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책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 세상을 넓고 새롭게 보는 통찰력과 수많은 스승들을 만나게 해주는 지식의 보고(寶庫)이다.
우리가 문명사회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옛 선인들의 문화유산인 훌륭한 작품들을 읽고 배워 지켜왔기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시대지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고 그것을 내 것으로 키워내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현행 교육과정에서도 중요하게 고전문학을 배우게 하는 까닭이다.
우리 조상들의 생활과 당시의 시대상을 잘 반영하고 문학성 있는 작품을 배우고 학습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기르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독서를 해야 하겠다.
흔히 고전이라고 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온고지신(溫故知新)처럼 과거는 과거로서 의미가 있고 현재는 과거가 바탕이 되어 만들어진 창조물이므로 오늘날의 고전은 항상 새로움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고전 문학 작품을 올바르고 재미있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그 작품의 줄거리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작품을 전개해 나가는 작중 인물의 사상과 감정을 이해하여 작품에 용해된 인간성 구현과 진솔한 삶의 가치관을 찾아보아야 하겠다.
미래의 희망인 청소년들을 위해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낡거나 진부하지 않은 훌륭한 선인들의 작품을 읽어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표현과 어휘를 배워 작품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보다는 과거와 미래의 삶을 통찰하고 시대를 이끌어 가는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키워 학생자신의 독서능력이 향상되어 논술고사나 수능시험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은 교육과정 개편과 중·고등학교 교과서 개정에 맞춰 수능과 논술, 내신을 위해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한국 고전소설·신화·설화·가전체·수필 등을 상고 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 작품을 창작 연대순으로 배열하였다.
각 작품마다 작가 소개, 작품 정리, 줄거리를 실었으며 한자나 어려운 단어는 괄호 안에 주석을 달아 원작의 표현과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작품 전문을 수록하여 이 책을 꾸며 보았다.
작가 소개
김시습
1435년 서울 성균관 북쪽에 있는 반궁리(泮宮里)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강릉이다. 친가 외가 모두 대단한 집안이 아니었다. 외가에서 자라면서 말을 배울 무렵부터 외조부에게서 글자를 익히기 시작했다.
김시습은 유년 시절 장안의 화제였다. 두 살 때 “난간 앞에 꽃 웃으나 소리 아니 들리고, 숲 아래 새 울지만 눈물 보기 어렵네(花笑檻前聲未聽, 鳥啼林下淚難看)” 구절을 듣고는 병풍의 꽃과 새를 가리켰다거나, 다섯 살 때 자기를 보러 온 정승 허조(許稠, 1369∼1439)를 두고 “고목에 꽃이 피니 마음 늙지 않았다오(老木開花心不老)”라는 시구를 지었다는 종류의 이야기가 여럿 전해 온다. 소년의 천재성은 궁궐 안에까지 들려왔고, 세종은 그를 불러 시험하게 했다고 한다.
하지만 유년기의 천재성과 이로 인한 주변의 칭찬은 김시습의 삶을 불행한 쪽으로 몰아갔던 것으로 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천재성은 비정상성과 통하고, 유년기의 능력은 나이가 들면서 퇴색하기 십상이며, 그 자질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과 비례하지 않는다. 김시습은 내성적이며 부끄럼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뒷날 그는 친지와 이웃의 넘치는 칭찬 때문에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과거엔 실패했고 집안은 빈한했다. 유년기의 충만감은 일순 공허감으로 뒤바뀌었다.
15세에 어머니를 여의었다. 오래도록 치유되기 어려운 내상을 입었다. 아버지는 곧 재취했다. 평생 집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떠도는 계기가 되었다. 18세 즈음에 혼인을 했지만 결혼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이후 계유정난(癸酉靖難, 1453), 단종의 선위와 세조의 즉위(1455), 단종 복위 운동의 실패와 사육신 등의 죽음(1456), 단종의 죽음(1457) 등 정치적 격변이 잇달아 일어났다. 여러 문헌에는 김시습이 사육신의 시신을 수습해 매장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1458년, 24세의 김시습은 승려 행색으로 관서 여행을 떠났다. 평생의 방랑이 시작된 것이다. 이후 관동과 호남을 유람하고, 서른 살 무렵에 경주에 안착한다.
37세(1471)에 경주 생활을 청산하고 서울로 이주했다. 이듬해 수락산 동쪽에 집을 짓고 평생을 이곳에서 살려고 마음먹었다. 수락산 시절 김시습은 외부 활동과 교유를 자제하고 수행과 학문에 전념했던 것으로 보인다. <십현담요해(十玄談要解)> 등의 주요 불교 저술을 지었다. 이 시기 가장 가까이 지낸 사람은 남효온(1454∼1492)이었다. 후대 사람들은 두 사람을 생육신으로 묶어 일컬었다. 47세에는 잠시 환속해 다시 결혼하고 부친의 제사를 지냈다. 잠시 공부와 시작(詩作)의 방향이 유교로 급격하게 쏠렸다. 하지만 두 번째 결혼 생활도 오래가지 못했다.
수락산에 터를 잡은 지 만 10년이 되는 1483년 봄, 49세의 김시습은 다시 짐을 꾸려 길을 떠났다. 남효온이 지은 시에 따르면, 김시습은 육경(六經)과 역사서 등을 싣고 관동의 산수를 돌아다니다가 농토를 얻어 생계를 꾸릴 것이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작정이라고 했다. 이후 10년 그의 발걸음은 춘천, 홍천, 인제, 양양, 강릉 등지를 지났다. 오봉산과 오대산과 설악산에 머물렀다. 바닷가에서 한 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에 늙어 갔다.
1493년, 죽음을 직감한 코끼리가 깊은 동굴을 찾아들 듯이, 이승을 떠날 때가 된 김시습은 백제로 향했다. 무량사(無量寺), 지금은 부여군 외산면에 있는 아늑하고 포근하며 부드러운 절집에서 그는 평생 방랑에 지친 영혼을 안식한다.
목 차
한국 고전소설·신화설화 수필 가전체 64를 시작하며·4
시대별 작품 갈래에 대하여·6
〈상고 시대〉
신화|단군 신화(작자 미상) · 12 / 주몽 신화(작자 미상) · 16 / 박혁거세 신화(작자 미상) · 23
설화|구토 설화(작자 미상) · 29 / 조신 설화(작자 미상) · 33 / 도미 설화(작자 미상) · 38 / 화왕계(설총) · 42 / 바리데기 설화(작자 미상) · 46 / 경문대왕 설화(작자 미상) · 53 / 달팽이각시 설화(작자 미상) · 58 / 아기장수 설화(작자 미상) · 63 / 연오랑 세오녀 설화(작자 미상) · 69 / 온달 설화(작자 미상) · 73 / 서동요(작자 미상) · 78 / 김현감호 설화(작자 미상) · 83 / 지귀 설화(작자 미상) · 89 / 사복불언(작자 미상) · 94 / 오봉산의 불(작자 미상) · 98
〈고려 시대〉
가전체|공방전(임춘) · 102 / 국순전(임춘) · 110 / 국선생전(이규보) · 117 / 정시자전(석식영암) · 125 / 죽부인전(이곡) · 131 / 저생전(작자 미상) · 138 / 배열부전(작자 미상) · 146 / 청강사자현부전(작자 미상) · 151
패관 문학|차마설(이곡) · 157 / 이옥설(이규보) · 161 / 경설(이규보) · 164 / 슬견설(이규보) · 167
〈조선 전기〉
전기 소설|이생규장전(김시습) · 171 / 만복사저포기(김시습) · 191
〈조선 후기〉
군담 소설|박씨전(작자 미상) · 200 / 임경업전(작자 미상) · 215 / 임진록(작자 미상) · 256 / 유충렬전(작자 미상) · 283
사회 소설|홍길동전(허균) · 303
가정 소설|사씨남정기(김만중) · 323
풍자 소설|호질(박지원) · 352 / 양반전(박지원) · 365 / 허생전(박지원) · 373 / 옹고집전(작자 미상) · 382
염정 소설|춘향전(작자 미상) · 402 / 운영전(작자 미상) · 435 / 구운몽(김만중) · 454 / 숙향전(작자 미상) · 475 / 채봉감별곡(작자 미상) · 497
우화 소설|토끼전(작자 미상) · 510 / 장끼전(작자 미상) · 525
몽유 소설|용궁부연록(김시습) · 544 / 남염부주지(김시습) · 563
판소리 소설|심청전(작자 미상) · 575 / 흥부전(작자 미상) · 598
수필|한중록(혜경궁 홍씨) · 615 / 계축일기(어느 궁녀) · 644 / 인현왕후전(작자 미상) · 663 / 주옹설(권근) · 689 / 이상한 관상쟁이(이규보) · 693 / 요로원야화기(박두세) · 698 / 수오재기(정약용) · 704 / 조침문(유씨 부인) · 709 / 규중칠우쟁론기(작자 미상) · 714 / 일야구도하기(박지원) · 721 / 통곡할 만한 자리(박지원) · 726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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