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선택이 어려운 요즘 아이들
결정 장애, 남의 이야기가 아니야!
‘이걸 고를까, 저걸 고를까?’ 누구나 한 번쯤, 아니 하루에도 몇 번씩 겪는 고민이다. 이때 한쪽으로 마음을 굳히지 못하고 결정 자체를 포기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럴 때면 대부분 다수의 선택을 따르거나 남이 대신 결정하도록 하는데, 당장은 편하다가도 되돌아보면 씁쓸한 후회만 남게 된다. 이런 성격을 두고 예부터 ‘우유부단하다’는 표현을 쓴다. 정확한 의미를 따지자면, 어물어물 망설이기만 하고 결단성이 없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요즘에는 같은 뜻의 신조어로 ‘결정 장애’라는 단어가 생겼을 정도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결정 장애를 호소하는 이가 늘어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추세다. 급격한 정보화 사회에서, 텔레비전, 스마트폰, 광고 속에는 정보와 상품, 가치가 넘쳐나다 못해 무한하게까지 느껴지니 말이다. 그중에서 가장 좋은 것, 자신에게 잘 맞는 것을 ‘하나만’ 고르기란 사실 고문과도 같다. 너무나 다양한 선택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무엇 하나 똑 부러지게 결정하지 못하는 심리를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세대에 태어난 우리 아이들 역시 어린 시절부터 선택의 기로에서 헤맨다. 마트에만 가면 머리가 어지럽고, 식은땀이 주르륵 흐르는 친구도 있으니 말이다.
<마음이 쑥쑥 자라는 인성 동화> 시리즈의 신간 <꿀꿀바와 수상한 택배>는 선택의 숲에서 길을 잃은 아이들에게 좋은 안내자가 될 책이다. 주인공 예훈이는 “네 맘대로 골라 봐!”라는 말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한다. 군것질거리도 가족들이 고르고 남은 것을 먹고, 운동회 종목이나 좋아하는 위인도 선뜻 결정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수상한 택배 상자를 받은 예훈이는 처음으로 자신만의 결정을 내리게 된다. 과연 상자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
아이들에게 선택하는 즐거움을 허하라!
예훈이와 함께하는 선택 이야기
우유부단함이 생활화된 사람보다 불행한 사람은 없다.
- 윌리엄 제임스
근대 심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말이다. 선택의 기로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자신의 주관 없이 남들이 해 주는 선택에 끌려 다니는 삶은 실제로 얼마나 불행한가.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어른들은 아이들을 ‘말 잘 듣는 아이’로만 키우곤 한다. 아이들 준비물, 읽어야 할 책, 오늘 입을 옷, 심지어는 사귀어야 할 친구까지…… 어른들의 시선에서 가장 좋은 것을 대신 선택해 주려는 욕심이 앞선 나머지 아이들 스스로 느껴야 할 선택의 설렘과 기쁨을 빼앗는 것이다.
저자 엄예현은 그런 어른들로 인해 선택을 어려워하는 친구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고 전한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서 뜻밖의 선택이 주는 즐거움을 빼앗고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불안하게 만들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작가는 그런 아이들과 이런 저런 크고 작은 결정을 직접 해 보며, 선택의 힘을 길러 준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돌아오고, 자신감이 생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꿀꿀바와 수상한 택배>를 집필하게 되었다.
세상에 나쁜 결정은 없다!
어떤 길이든, 너를 응원해
예훈이는 시끌벅적 강 씨 사 남매 중 셋째다. 얼마 전, 사랑하는 아빠를 떠나 보냈지만 남매들과 엄마, 이모 덕에 씩씩하게 지내고 있었다. 딱 한 가지, 점점 결정하는 게 힘들어진다는 것만 빼고. 언제나 형, 누나, 동생이 고르고 남은 것만 먹고, 사는 예훈이는 어느 날 돌아가신 아빠에게서 온 택배를 받는다. 두려운 마음에 창고 깊숙이 숨겨 두었던 택배 상자 안에는 아빠가 가족들에게 보낸 책 선물이 들어 있었다. 아빠의 선물을 통해 예훈이는 처음으로 직접 고르고 싶은 것이 생긴다.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주셨으리라 생각되는 책을 고르며 예훈이는 성취감을 느끼며 자신감을 얻는다.
예훈이가 고른 여행책대로 가족이 여행을 떠나며 모든 가족들이 위안을 받게된다.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은 더 큰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을 맞닥뜨린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과 같이, 숲속에서 갈림길을 만나는 것처럼 말이다. 조금이라도 걷기 편한 길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고, 풀이 무성하고 발자국이 적은 길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길에든 아름다운 선물이 숨어 있다는 점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엄예현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나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했어요. 1995년 마로니에 전국 여성백일장에서 아동문학 부문 장원을, 같은 해 《아동문예》에서 <아버지의 동창회>로 신인상을 받았어요. 지은 책으로는 《고미담 고미답 1, 6》, 《날아라, 멸치》, 《초등 2학년 교과서와 함께하는 통합논술》, 《마음으로 듣는 소리》, 《생쥐의 종묘 여행》, 《재주 많은 뼈》 등이 있어요. 현재는 어린이들과 책 읽기 수업을 하고 있어요.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오늘이 무척 행복하답니다.
그린이 : 이경국
2008년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고, 지금은 한겨레 그림책 학교에서 그림책을 사랑하는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동안 작업한 책으로 《으스스 된장마을의 비밀》, 《바보 삼이》, 《멸치 챔피언》, 《참! 잘했어요》, 《보통의 그림책 작가로 살아가기》, 《외계인 편의점》 등이 있다.
목 차
머리말 · 4
오늘 할 일 · 10
두 번 퇴근하는 깜 샘 · 26
체육 대회 · 42
나만을 위한 날 · 66
어디서 나는 걸까? · 82
오늘 한 일 · 98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 112
아빠의 선물 ·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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