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옛사람들은 산을 ‘살아있는 용’, ‘어머니’, ‘흙을 돋우고 나무를 심어서 우리를 이어주는 존재’ 로 여겨 귀하게 대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산을 ‘돈이 되는 자원’, ‘마음껏 써도 되는 물과 공기를 생산하는 기계’, ‘도로를 내는데 방해가 되는 존재’로 여기며 거칠게 파내고 뚫고 해친다.
늘 자연과 가까이 있고, 그 일부이기도 하지만 자주 그 사실을 잊고 지내는 우리는 도시 곳곳에 고층건물을 짓고 산을 파헤치는 동안 자연의 비명은 듣지 못하고 자연의 고통에도 무감각해지고 있다. 모든 걸 돈과 효율의 관점으로만 바라보게 되면서 정작 우리의 생명과 삶의 터전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는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을 쓴 저자 박경효의 본업은 화가다. 하지만 세상에 건네고 싶은 이야기들을 때로는 동화의 형식으로 건네고 있는데 첫 번째 책으로 펴낸『입이 똥꼬에게』로 비룡소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작가는 환경의 날에 맞춰 펴내는 이번 그림책을 통해 환경과 생태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산에 큰 구멍을 뚫으면서도 무너지는 산의 아픔을 느끼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한다. 오직 얼마나 많은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우리들의 민낯은 대표적으로 20여 년 전 천성산 터널공사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당시 생태계 파괴에 반대하며 단식 농성까지 했던 지율 스님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창작한 이야기에 23점의 작품을 더한 이 그림책은 각 작품이 가진 거친 색감과 터치가 작가의 외침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실 이 책은 『입이 똥꼬에게』가 출간되기 전에 구상하고 얼개를 잡았던 작품입니다. 세월이 흐르고 그동안 조금이나마 상황이 나아지기를 희망했지만 그 문제의식은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위에 맛깔스럽게 찍어 먹을 장을 몇 점 첨가하여 여러분 앞에 내놓습니다. 거칠지만 건강한 먹거리처럼 앞으로도 더 다양한 주제로 좋은 그림책을 만들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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