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뚱뚱한 소녀로 살아간다는 것
옛날에도 사춘기에 이른 소년 소녀들이라면 누구나, 문득 자신의 외모에 불만을 갖는 순간을 맞았을 것이다. 나는 왜 이렇게 생겼나? 이래서야 어디 옆집 갑돌이(갑순이)가 나를 돌아봐 줄 것인가. 아, 대체 나는 무슨 저주를 받고 태어난 것일까. 어쩌면 부모님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반항심의 뿌리가 여기에 닿아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상황이 한층 더 심각하다. 바야흐로 외모 지상주의 사회가 아닌가 말이다. 적어도 뚱뚱하고 못난 평범한 소녀가 ‘소녀시대’와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야 한다는 건 정말 가혹한 일이다.
『엘리스 월드』의 열여섯 살 소녀 장은새가 3년째 자발적 왕따로 살아가는 이유도 결국은 뚱뚱하기 때문이다. 친한 친구에게서 ‘돼지’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 아이라면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은새는 누군가에게 다시 배신을 당하느니 혼자 지내는 편을 택한 것. 하긴, 아빠한테도 시시때때로 “넌 돼지니까”란 말을 듣는 처지에 누굴 원망할까. 은새는 커다란 몸을 잔뜩 움츠리고 그저 아무에게도 눈에 띄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유효했다. 은새의 삶 속으로 신혜나와 엘리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예쁘고 공부 잘하고 인기 많은, 38㎏의 몸무게를 자랑하는 혜나가 어느 날 갑자기 은새에게 다가오더니 다른 아이들 모르게 은근히 괴롭힌다. 도대체 왜? 혜나가 자신을 못살게 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어 혼란스러운 은새.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때마침 전학 온 명자 때문에 숨통이 트인다. ‘진정한 날라리’를 꿈꾸는 괴짜 소녀 명자는 자신을 ‘엘리’라고 불러 달라 부탁하고, 은새와 엘리는 차츰 마음을 터놓고 지내게 된다. 친구란 과연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이제 은새는 사이가 나쁜 엄마 아빠에 대한 걱정도, 혜나에 대한 껄끄러움도 엘리 덕분에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어느 날, 엘리는 예고도 없이 가출을 하고 은새는 다시 혼자가 된다. 남은 건 엘리가 운영하던 사이버 카페 ‘엘리스 월드’뿐.
그곳에 가면 나는 내가 아니다-웰컴 투 엘리스 월드!
현실세계에서 기를 못 펴는 사람들에게 사이버 공간은 그야말로 기회의 땅이다. 완전히 처음부터, 새롭게, 기존의 나와 다른 모습으로 누군가와 멋진 관계를 맺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공통의 관심사로 만난 익명의 사람들은 서로에게 호의적이고 예의바르며 ‘쿨’하다. 은새가 엘리 대...옛날에도 사춘기에 이른 소년 소녀들이라면 누구나, 문득 자신의 외모에 불만을 갖는 순간을 맞았을 것이다. 나는 왜 이렇게 생겼나? 이래서야 어디 옆집 갑돌이(갑순이)가 나를 돌아봐 줄 것인가. 아, 대체 나는 무슨 저주를 받고 태어난 것일까. 어쩌면 부모님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반항심의 뿌리가 여기에 닿아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상황이 한층 더 심각하다. 바야흐로 외모 지상주의 사회가 아닌가 말이다. 적어도 뚱뚱하고 못난 평범한 소녀가 ‘소녀시대’와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야 한다는 건 정말 가혹한 일이다.
『엘리스 월드』의 열여섯 살 소녀 장은새가 3년째 자발적 왕따로 살아가는 이유도 결국은 뚱뚱하기 때문이다. 친한 친구에게서 ‘돼지’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 아이라면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은새는 누군가에게 다시 배신을 당하느니 혼자 지내는 편을 택한 것. 하긴, 아빠한테도 시시때때로 “넌 돼지니까”란 말을 듣는 처지에 누굴 원망할까. 은새는 커다란 몸을 잔뜩 움츠리고 그저 아무에게도 눈에 띄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유효했다. 은새의 삶 속으로 신혜나와 엘리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예쁘고 공부 잘하고 인기 많은, 38㎏의 몸무게를 자랑하는 혜나가 어느 날 갑자기 은새에게 다가오더니 다른 아이들 모르게 은근히 괴롭힌다. 도대체 왜? 혜나가 자신을 못살게 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어 혼란스러운 은새.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때마침 전학 온 명자 때문에 숨통이 트인다. ‘진정한 날라리’를 꿈꾸는 괴짜 소녀 명자는 자신을 ‘엘리’라고 불러 달라 부탁하고, 은새와 엘리는 차츰 마음을 터놓고 지내게 된다. 친구란 과연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이제 은새는 사이가 나쁜 엄마 아빠에 대한 걱정도, 혜나에 대한 껄끄러움도 엘리 덕분에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어느 날, 엘리는 예고도 없이 가출을 하고 은새는 다시 혼자가 된다. 남은 건 엘리가 운영하던 사이버 카페 ‘엘리스 월드’뿐.
그곳에 가면 나는 내가 아니다-웰컴 투 엘리스 월드!
현실세계에서 기를 못 펴는 사람들에게 사이버 공간은 그야말로 기회의 땅이다. 완전히 처음부터, 새롭게, 기존의 나와 다른 모습으로 누군가와 멋진 관계를 맺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공통의 관심사로 만난 익명의 사람들은 서로에게 호의적이고 예의바르며 ‘쿨’하다. 은새가 엘리 대신 ‘엘리스 월드’의 주인장으로 활동하며 새로운 에너지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회원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힘입어 과하게 자신감을 발산하다 못해 급기야 스스로에 대해 거짓 정보를 올리는 은새. 은새는 그곳에서 예쁘고 공부 잘하고 몸무게도 적게 나가고 근사한 남자친구도 있는 엘리가 된다. 뭐 어떠랴, 엘리스 월드는 사이버 공간일 뿐인데. 하지만 같은 반 친구가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은새는 천하의 몹쓸 거짓말쟁이 엘리가 되고 만다. 그러니 어쩌랴, 무단결석이라도 감행하는 수밖에.
누구든 다른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는 것은 폭력적이다. 겉모습이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닐 테니까. 그런데 알고 보면 세상일도 그와 같아서 겉모습과 전혀 다른 내막이 드러나는 일이 무척이나 많다. 지방 근무 때문에 따로 떨어져 사는 은새 아빠는 밴드에서 베이스를 연주하고 있었고(가족도 모르게 꿈을 좇는 아빠의 모습에는 찡한 구석이 있다), 엄마의 죽음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한 엘리는 아빠의 학대를 묵묵히 참아왔으나 아빠 역시 슬픔에 빠져 있었던 것이고, 혜나가 은새에게 못되게 군 것은 혜나 자신이 몹쓸 소문의 주인공으로 궁지에 몰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늘상 퉁퉁거리는 은새 아빠나 엘리를 외면하는 엘리 아빠, 못된 짓을 일삼는 혜나를 똑바로 이해하려면 겉과 속을 두루 살펴봐야 한다. 관계란 원래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것이고, 혜나에 대한 소문이 점차 해괴망측한 방향으로 나아갔던 것처럼 여차 하는 순간 악화일로에 접어들게 되니까.
『엘리스 월드』는 사이버 괴롭힘을 비롯한 왕따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한편, 은새네 학교에 퍼져 있는 망측한 소문의 진실을 밝혀내는 데 일정 부분을 할애한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누군가로부터 외면을 당하거나 욕설을 듣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게다가 모든 일이 원만히 해결된 다음에도 원상복귀란 가능하지 않다. 바람에 흩어진 깃털을 주워 담을 수 없듯이 한번 내뱉은 말은 다시 삼킬 수 없는 것이고, 누군가에게 가해진 폭력 역시 없었던 일로 하기는 어려운 일인 것이다. 그나마 그 와중에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면, 고통 한가운데서 삶의 맨얼굴을 잠깐이라도 볼 수 있다면, 그리하여 앞으로는 좀 더 쉽게 고통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갖게 �다면 그것이 위안이 될 수 있을 터.
그런 의미에서 은새가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중3으로 설정되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어느 한 시기를 끝내고 다른 시기로 접어들어야 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무균실이 아니라 온갖 질병을 이겨낼 수 있는 면역체계일 테니까. 친구도 없이 외롭게 3년을 보냈던 뚱뚱한 소녀 은새. 하지만 이제 은새는 다음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무엇을 챙겨야 할지 꼼꼼히 체크해 볼 줄 아는 현명한 소녀다. 그리고 모든 어른들이 동의하다시피, 예쁜 얼굴보다는 현명함이 인생살이에는 도움이 되는 법이다. 그러니 부디, ‘엘리스 월드’를 통과하는 모든 소년, 소녀들이 현명함과 자신감을 갖게 되기를!
▣ 작가 소개
저 : 선자은
중학생 때 갑자기 동화를 쓰고는 ''나는 평생 글을 쓰며 살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지금은 이야기 사냥꾼이 되어서 어딘가에 꽁꽁 숨어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이야기들을 찾아 열심히 상상의 숲을 누비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영원한 황금 지킴이 그리핀』『잘하면 살판』 『세상을 구한 활』이 있고, 동화집 『달려라 바퀴』에 단편 ''고물성을 지켜라''를 실었다. 어린이동산 공모전에서 중편동화 ''안녕, 방상시''로 상을 받았다.
▣ 주요 목차
1. 소문이 퍼지다
2. 분홍색 시폰 원피스
3. 스토커
4. 내 몸을 왜 남이 검사해?
5. 날라리란 무엇인가
6. 엄마 친구 아들
7. 비극은 현실에서도 일어나기 마련
8. 고양이 꼬리를 잘라라
9. 나는 엘리다
10. 엘리, 남자친구를 사귀다
11. 확, 여우목도리를 만들어 버려
12. 내 영혼의 무게라도 줄일 수 있다면
13. 나는 날라리
14. 월요일의 밴드
15. 당신은 가짜야
16. 두드리다가 두드리다
17. 엘리 여행기
18. 내가 모르는 일
19. 다음 여행을 위해
작가의 말
뚱뚱한 소녀로 살아간다는 것
옛날에도 사춘기에 이른 소년 소녀들이라면 누구나, 문득 자신의 외모에 불만을 갖는 순간을 맞았을 것이다. 나는 왜 이렇게 생겼나? 이래서야 어디 옆집 갑돌이(갑순이)가 나를 돌아봐 줄 것인가. 아, 대체 나는 무슨 저주를 받고 태어난 것일까. 어쩌면 부모님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반항심의 뿌리가 여기에 닿아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상황이 한층 더 심각하다. 바야흐로 외모 지상주의 사회가 아닌가 말이다. 적어도 뚱뚱하고 못난 평범한 소녀가 ‘소녀시대’와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야 한다는 건 정말 가혹한 일이다.
『엘리스 월드』의 열여섯 살 소녀 장은새가 3년째 자발적 왕따로 살아가는 이유도 결국은 뚱뚱하기 때문이다. 친한 친구에게서 ‘돼지’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 아이라면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은새는 누군가에게 다시 배신을 당하느니 혼자 지내는 편을 택한 것. 하긴, 아빠한테도 시시때때로 “넌 돼지니까”란 말을 듣는 처지에 누굴 원망할까. 은새는 커다란 몸을 잔뜩 움츠리고 그저 아무에게도 눈에 띄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유효했다. 은새의 삶 속으로 신혜나와 엘리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예쁘고 공부 잘하고 인기 많은, 38㎏의 몸무게를 자랑하는 혜나가 어느 날 갑자기 은새에게 다가오더니 다른 아이들 모르게 은근히 괴롭힌다. 도대체 왜? 혜나가 자신을 못살게 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어 혼란스러운 은새.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때마침 전학 온 명자 때문에 숨통이 트인다. ‘진정한 날라리’를 꿈꾸는 괴짜 소녀 명자는 자신을 ‘엘리’라고 불러 달라 부탁하고, 은새와 엘리는 차츰 마음을 터놓고 지내게 된다. 친구란 과연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이제 은새는 사이가 나쁜 엄마 아빠에 대한 걱정도, 혜나에 대한 껄끄러움도 엘리 덕분에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어느 날, 엘리는 예고도 없이 가출을 하고 은새는 다시 혼자가 된다. 남은 건 엘리가 운영하던 사이버 카페 ‘엘리스 월드’뿐.
그곳에 가면 나는 내가 아니다-웰컴 투 엘리스 월드!
현실세계에서 기를 못 펴는 사람들에게 사이버 공간은 그야말로 기회의 땅이다. 완전히 처음부터, 새롭게, 기존의 나와 다른 모습으로 누군가와 멋진 관계를 맺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공통의 관심사로 만난 익명의 사람들은 서로에게 호의적이고 예의바르며 ‘쿨’하다. 은새가 엘리 대...옛날에도 사춘기에 이른 소년 소녀들이라면 누구나, 문득 자신의 외모에 불만을 갖는 순간을 맞았을 것이다. 나는 왜 이렇게 생겼나? 이래서야 어디 옆집 갑돌이(갑순이)가 나를 돌아봐 줄 것인가. 아, 대체 나는 무슨 저주를 받고 태어난 것일까. 어쩌면 부모님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반항심의 뿌리가 여기에 닿아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상황이 한층 더 심각하다. 바야흐로 외모 지상주의 사회가 아닌가 말이다. 적어도 뚱뚱하고 못난 평범한 소녀가 ‘소녀시대’와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야 한다는 건 정말 가혹한 일이다.
『엘리스 월드』의 열여섯 살 소녀 장은새가 3년째 자발적 왕따로 살아가는 이유도 결국은 뚱뚱하기 때문이다. 친한 친구에게서 ‘돼지’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 아이라면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은새는 누군가에게 다시 배신을 당하느니 혼자 지내는 편을 택한 것. 하긴, 아빠한테도 시시때때로 “넌 돼지니까”란 말을 듣는 처지에 누굴 원망할까. 은새는 커다란 몸을 잔뜩 움츠리고 그저 아무에게도 눈에 띄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유효했다. 은새의 삶 속으로 신혜나와 엘리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예쁘고 공부 잘하고 인기 많은, 38㎏의 몸무게를 자랑하는 혜나가 어느 날 갑자기 은새에게 다가오더니 다른 아이들 모르게 은근히 괴롭힌다. 도대체 왜? 혜나가 자신을 못살게 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어 혼란스러운 은새.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때마침 전학 온 명자 때문에 숨통이 트인다. ‘진정한 날라리’를 꿈꾸는 괴짜 소녀 명자는 자신을 ‘엘리’라고 불러 달라 부탁하고, 은새와 엘리는 차츰 마음을 터놓고 지내게 된다. 친구란 과연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이제 은새는 사이가 나쁜 엄마 아빠에 대한 걱정도, 혜나에 대한 껄끄러움도 엘리 덕분에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어느 날, 엘리는 예고도 없이 가출을 하고 은새는 다시 혼자가 된다. 남은 건 엘리가 운영하던 사이버 카페 ‘엘리스 월드’뿐.
그곳에 가면 나는 내가 아니다-웰컴 투 엘리스 월드!
현실세계에서 기를 못 펴는 사람들에게 사이버 공간은 그야말로 기회의 땅이다. 완전히 처음부터, 새롭게, 기존의 나와 다른 모습으로 누군가와 멋진 관계를 맺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공통의 관심사로 만난 익명의 사람들은 서로에게 호의적이고 예의바르며 ‘쿨’하다. 은새가 엘리 대신 ‘엘리스 월드’의 주인장으로 활동하며 새로운 에너지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회원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힘입어 과하게 자신감을 발산하다 못해 급기야 스스로에 대해 거짓 정보를 올리는 은새. 은새는 그곳에서 예쁘고 공부 잘하고 몸무게도 적게 나가고 근사한 남자친구도 있는 엘리가 된다. 뭐 어떠랴, 엘리스 월드는 사이버 공간일 뿐인데. 하지만 같은 반 친구가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은새는 천하의 몹쓸 거짓말쟁이 엘리가 되고 만다. 그러니 어쩌랴, 무단결석이라도 감행하는 수밖에.
누구든 다른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는 것은 폭력적이다. 겉모습이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닐 테니까. 그런데 알고 보면 세상일도 그와 같아서 겉모습과 전혀 다른 내막이 드러나는 일이 무척이나 많다. 지방 근무 때문에 따로 떨어져 사는 은새 아빠는 밴드에서 베이스를 연주하고 있었고(가족도 모르게 꿈을 좇는 아빠의 모습에는 찡한 구석이 있다), 엄마의 죽음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한 엘리는 아빠의 학대를 묵묵히 참아왔으나 아빠 역시 슬픔에 빠져 있었던 것이고, 혜나가 은새에게 못되게 군 것은 혜나 자신이 몹쓸 소문의 주인공으로 궁지에 몰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늘상 퉁퉁거리는 은새 아빠나 엘리를 외면하는 엘리 아빠, 못된 짓을 일삼는 혜나를 똑바로 이해하려면 겉과 속을 두루 살펴봐야 한다. 관계란 원래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것이고, 혜나에 대한 소문이 점차 해괴망측한 방향으로 나아갔던 것처럼 여차 하는 순간 악화일로에 접어들게 되니까.
『엘리스 월드』는 사이버 괴롭힘을 비롯한 왕따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한편, 은새네 학교에 퍼져 있는 망측한 소문의 진실을 밝혀내는 데 일정 부분을 할애한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누군가로부터 외면을 당하거나 욕설을 듣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게다가 모든 일이 원만히 해결된 다음에도 원상복귀란 가능하지 않다. 바람에 흩어진 깃털을 주워 담을 수 없듯이 한번 내뱉은 말은 다시 삼킬 수 없는 것이고, 누군가에게 가해진 폭력 역시 없었던 일로 하기는 어려운 일인 것이다. 그나마 그 와중에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면, 고통 한가운데서 삶의 맨얼굴을 잠깐이라도 볼 수 있다면, 그리하여 앞으로는 좀 더 쉽게 고통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갖게 �다면 그것이 위안이 될 수 있을 터.
그런 의미에서 은새가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중3으로 설정되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어느 한 시기를 끝내고 다른 시기로 접어들어야 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무균실이 아니라 온갖 질병을 이겨낼 수 있는 면역체계일 테니까. 친구도 없이 외롭게 3년을 보냈던 뚱뚱한 소녀 은새. 하지만 이제 은새는 다음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무엇을 챙겨야 할지 꼼꼼히 체크해 볼 줄 아는 현명한 소녀다. 그리고 모든 어른들이 동의하다시피, 예쁜 얼굴보다는 현명함이 인생살이에는 도움이 되는 법이다. 그러니 부디, ‘엘리스 월드’를 통과하는 모든 소년, 소녀들이 현명함과 자신감을 갖게 되기를!
▣ 작가 소개
저 : 선자은
중학생 때 갑자기 동화를 쓰고는 ''나는 평생 글을 쓰며 살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지금은 이야기 사냥꾼이 되어서 어딘가에 꽁꽁 숨어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이야기들을 찾아 열심히 상상의 숲을 누비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영원한 황금 지킴이 그리핀』『잘하면 살판』 『세상을 구한 활』이 있고, 동화집 『달려라 바퀴』에 단편 ''고물성을 지켜라''를 실었다. 어린이동산 공모전에서 중편동화 ''안녕, 방상시''로 상을 받았다.
▣ 주요 목차
1. 소문이 퍼지다
2. 분홍색 시폰 원피스
3. 스토커
4. 내 몸을 왜 남이 검사해?
5. 날라리란 무엇인가
6. 엄마 친구 아들
7. 비극은 현실에서도 일어나기 마련
8. 고양이 꼬리를 잘라라
9. 나는 엘리다
10. 엘리, 남자친구를 사귀다
11. 확, 여우목도리를 만들어 버려
12. 내 영혼의 무게라도 줄일 수 있다면
13. 나는 날라리
14. 월요일의 밴드
15. 당신은 가짜야
16. 두드리다가 두드리다
17. 엘리 여행기
18. 내가 모르는 일
19. 다음 여행을 위해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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