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책의 앞과 뒤에서 시작해 가운데에서 만나는 두 개의 이야기!
대한민국 서울, 베트남 다낭
두 대표 도시에 사는 낯선 두 아이의 하루.
얼굴도 환경도 다르지만 우리들, 마음은 어딘지 닮은 것 같아.
오늘도 엄마와 함께 학교 가는 길.
그런데 사람들은 모두 우릴 보고 수군댑니다.
생김새가 다른 건, 틀린 게 아니잖아요?
엄마에게 말할 거예요. 내일은 학교에 가기 정말 싫다고!
어느 날 공원을 산책하다가 우연히 한 아이를 보고 만든 책입니다. 또래 아이들이 모두 등교 시간에 맞춰 걸음을 재촉하는데, 유독 그 아이만 땅에다 신발코를 부딪히며 겨우겨우 한 걸음씩 떼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얼굴 생김새가 여느 아이들과 달랐습니다.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동남 아시아계’ 다문화 가정의 아이였지요. 상투적인 동정심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마음이 안쓰러웠습니다. 물론 아이의 고민은 그저 생김새의 차이만으로 섣불리 단정 지어진 ‘차별’이라는 화두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성적, 싸움, 아니면 그냥 이도저도 아닌 피곤함처럼 또래 아이들과 큰 차이 없는 일상의 문제에 마음을 쓰는 것일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하필 그 시간에 맞닥뜨린 그 아이를 통해 아주 부드럽게 모두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한 번쯤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굳이 '다문화'라는 카테고리에 고정시키지 않은 채, 어느 한 곳에 물리적으로는 완전히 섞이지 못하는 아이들의 마음에 대해 하루 어치 쯤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을 완성하고자 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베트남 혼혈인 아이와 다낭에 사는 한국 혼혈인 아이. 또 다른 나라, 다른 도시에 있는 서로 다르지만 또 닮은 두 아이. 수많은 아이들은 비슷하게 생긴 하늘과 하나로 합쳐진 드넓은 바다를 보며 똑같이 꿈을 꾸며 오늘도 살아갑니다. 겉으로 보이는 다른 점보다 마음으로 공감하는 닮은 점을 찾아낸 그 순간, 마치 소풍에서 보물찾기의 쪽지를 발견한 것 같은 감동을 느끼게 되겠지요. 그리고 어느새 이렇게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 것입니다.
‘어서 내일이 와서 또 학교에 가고 싶어!’
-기획자의 말 중에서-
사람들이 아련히 머무르는 감성 웹툰 <헬로 사이공>의 작가, ㅎㅂㅆ
두 도시의 어색한 풍경에 점차 물들어 서로 닮아가는 아이들,
그 평범하지만 잊지 못할 하루를 그려내다.
베트남에서 사는 동안, 작가는 낯선 문화와 낯선 감정을 느꼈습니다. 먹는 것, 사는 곳, 타는 것, 심지어 쉬는 모습과 방법들까지 지금껏 서울 사람으로 살아온 지난날과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는 일이 좀 어렵긴 했지만, 화나는 건 아니었습니다. 왜냐면 그것은 ‘알지 못했던 다른 삶’이지, ‘알 필요 없는 틀린 삶’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문화’라고 우리가 일컫는 진지하고 다소 무겁기도 한 주제는 실은 눈을 떠서 눈을 감기까지의 하루가 아주 조금씩 다르게 생겼다는 단순한 뜻에서 출발합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부엌에서 밥 냄새가 나는지, 아니면 펜케잌과 시럽 냄새가 나는지 또 학교에 갈 때 스쿨 버스를 타는지 부모님이 태워주는 오토바이 뒤에 타는지, 이처럼 아주 일상적이고 당연한 모습들의 차이를 새롭게 배우며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개념입니다.
작가가 한국에서 건물을 설계하고 그림을 그렸던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 사람들이 이용할 공간을 그려내는 일을 맡았던 것처럼, 다른 문화권에서 서로 다르게 살아왔어도 공통적으로 나누고 도울 수 있는 삶의 모습들이 존재합니다. 서울의 한강에서도, 같은 이름을 지닌 다낭의 한강에서도 고된 하루의 기억을 흘려보내고 신선한 강바람을 들이마실 수 있듯이 말입니다. 서울에 사는 베트남 혼혈인 아이와 다낭에 사는 한국 혼혈인 아이 역시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있든 서로 닮은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공감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닮아가는 하루하루에서 더 많은, 더 다양한 모습들과 공감을 이어 나가는 것, 그것이 다름 아닌 ‘다문화’ 그 자체이겠지요.
작가 소개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하며 사람들을 품을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제는 그림 안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품기 위해 살고 있습니다.
작품으로는 웹툰 <헬로 사이공>, <너의 행성 B126으로>가 있습니다.
<두 도시 아이 이야기>는 쓰고 그린 첫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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