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색깔이 물든다고요?
색깔이 빠져 버린다고요?
나와 다르면 가까이하기 어려워요. 겁이 나기도 해요.
변화에 대한 두려움, 다름에 대한 거부감, 다른 존재에 대한 차별을 넘어서요.
매일매일 달라지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하고 성장해요!
‘다름’과 ‘변화’에 대해 말하는 아름다운 그림책.
■ “저러다 괴물이 되면 어쩌지?”
너도, 나도 다 모두 같아야 안심이 되나요?
언제나 변함없이 한결같아야 마음이 편한가요?
변화는 두려워요. 달라지니까요.
나와 다른 사람도 겁나요. 어쩌면 괴물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변해도 언제나 ‘나’는 ‘나’예요.
산속에 사이좋은 네 형제가 살았어요.
색깔 안개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특별한 곳이었지요.
형제들은 날마다 안개 속에서 일했답니다.
보라색 안개 속에서는 첫째가 푸릇푸릇 보리를 키우고,
파란색 안개 속에서는 둘째가 텀벙텀벙 물고기를 잡고,
초록색 안개 속에서는 셋째가 무럭무럭 채소를 가꾸었어요.
빨간색 안개 속에서는 막내의 돼지가 쑥쑥 자랐지요.
막내한테서는 늘 돼지 똥 냄새가 폴폴 났답니다.
열심히 일하다 보면 다들 울긋불긋 안개 색으로 물이 들었어요.
첫째는 보라색으로, 둘째는 파란색으로, 셋째는 초록색으로, 막내는 빨간색으로요.
형제들은 매일 열심히 일하고 더 진해진 색을 자랑하며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냈어요.
그런 어느 날 저녁, 아주아주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가장 늦게 일을 끝낸 막내가 어떤 색으로도 물들지 않은 채 돌아온 거예요!
막내는 언제나 늘 한결같이 가을 단풍처럼 빨갰는데요.
말도 안 돼요! 도대체 무슨 일이죠?
■ 너와 내가 다르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내 안의 ‘괴물’을 들여다보며 ‘다름’에 대해 생각합니다.
늘 익숙한 막내의 색깔이 달라지자 형제들은 놀람과 걱정도 잠시 두려움에 휩싸여요. 달라졌다는 건 나와는 다른 사람, 여태 알던 사람이 아닌 사람, 어떤 속마음을 가진지 모르는 사람이란 이야기였으니까요. 그러니, 어떻게든 다시 물들여야 한다는 다짐은 너무 당연하지요. ‘괴물’이란 위협적인 표현을 불러온 바탕에는 마음 깊숙이 다른 존재에 대한 불안이 자리 잡고 있어요.
책을 덮고 가만 생각해 봐요. 책을 읽는 우리는 형들하고 다를까요?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 다르게 생긴 사람이 뭔가 불편하지는 않나요?
첫 장을 펼치면 면지에 정말 다양한 색상의 사람들이 죽 서 있어요. 알록달록 다른 색으로 제각각 자신의 존재를 뽐내면서요.
사실 서로 비슷한 모습에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아도 우리는 한 명 한 명 다 다른 개성적인 존재예요. 세상에 같은 사람은 있을 수 없어요. 그렇게 다른 사람이 서로 도우며 어울려 사는 것이 이 세상이지요. 서로 다른 존재임을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훨씬 편해지고 더 가까워지고 다툼은 줄어들 거예요. 달라서가 아니라 다르다고 거리를 두고 장벽을 쌓기 시작할 때 문제가 발생하니까요.
나와 다르다고 해서, 처음부터 달랐거나 중간에 달라지거나 관계없이, 억지로 동화시키거나 같아지려고 하지 말아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소중한 지혜와 평화로운 공존의 방법을 《색깔의 비밀》은 아주 자연스럽게 들려주어요.
■ 색이 있든 없든, 원래 색이 바뀌든 없어지든,
모두 한 가지 색이든 다다른 색이든 괜찮아요!
“혹시 은연중에 내가 원하는 대로 아이들이 변하길 바랐던 것은 아닐까요?
그 마음을 읽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변화하고 자라는 걸 망설이는 건 아닐까요?”
_차재혁, 최은영
가만가만 뒤를 쫓고 살금살금 따라가고 멀리서 지켜보던 어느 날, 첫째의 신비로운 보라색이 사르륵 빠져나가 버려요. 첫째도 달라지고 있어요, 막내처럼!
아이들은 시시각각 달라져요. 생각도 꿈도 몸도…… 새로운 환경, 낯선 변화에 대한 두려움 없이 그렇게 좀 전과 지금이, 어제와 오늘이 달라지고 차이가 생기면서 자라요.
하지만 어린이를 둘러싼 벽은 생각보다 견고해요. 어른들은 무난하지 않은, 정해진 선을 넘는 다른 생각과 행동에 대해 염려와 거부의 마음이 커, 은연중에 개입해서 방향을 틀려고 하지요. 이렇게 저렇게 원하는 방향으로 물을 들이려고 하고…… 조바심내며 빨리 자신만의 색을 가지라고 닦달하고…….
자연스러운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북돋아 주어 새로운 성장의 동력으로 삼을 때 아이는 또 다른 모습으로 점점 크게 자랄 수 있어요.
원래부터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변화의 가능성’은 있으며 각자의 성향에는 정답이 없지요. 색이 있든 없든, 원래 색이 바뀌든 없어지든, 모두 한 가지 색이든 다 다른 색이든 괜찮아요!
■ 색깔의 비밀, 우리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물이 들어요.
차재혁, 최은영 작가는 둘이서 한 사람처럼 같이 생각하고 함께 아이디어를 나누며 그 결과를 차재혁 작가는 글로, 최은영 작가는 그림으로 표현하는 부부 작가예요. 언제나 가슴속에 하고 싶은 다음 이야기가 기다리는 성실함으로 어린이의 생활과 상상을 꿰뚫는 사랑스러운 그림책과 동시에 현실과 호흡하는 주제 의식이 뚜렷한 그림책을 만들지요.
《색깔의 비밀》은 처음 작가로 출발할 때부터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오래오래 다듬어 내놓은 애정이 듬뿍 담긴 책이에요. 모던하고 심플한 작가의 요즘 스타일과는 달리 정성스러운 손 그림으로 하나하나 정겹게 이미지를 만들어 화면을 펼쳐 나가요. 특히 빨간 구름, 보라색 하늘, 파란 물처럼 강렬한 색감으로 시선을 사로잡으며, 친근하고 유머 있는 캐릭터로 주제를 더 쉽게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게 하지요.
색깔의 비밀은 뭘까요?
그 말에는 다름과 변화와 개성과 성장 등 여러 의미가 담겼지만, 또 하나 ‘물이 든다’는 아름다운 의미를 떠올릴 수 있어요. 초록 숲길을 걸으면 초록 물이 들고 때가 되면 열매가 붉게 물드는 것처럼, 가까이하거나 시간이 흐르면 서로 물이 들지요. 모든 사물이, 사람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하니까요.
서로를 물들인다는 것, 어쩜 ‘색깔의 비밀’은 부지불식간에 번지는 바로 이 아름다운 ‘스며듦’에 있을지도 몰라요.
작가 소개
둘이서 한 사람처럼, 함께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나누며 즐겁고 치열하게 한 권의 책을 같이 만듭니다.
그림책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공존하며 함께하는 세상을 꿈꿉니다.
《소복소복》, 《내 마음속에는》, 《엉뚱한 수리점》, 《사탕》, 《500원》 등 여러 작품이 사랑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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