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닫힌 마음과 잠든 집을 깨운 마법 같은 이야기
가족도 없이 홀로 지내는 라숀 씨.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집안 곳곳에 켜둔 전등을 끄며 지난 추억을 떠올립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 그리고 어린 시절 아이들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즐거움도 열정도 없는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라숀 씨에게 어느 날 밤 이웃집 소년이 찾아옵니다. 소년은 라숀 씨에게 며칠 휴가를 떠나게 되었다며 자기 대신 꽃 화분을 돌봐달라고 부탁한 뒤 가버립니다. 그런데 소년이 맡긴 화분이 마법처럼 라숀 씨 인생을 변화시키기 시작합니다.
《잠에서 깨어난 집》은 홀로 살아가는 고독한 라숀 씨가 이웃집 소년이 맡긴 화분을 돌보며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검은 흙에서 작고 여린 연두색 싹이 고개를 내미는 모습을 본 라숀 씨 일상이 활기차게 변해갑니다. 집 또한 변해갑니다. 어두침침하고 먼지 쌓인 집안이 밝고 상쾌해집니다. 생명을 키우는 일은 자신을 돌보는 일이기도 하며,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어야 기쁨이 찾아온다는 것을 아름답게 그린 책입니다.
슬프고 외롭고 무기력한 삶을 바꾸게 되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
우리 주위에는 가족과 떨어져 홀로 살아가는 어른들이 많습니다. 자식들은 커서 다른 곳으로 떠나고, 배우자는 어떤 이유로든 헤어지게 되어 오로지 홀로 지내는 사람들. 매일 저녁 아무도 맞아주지 않는 불 꺼진 집에 들어가 홀로 잠을 청하는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요?
《잠에서 깨어난 집》의 주인공 라숀 씨는 커다란 집에서 홀로 살아갑니다. 나이가 들어 뼈마디는 삐걱거리고 시력도 좋지 않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이 함께 살던 큰 집에서 라숀 씨는 무기력하고 열정도 희망도 없는 삶을 이어갑니다. 스스로도 돌보지 않고, 자신과 함께 낡아가는 집도 관리하지 않습니다. 오래 묵은 먼지 냄새, 햇빛도 통하지 않게 된 더러워진 유리창들, 화분에 담겨 말라 죽어가는 식물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니 할 생각도 못하며 유일하게 저녁이 되면 하는 일이란, 바로 추억이 깃든 식구들의 방과 부엌에 불을 켜놓는 일.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집안 곳곳에 켜둔 불을 끄며 좋았던 시절을 떠올리는 일. 그런 라숀 씨에게 어느 날 밤, 이웃집 소년이 찾아오며 라숀 씨 삶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돌봐야 할 대상이 생기는 순간 스스로를 돌보게 된다!
이웃 소년은 갑자기 떠나게 된 가족 휴가 때문에 자신이 키우는 꽃화분을 맡기려고 라숀 씨를 찾아옵니다. 아직은 아무것도 올라오지 않은 상태이지만 매일 물을 줘야 한다며 화분을 건네고는 뛰어가서 차를 타고 떠나 버립니다.
무엇인가를 돌보는 일을 언제 해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라숀 씨에게, 키우던 고양이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집을 나가버린 라숀 씨에게 돌봐야 할 화분이 생긴 것입니다. 황당하고 짜증나는 상황에서 라숀 씨는 잠자리에 들었다가 다시 내려와 화분에 물을 주고 다시 잠을 청합니다.
다음날 아침, 이상하게 라숀 씨는 잠에서 깨어 기분이 좋습니다. 커피를 마시며 식탁에 놓은 화분을 향해 소리 내어 이야기를 합니다. 내가 원하진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당분간 그곳에 있어도 된다고, 정말 오랜만에 자신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며 화분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화분에서 무언가가 보입니다. 싹이 터서 살짝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자신을 돌보는 삶이라야 그리움과 추억도 아름답게 솟아난다!
살아 있는 싹, 생명이 움트는 모습을 본 라숀 씨 마음에 활기가 돕니다. 갑자기 집안 곳곳이 눈에 들어오고 쾌쾌한 집안 냄새를 맡으며 대청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은 싹에겐 물도 필요하지만 맑은 공기와 투명한 햇살도 필요한 법이니까요. 삐걱거리는 관절도 잊고 온통 청소에 신경 쓰며 하루를 보냅니다. 그날 라숀 씨는 죽은 아내에게 하던 밤 인사도 잊고 잠자리에 눕자마자 잠이 듭니다. 다음 날도 라숀 씨는 청소를 계속 합니다. 이젠 깨끗해진 유리창으로 햇빛도 밝게 비칩니다. 집이 바뀌어가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집을 나갔던 고양이도 라숀 씨에게 돌아와서는 이상하다는 듯 바라봅니다.
그렇게 매일매일 집이 새로워지고 라숀 씨 자신도 밝게 바뀌어가는 동안 화분의 싹은 어느 새 자라나 꽃봉오리를 맺었습니다. 꽃봉오리 작은 틈새로 붉은 꽃잎이 살짝 보입니다. 라숀 씨는 바로 어떤 꽃인지 알아봅니다. 바로 자기 아내가 좋아했던 붉은 양귀비꽃입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좋아했던 꽃을 소년이 맡긴 화분에서 보게 된 라숀 씨 눈에서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어쩌면 아내가 소년을 통해 라숀 씨에게 인사를 건넨 것인지도 모르지요.
마음을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
그날 소년은 드디어 여행에서 돌아와 라숀 씨를 찾아옵니다. 라숀 씨는 양귀비꽃이 핀 화분을 건네줍니다. 예전 같으면 거절했을 이웃의 와인 파티 초대도 즐거운 마음으로 응합니다. 라숀 씨는 소년의 손을 잡고 이웃집으로 향합니다. 그 뒤를 고양이 세바스티안이 꼬리를 곧게 세우고 따릅니다. 이제 라숀 씨는 자신이 나이 든 노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저씨도 노인도 아닌, 건강한 라숀 씨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마틴 비드마르크
1961년 스웨덴에서 태어났습니다. 작가가 되기 전에는 초등학교 교사로 또 이주민을 위한 스웨덴어 교사로 일했습니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70권에 달하는 책을 썼습니다. 대표작은 2002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28권이 나온, 텔레비전 드라마와 영화로도 만들어진 어린이 추리소설 시리즈 《라세마야 탐정사무소(LasseMajas Detektivbyra)》입니다. 비드마르크의 책들은 30여 개 언어로 번역이 되었으며, 스웨덴에서만 약 700만 부가 팔렸습니다.
그린이 : 에밀리아 지우바크
1982년 폴란드에서 태어났습니다. 포즈난미술대학에서 공부한 후 폴란드와 스웨덴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발간한 그림책과 아동 청소년 도서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옮긴이 : 이유진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학과와 스웨덴 스톡홀름대학교 문화미학과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문학작품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그다음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누가 토플을 달래 줄까요?》《위험한 여행》《무민 가족의 집에 온 악당》《혜성이 다가온다》《마법사가 잃어버린 모자》《보이지 않는 아이 : 아홉 가지 무민 골짜기 이야기》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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