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한국출판문화상 수상 작가 이갑규표 공포 그림책
『무서운 이야기』는 유쾌하고 참신한 상상력으로 어린이의 사랑을 받는 작가 이갑규의 공포 그림책이다. 『진짜 코 파는 이야기』로 제55회 한국출판문화상 어린이·청소년 부문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작가의 세 번째 창작 그림책이기도 하다. 20여 년간 수많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강연을 하며 꾸준히 독자를 만나 온 작가는 ‘무서운 이야기’에 열광하는 아이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6년여 간의 공을 들여 이갑규표 ‘무서운 이야기’를 완성했다.
『무서운 이야기』는 집에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찾아 어두운 숲속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아이의 여정을 따라간다. 교훈적인 메시지를 내세우기보다는 독자가 이야기를 통해 몰입의 즐거움을 느끼길 바라는 작가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난다. 어린이의 불안한 마음이 투영된 숲속을 오싹하게 그리면서 두려움과 긴장감이 재치 있게 반전되는 흐름이 돋보인다.
“곧 어두워질 텐데 아빠가 오시지 않네? 찾으러 가야겠어!”
가슴 조이는 긴장과 유머러스한 반전
이야기는 집에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찾으러 가야겠다고 다짐하는 아이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아이는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위험한 숲으로 들어간다. 삐걱거리는 낡은 다리를 건너고 축축한 풀밭을 지나 점점 더 깊은 숲속으로 향한다. 숲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비명이 끊길 듯 말 듯 들려온다. 더군다나 무언가가 자신을 쫓아오는 소리까지……. 아이는 무작정 뛰어가다 절벽을 맞닥뜨린다. 더 나아갈 수도 되돌아갈 수도 없는 위기의 순간, 용기를 낸 아이는 뒤를 돌아본다. 그러자 아이의 뒤를 바짝 쫓던 호랑이가 깜짝 놀라 벼랑 아래로 미끄러지고 만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유머러스한 반전이 가슴 조이던 긴장을 순식간에 해소하며 즐거움을 준다.
『무서운 이야기』는 아이의 불안을 어둠이 내린 숲속으로 시각화한다. 먹의 농담과 적재적소에 쓰인 붉은색이 오싹한 숲속 공기를 생생하게 전하며, 아이의 뜀박질에 긴박감을 더한다. 공포의 숲에서 길을 헤매다가 아이만의 재기로 위기를 돌파하는 이야기는 어떤 불안도 누군가를 영원히 가둘 수는 없다고 경쾌하게 이야기한다.
독특한 연출로 다시 쓴 옛이야기
『무서운 이야기』는 다양한 야생 동물의 등장과 퇴장을 반복하는 연출이 독특한 그림책이다. 이야기 초반에 요란하게 노래 부르던 여치가 개구리에게 잡아먹히면서 일순간 숲속은 적막에 휩싸인다. 이후 개구리가 도마뱀에게 잡아먹히고, 도마뱀은 나무를 타고 은밀히 움직이던 뱀에게 잡아먹힌다. 또 그 뱀을 멧돼지가 노리면서 긴장이 점차 고조된다. 그러나 ‘숲의 왕’ 호랑이를 공포에 질리게 한 건 다름 아닌 작은 아이로, 숨 가쁘게 이어지던 먹이 사슬의 가장 끝에 어린이의 재치와 용기를 두며 반전을 꾀하였다.
아이가 또다시 숲으로 향할 것을 암시하는 마지막 장면 또한 흥미롭다. 책장을 덮고 난 후에도 캄캄한 숲으로 향하는 아이, 그 뒤를 쫓는 호랑이, 생동하는 숲속에서 먹고 먹히는 굴레가 반복될 것임을 보여 주며 독자마다 다양한 상상을 펼치게 한다.
이 작품은 우리가 익숙하게 들어 온 ‘호랑이와 곶감’ 설화를 떠올리게 한다. 옛이야기 속 아이가 집 안에서 울고 말았다면 오늘날의 주인공은 용감하게 아빠를 찾아 숲으로 들어가고, 호랑이 앞에서도 기지를 발휘할 줄 안다. 자신이 최고라고 자만하던 호랑이가 뜻밖의 것에 놀라 꽁무니를 빼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여전하다. 옛이야기를 요즘 어린이의 시선에 맞춰 통쾌하게 다시 쓴 시도가 의미 있다.
작가 소개
어린 딸이 잠자리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해 달라고 조른다.
나는 이불 속에서 휴대폰 불빛을 켜고
시장에서 무 하나 사 온 이야기를 해 준다.
무 사 온 이야기.
휴대폰 불빛을 받은 딸의 화난 얼굴이 보인다.
“꺄악!”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진짜 코 파는 이야기』와 『방방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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