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의 에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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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다와다 요코
출판사항현대문학, 발행일:2020/06/30
형태사항p.437 46판:20
매장위치문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72759737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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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21세기 카프카’ 다와다 요코의 새로운 대표작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유랑하는 북극곰 삼대의 연대기

 

★ 2011년 제64회 노마문예상 수상작

★ 2016년 클라이스트상 수상작

★ 2017년 여성을 위한 워릭상 번역부문 수상작

 

인간 사회에 동화되어 살았고 인간들 사이에서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스타 북극곰 삼대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동물적 정체성을 찾고자 하며 삶을 향한 굳은 의지, 사랑과 예술에 대한 강한 욕망을 드러낸다.

 

언어와 언어 사이를 줄타기하며 인식의 세계를 항상 낯설게 하는 작가 다와다 요코의 『눈 속의 에튀드Etüden im Schnee』(2014)가 현대문학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일본에서 태어나 독일로 이주한 다와다는 일본어와 독일어 2개 언어를 사용하여 일본 문학과 독일 문학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혹은 어디에든 속하는 초국적이고 혼종적인 작품을 발표해 왔다. 이 소설은 일본어로 쓰였다가(2012년 『눈의 연습생』) 독일어로 쓰였는데(2014년 『눈 속의 에튀드』), 다와다 요코를 한국에 최초로 소개했던 독문학자 최윤영 교수가 독일어 판본을 우리말로 옮겼다.

이누이트의 전통과 그리스 신화의 ‘칼리스토’, 단군신화의 ‘웅녀’에서 『아타 트롤』, 「곰 세 마리」, 『곰돌이 푸』, 『내 이름은 패딩턴』, 테디 베어에 이르기까지 곰은 수천 년 동안 인류 문화 속에서 다양하게 변주되어 왔다. 다와다는 이 새로운 소설 『눈 속의 에튀드』에서 인간에게 친숙한 동물인 곰을 전면에 내세웠는데, 전 세계적으로 ‘크누트 마니아 현상’을 일으켰던 독일 베를린 동물원의 유명한 아기 북극곰 크누트(2006~2011)로부터 실마리를 얻어, 여기에 그녀 특유의 상상력을 더하여 북극곰 삼대의 연대기를 탄생시켰다.

 

각각 익명의 북극곰-딸 곰 토스카-손자 곰 크누트의 이야기 세 장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장마다 화자가 교체되고 그에 따라 어조가 바뀌는 다양한 서술 층위를 가지고 있다. 제1장의 북극곰은 냉전 시대 소련에서 서커스단의 곡예사로 일하다가 자서전을 쓰게 되는 인물(동물)이다. 당시 소련의 많은 작가들이 그러했듯 이 북극곰 또한 망명의 길을 걷는다. 제2장에 등장하는 곰 토스카는 앞 장의 북극곰의 딸로, 발레리나의 꿈이 좌절되어 서커스단으로 옮겼다가 세계 순회공연까지 하게 된다. 독일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서커스의 흥망성쇠를 함께하는 인물(동물)이다. 제3장의 곰 크누트는 토스카의 아들로, 인간들로부터 모성애를 강요받던 토스카에게 버림받는데 이로 인해 오히려 인간들 사이에서 스타덤에 오르는 인물(동물)이다. 인간 사회 안에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진 곰은 동물원으로 내몰리고, 시대는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라는 새로운 역할을 곰에게 떠맡긴다.

『눈 속의 에튀드』에서 특기할 만한 부분은 동물 이야기라고 하면 으레 우화와 같이 인간 사회의 은유로 여기게 마련인데, 다와다는 이 지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인간의 시선이 아닌 동물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는 것이다. 즉 동물의 내면 깊숙이 파고들어, 인간의 입장에서 동물이 응당 그러하리라 짐작했던 바에 대해 자신들의 입장에서 직접 항변하고 있다. 그렇기에 삶을 자술하는 동물의 기록은 독특한 문학적 장치로서 기능하게 된다.

 

[…] 작가의 진정 새로운 착상은 곰에게 자서전을 쓰도록 하는 데 있으며 이로써 ‘곰 이야기를 쓴다’는 작업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차원을 보여 준다. 자서전自敍傳의 정의가 필리프 르죈이 주장하듯 자기가 자기 삶에 대해 쓴 글이라는 점, 또한 거기에 자서전의 진실과 약속이 담겨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작가는 자서전이라는 정의까지도 동물을 등장시켜 허구임을 드러내고 유희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의 곰은 이제까지 자기가 살아온 삶이 아니라 살아갈 미래를 글로 쓴다고 하지 않는가. 삶과 글의 관계는 이렇게 전도된다. […]

_ 428~429쪽, 「작품 해설」에서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어느 한 방향에서 부감하거나 고착화된 관점에 매몰되는 것을 거부해 왔던 다와다는 이번에도 능수능란하게 월경越境하면서 인간과 동물의 경계 혹은 한 인물과 다른 인물이 겪는 이야기의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곰의 언어로 역설적이게도 인간의 삶을 그림으로써, 낯익은 것을 낯설게 만들어 진면목을 마주하게 할 뿐만 아니라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이면까지 새롭게 들여다보게 한다.

창의적인 곡예와 철학적인 깊이가 담긴 『눈 속의 에튀드』는 다와다의 독보적인 상상의 세계를 보여 주는 동시에 이민자, 사회화, 동물 보호, 환경문제, 계급 등 우리 시대의 사회문제를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아울러 그녀 스스로가 이미 경험한 바 있는 정체성의 혼란과 예술을 향한 욕망, 사랑을 매우 섬세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문체로 그려 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다와다 요코

 

독일 베를린에 살면서 독일어와 일본어, 두 나라 말로 글을 쓰는 작가 다와다 요코는 1960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1982년 와세다 대학 제1문학부 러시아문학과를 졸업한 후 독일로 이주했다. 1990년 독일 함부르크 대학 대학원에서 독문학 석사 학위를, 2000년 스위스 취리히 대학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9년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홀로 독일로 건너갔던 열아홉 살의 경험은 삶의 지축을 뒤흔들었다. 기나긴 기차 여행 동안 물을 갈아 마시며 서서히 낯선 세계에 가까워진 그녀는 독일에 도착하여 전혀 알지 못했던 언어를 새로 익히면서 그때까지 알았던 세상과 사물을 송두리째 다시 보는 전율적인 체험을 하게 된다. 이 사건은 그녀로 하여금 ‘언어’ 자체에 천착하도록 했고, 언어가 지닌 ‘매체’로서의 불안한 혹은 불편한 속성은 다와다 문학의 일관된 주제가 되었다. 

다와다에 따르면 언어는 자아와 세계를 매개하는데, 평소에는 실감하지 못하다가 새로운 언어를 새로운 매개로서 사용할 때 비로소 우리가 이 언어(매개)를 통해 생각하고 발화해 왔음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머릿속에서 아무런 성찰의 과정 없이 흘러나오는 말들은 세계의 진면목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하므로, 그녀는 이에 안주하려는 인식의 자동화에 제동을 걸고 세상의 잊히고 버려진 또 다른 측면을 다른 방식으로 다르게 보고자 부단한 문학적 시도를 아끼지 않는다. 

장편소설로 『용의자의 야간열차』 『뜬구름 잡는 이야기』, 소설집으로 『개 사위 들이기』 『데이지 차의 경우』, 문학 에세이로 『부적』 등 다수의 작품이 있다. 

 

 

옮긴이 : 최윤영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다와다 요코에 관한 논문 「매체로서의 언어, 매체로서의 몸 - 요코 타와다의 『목욕탕』과 『벌거벗은 눈』을 중심으로」를 썼다.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독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한국 문화를 쓴다』, 『서양 문화를 쓴다』, 『문학과 문화학』(공저)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개인의 발견』, 『에다』(공역)가 있다.

목 차

『눈 속의 에튀드』에 부쳐

 

눈 속의 에튀드

 제1장 할머니의 진화론

 제2장 죽음의 키스

 제3장 북극의 추념

 

작품 해설

다와다 요코 작품 목록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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