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탐욕으로 망가진 시장,
본모습을 되찾는 방법은 무엇인가?
코로나 이후 경제 위기에 소환된 공생의 경제학
동양의 애덤 스미스, 에도 시대의 피터 드러커라 불리는 일본의 사상가 이시다 바이간은 올바른 시장경제의 작동 원리로 ‘경제를 뒷받침하는 도덕’을 이야기했다. 당시 그는 마땅히 공감 받는 올바른 상행위가 이루어지는 환경, 정당한 이익을 추구하는 도덕적 경제주체들의 활약이 공생의 경제 질서를 만들고, 지속가능한 부를 창출한다고 주장해 선진적인 자본주의의 밑바탕을 마련했다. 이 책은 시대를 앞서간 이시다 바이간의 통찰을 살펴보며 오늘날 장기불황시대를 이기고, 망가진 시장을 바로잡는 데 필요한 혜안을 전해준다.
“도덕 없이는 시장도 없다”
시대를 앞서간 통찰, 이시다 바이간이 알려주는 ‘정의로운 시장’의 조건
지금까지 우리는 철저하게 성장의 크기, 성과의 양만으로 경제 주체로서의 기업과 개인을 평가해왔다. 이러한 도덕 없는 비즈니스는 기업과 시장 시스템을 망쳐버렸고,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착한 기업, 지속가능한 성장이 주목받고 있다. 도덕성. 이는 18세기 경제학의 아버지인 애덤 스미스가 주장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기 위한 기본 전제임은 물론, 에도 시대 일본 자본주의의 튼튼한 토양을 만든 이시다 바이간의 통찰이기도 하다. 이 오래된, 하지만 실천되지 못한 진리가 세상에 뿌리내리기 위해 지금, 우리가 실천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일본 자본주의의 원류’라 일컬어지는 이시다 바이간은 그가 창시한 석문심학을 통해 ‘인간 본성 개념으로 파악한 시장의 원리’를 설명했다. 그는 “상업에 관한 올바른 지식을 갖추지 못한 자는 자기 이익을 한없이 추구하다가 결과적으로 가게를 망하게 한다”고 말하며 ‘근면’, ‘검약’, ‘정직’을 강조했다. 이는 오늘날 경제주체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개인과 기업에게 필요한 강력한 메시지로 윤리와 도덕성을 상실한 채 탐욕과 약탈만이 난무하는 시장을 바로잡을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이타주의적 상도에서 밝혀낸 부의 원칙
(1) 고객은 정직하지 않은 상인에게 공감하지 않는다.
(2) 인생관과 일의 가치를 일치시켜라.
(3)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의무이자 본성이다.
(4) 자본의 논리와 조화를 이루는 도덕관을 확립하라.
(5) 부의 원천은 노동이며 부의 주인은 천하 만민이다.
상업의 본질을 통해 규명한 일과 인생의 의미
이시다 바이간은 상업이 멸시받던 시대에도 “세상의 재산을 유통하고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상업은 자연스러운 일, 즉 자연의 섭리이며 올바른 상행위에 의해 재산이 산처럼 불어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상업의 본질을 높이 평가했다. 이러한 그의 이론은 시장과 국부에 관한 설명이 되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내는 개인에게 ‘일과 인생’의 의미, 정직한 이익 추구의 당위를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타인의 성실함과 불성실함을 잘 살피고 있듯 타인도 나의 성실함, 불성실함을 항상 살피고 있다. 그러므로 내가 정직하면 주변 사람들에 의해 그 점이 드러나게 된다”, “상인의 일은 고객이 있어야만 성립된다, 고객에게 이롭고 자신에게도 이로운 일을 생각하라” 같은 지혜는 당시 일본 사회 전반에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끼쳤다. 특히 “환경을 탓하기 전,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라”, “내가 하는 일의 가치를 인생관과 일치시켜야 한다”는 가르침은 일의 의미를 알고 싶어 한 사람들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고 일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이들에게 마음의 문제를 푸는 있는 해답이 되어주었다. 이러한 이시다 바이간의 사상을 좇아 근면·정직한 노동자들이 크게 늘어난 에도 시대의 일본은 상업에 대한 철학적 기반을 다지며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보이지 않는 손’을 원하는가?
자본주의의 본모습을 되찾는 방법을 고찰하다
애덤 스미스가 시장을 움직이는 힘의 원리로 보이지 않는 손을 이야기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가 시장 참가자를 ‘도덕적인 사람들’로 한정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애덤 스미스는 자신의 묘비명을 ‘《도덕감정론》의 저자, 여기 잠들다’로 하길 원했을 정도로, 《국부론》에 앞서 나온 《도덕감정론》을 중시했다. 그는 경제주체들이 ‘법만 위반하지 않으면 돼’ 같은 생각보다 ‘타인의 시선으로 공감받을 수 있는 감정과 행동’을 우선시할 때 시장 시스템이 올바르게 유지되고, 경제가 안정된다고 강조했다.
이시다 바이간은 애덤 스미스보다 30년 앞서, 경제활동을 하는 인간의 마음은 무한 이기주의를 포기하고 인간 본성에 걸맞은 적절한 감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도덕론을 펼쳤다. 자신에게 엄격한 윤리관과 사회적 책임이 정직한 부를 창출하고, 경제주체의 존립을 보장한다는 메시지였다. 그간 우리는 이기심에 바탕을 둔 무한이윤추구, 무한경쟁에 몰두해 자본주의 체제가 본래 의도대로 작동하도록 인도하는 정신적·도덕적 가치를 무시해왔다. 그 결과 탐욕주의가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를 야기한 지금, 이시다 바이간의 통찰은 큰 기업과 작은 기업, 소비자 모두가 모두 잘 살 수 있는 공생의 경제 질서가 절실한 우리에게 시장의 본래 기능을 일깨우는 실용적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모리타 켄지
교토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교토대학 대학원 인간·환경학연구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오사카가쿠인대학 경제학부 교수다. 사회사상사를 가르치고 있으며 에도 시대 서민 문화와 사상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저서로는 《에도 생활의 안쪽》 《메이지 유신이라는 환상》 《석문심학과 근대》 《이시다 바이간》 《외국인이 본 에도 시대 말기와 메이지 시대의 일본》 등이 있다.
옮긴이 : 한원
경영학을 전공하고 1990년대 말부터 20여 년간 일본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 위기에도 불구하고 잘 유지되는 중소 제조기업들을 목격한 때부터 일본의 상인철학에 관심을 가졌다. 18세기 일본의 상인철학 창시자, 이시다 바이간에 주목해 한국 경제에 필요한 새로운 가치를 고민해보고자 이 책을 번역했다.
감수 : 이용택
일본어 전문번역가. 현재 출판번역 에이전시 글로하나와 협업해 경제경영, 과학, 인문 분야를 중심으로 작업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더 팀THE TEAM》 《주식회사는 왜 불평등을 낳았나》 《게임 경제학》 등 70여 권이 있다.
목 차
역자 서문
머리말
이 책의 핵심
제1장 지금, 왜 도덕적 기업을 말하는가?
끝을 알 수 없는 긴 경제불황
일본의 급성장 저력을 파헤치다
기술력이 있는 근면한 민중의 힘
근대화의 기반을 살피는 일
일본을 바꾼 석문심학의 창시자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모른다면
근면, 검약, 정직에 관하여
지속적인 경제 발전의 기반, 도덕력
제2장 도덕 없이는 시장도 없다: 이시다 바이간과 애덤 스미스
찰나의 머니 게임을 경계하라
시장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시장 참가 자격, 도덕성에 관하여
제멋대로 하는 행동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
상인에게 왜 도덕성이 필요한가?
인간 본성과 경제활
공공을 위하는 행위의 결과
제3장 상업은 정직에서 시작된다
이익을 추구하면 천한 것인가
지금, 상인의 길을 묻다
상업에도 공감이 필요하다
판매 이익의 근거는 예의다
바이간이 꿰뚫어본 시장 원리
이중 이익을 취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반드시 정직한 사람이 번성한다
제4장 검약은 개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소비와 검약, 어느 쪽이 맞을까?
소비를 위해 검약이 필요하다
사치란 무엇일까
세상을 위한 절약
검약으로 인간관계도 좋아진다
돈을 잘 쓰는 것도 검약이다
무작정 적게 쓰는 게 절약이 아니다
사욕에 기반을 둔 검약은 소용없다
검약 사상과 미의식의 관계
제5장 일과 인생의 의미
학문과 종교는 마음을 닦는 도구다
종교 활용법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안다는 것
도덕을 실천하는 자가 성인이다
일에 열중하게 만드는 힘
자신이 처한 상황을 직시하라
내가 처한 상황에서의 노력
제6장 위기 때 빛나는 자기경영
천재지변이 닥쳐도 일상생활을 지속하라
남을 도와야 살아나는 경제
모두의 문제를 내 것으로 받아들여라
일상적 검약의 지혜
결국, 사람중심 경영이 살아남는다
소비 욕망은 어떻게 생겨날까
환경을 탓하기 전, 자세를 돌아보라
제7장 살아남는 기업이 되기 위하여
에도 시대의 피터 드러커
사욕은 인간의 본성이 아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기업의 의무다
공동체에 주목하라
가족주의가 재조명받는 이유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시민성을 생각하다
위치와 역할이 인생을 빛나게 한다
맺음말
주요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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