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서로 먹고 먹히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의 섭리인 먹이 사슬에 대해 배워요
여러분은 파리를 먹어 본 적이 있나요?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요? 그림책 《파란 파리를 먹었어》를 보면 아마 이 질문을 왜 했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책 속에 나오는 파란 파리는 식사를 마친 뒤 숲속을 날아다닙니다. 그러다 그만 개구리에게 잡아먹히고 말지요. 그러고는 곧 뱀이 나타나 개구리를 잡아먹습니다. 또 조금 있다가는 까마귀가 나타나 뱀을 잡아먹고, 또 다른 동물이 나타나 까마귀를 잡아먹지요. 먹고 먹히는 관계는 사냥꾼에게까지 이어집니다. 사냥꾼은 동물을 먹고 난 뒤에 똥을 누는데요, 그러자 어디선가 파리 한 마리가 날아와 사냥꾼의 똥을 맛있게 먹지요. 자, 그렇다면 사냥꾼은 파리를 먹은 걸까요, 아닐까요? 우리는 파리를 먹은 적이 있는 걸까요, 없는 걸까요?
《파란 파리를 먹었어》는 숲속 생물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통해 먹이 사슬 관계를 보여 주는 그림책입니다. 파리를 개구리가 잡아먹고, 개구리를 뱀이 잡아먹고, 뱀을 까마귀가 잡아먹는 것처럼 생물들 간의 먹이 관계가 사슬처럼 연결된 것을 ‘먹이 사슬’이라고 합니다. 지구 생태계는 서로 먹고 먹히는 먹이 사슬을 통해 평형을 이루고 건강하게 유지되지요. 개구리를 뱀이 잡아먹는 것을 보면 뱀이 나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건 먹이 사슬이라는 자연의 섭리일 뿐이에요. 《파란 파리를 먹었어》는 먹이 사슬을 통해 건강하게 순환하는 생태계를 보여 주는 책으로, 아이들은 이 책을 보면서 자연의 섭리를 자연스레 깨칠 것입니다.
책 속에서 파란 파리를 먹은 개구리는 점점 파랗게 물듭니다. 파랗게 변한 개구리를 먹은 뱀도, 파란 뱀을 먹은 까마귀와 다른 숲속 생물도, 그리고 생물들이 하는 말까지도 파랗게 물들어 가지요. 마치 커다란 대야에 물을 담아 파란색 물감을 한 방울 톡 떨어뜨리면 파란색이 물 전체로 퍼져 나가는 것처럼 말이지요. 자그마한 파리의 파란색이 숲속 전체로 퍼져 나가는 모습은 작은 생물이 지닌 영향력이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에게 미친다는 이치를 직관적으로 보여 줍니다. 아이들은 이러한 모습을 통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긴밀하게 연결된 존재라는 점을 깨달을 것입니다.
책 읽는 재미 가득한 이야기로 어휘력이 쑥쑥!
아름다운 그림과 고급스러운 세련미가 돋보이는 디자인으로 미적 감수성이 쑥쑥!
《파란 파리를 먹었어》 안에는 다양한 재미 요소가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개구리는 연잎에서 펄쩍 뛰어올랐어요.
개구리는 개굴개굴 울며 숲을 돌아다니다가 뱀 한 마리를 만났어요.
개구리는 뱀을 좋아하지 않지만, 뱀은 개구리를 아주 좋아한답니다.
뱀이 말했어요. “냠냠냠, 아주 맛있군. 개구리가 더 있나 좀 더 가 볼까?”
‘??는 △△를 좋아하지 않지만, △△는 ??를 아주 좋아하지요.’ ‘냠냠냠, 아주 맛있군. ??가 더 있나 좀 더 가 볼까?’ 같은 문장 형식이 장을 넘길 때마다 반복되면서 이야기와 소리의 리듬감을 만들어 냅니다. 또한 ‘펄쩍’ ‘개굴개굴’과 같은 의태어와 의성어가 풍부하여 이야기를 더욱 생동감 넘치게 하지요. 아이들은 문장을 듣고, 소리 내어 읽으면서 책 읽는 재미를 느끼고 어휘력을 늘려 갈 것입니다.
《파란 파리를 먹었어》가 들려주는 생태 이야기 속에는 또 다른 이야기도 숨어 있답니다.
까마귀는 여우를 좋아하지 않아요.
여우도 까마귀를 고깃덩어리만큼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까마귀가 고깃덩어리를 입에 물고 나무에 앉아 있다가 여우의 꾀에 넘어가서 결국 여우에게 고기를 빼앗기는 ‘여우와 까마귀’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지요. 작가는 이솝 우화와 그림 형제의 동화를 연상시키는 지점을 이야기 안에 절묘하게 녹여 내, 아이들이 먹이 사슬과 생태계의 순환 원리라는 조금은 낯선 주제를 흥미롭고 친숙하게 받아들이도록 힘썼습니다.
세련된 표지 색깔과 표지 가운데에 뚫린 구멍으로 보이는 그림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곤충은 먹지 않을 것 같은 동물의 기다란 주둥이와 파리가 마주하는 뜻밖의 만남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지요. 책을 펼쳐 하얀 바탕 위 검은 연필 선으로 세밀하게 그려 낸 숲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야기 속 주인공 생물들뿐만 아니라 풍뎅이, 무당벌레, 나비, 지렁이, 청솔모, 고슴도치 같은 수많은 숲속 생물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오밀조밀 숨어 있는 곤충과 동물을 숨은그림찾기 하듯 찾는 재미는 아이들에게 책 보는 시간을 더욱 즐겁고 알차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또한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 돋보이는 연필화, 먹이를 먹으면서 파랗게 물들어 가는 생물들의 모습과 함께 생물들의 대사 글씨도 파랗게 물들어 가는 설정 등의 섬세한 디자인은 아이들의 미적 감수성을 더욱 풍부하게 해 줄 것입니다.
자그마한 파란 파리 한 마리에게서 시작된 이야기 《파란 파리를 먹었어》는 아이들에게 자연에 대한 흥미와 책 읽는 즐거움을 전하는 더없이 소중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마티아스 프리망
프랑스 파리 교외에서 태어났습니다. 자연을 거닐고 그리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파리에 있는 국립 미술 대학교 에콜 데 보자르에서 미술을 공부했고, 지금은 어린이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림책 《작은 카멜레온의 질문》의 그림을 그렸고, 이 작품이 2015년 프랑스에서 열린 ‘부모님과 아기와 책’ 대회에서 상을 받으면서 작가는 이름을 널리 알렸습니다. 《파란 파리를 먹었어》는 작가가 쓰고 그린 첫 그림책입니다.
옮긴이 : 박나리
연세대학교에서 불문학과 국문학을 공부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했습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만들다가 지금은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지렁이가 세균 아저씨를 꿀꺽 삼키면》 《여기가 왜 아파요?》 《나는 [ ] 배웁니다》 《생체 모방》 《꿀벌과 거미를 지켜 줘》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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