 시들이 자연과 관련을 맺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자연과의 교감은 시의 원래 모습이자 시인이 몽상하고 갈망하는 고향이다. 시인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조화된 존재로서 살아가는 것을 이상적 삶으로 생각하며, 그 모습을 표현하려 노력한다.
나무가 쓴 일기다
나무도
나처럼
미뤄 두었다가
쓰나 보다
일 년 치씩
한꺼번에 써 놓은 걸 보면?
비밀은
나무도 참
많은가 보다
누가 볼까 봐
나처럼 꼭꼭
숨겨놓은 걸?보면
-「나이테」 전문
이 시에서 화자는 자신을 나무와 동일시하고 있다. 나무도 나처럼 비밀이 많다. “누가 볼까 봐/나처럼 꼭꼭” 비밀을 숨겨두었다가 “일 년 치씩/ 한꺼번에” 써 놓는다. 그것이 나이테이다. 시인과 나무의 비밀 이야기는 나이테로 몸속 깊은 곳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것은 동그랗게 그려진 채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
나이테는 의식 세계가 결코 미치지 못하는 영역으로 무의식의 세계이다.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존재로 생활 속에 깃들어 있지만 밖에서는 물론 알 수 없고, 스스로도 잊고 지낼 때가 많다. 독자들이 이 시를 읽고 공감한다면 아마도 그 가슴속에 나이테를 숨겨 놓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현대인 모두는 소외되어 있으며,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한다. 서로에 대해 진솔하고 솔직한 교류가 이루어져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요즘 어린이들은 이것저것 할 것이 너무 많아 힘들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비밀 일기장이 한 권쯤 모두에게 숨겨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나무의 나이테를 나의 비밀 일기장처럼 여길 수 있다면, 어린이들은 자연과의 교감을 이룰 것이며, 성숙한 자연의 모습을 배우게 될 것이다.
문근영 시인은 이처럼 삶의 가치를 자연 속에서 찾고 있다. 시인의 대부분의 시들은 자아를 발견해낼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되고 있다.
작가 소개
1963년 대구에서 태어났으며 효성여자대학교를 졸업했다. 2015년 『열린시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2016년 눈높이 아동문학상에 동시 『눈꺼풀』 외 15편이, 2017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나무』가 당선되었다. 2018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과 금샘 문학상을 받았으며, 2019년 제1회 목일신아동문학상에 당선되었다. 그동안 펴낸 시집으로 『안개 해부학』 , 『그대 강가에 설 때』, 동시집으로 『연못 유치원』이 있다.
목 차
시인의 말
제 1 부 자연과 관찰 이야 기
보름달 | 어깨너머 학교 | 달팽이 | 잠자리 | 촛불 | 8자 | 물구나무 | 빨래집게
초승달 | 반짇고리
제 2 부 과일과 채소 이야기
딸기 | 개구리참외 | 귤 | 오이 | 참외 | 감꼭지 | 박수와 수박 | 석류나무야
호박 덩굴
제 3 부 꽃과 나무 이야기
나무 | 연잎 | 연밥 | 담쟁이 | 산나리 | 화살나무 | 나이테 | 붓꽃
살구나무 연립 | 가시연꽃
제 4 부 돌, 물, 바람, 바다 이야기
바람에게 | 돌탑 | 수평선 | 물고기 화석 | 바람개비 | 바다 오케스트라
해돋이 | 데칼코마니 | 이슬 | 빈 독
제 5 부 생활 속 이야기
올라가는 집 | 우리 할머니 | 횡단보도 | 눈꺼풀 | 단체 사진 | 앗! 이럴 수가 | 주전자
2월이 짧은 이유 | 요술 냄비 | 덤
감상을 돕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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