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전통과 혁신을 오간 예술가 드가
루브르에서 태어나 오르세에 뿌리내리다
드가는 〈에투알〉 〈압생트를 마시는 사람〉 〈목욕통〉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지만 정작 그의 삶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그리 많지 않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예술가 하면 으레 떠올리는 드라마틱한 삶을 살지 않았기 때문인지 모른다. 그렇기에 평탄한 삶 속에서 드가가 어떻게 혁명에 가까운 새로운 예술을 탄생시켰는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1834년 파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드가는 아무런 걱정이나 부족함 없이 유년기를 보냈으며, 아버지의 바람대로 소르본대학교 법학부에 진학했다. 미래가 보장된 길을 걸을 수도 있었지만, 그는 과감히 법률가의 길을 포기하고 예술가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에콜데보자르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예술을 배우기 시작해 어릴 때부터 드나들던 루브르박물관을 찾아 고전 작품들을 모사하며 예술의 기초를 닦았다. 당시 프랑스 고전주의미술의 대가인 앵그르로부터 “데생을 중시하라”라는 가르침을 받은 뒤로는 평생 그 말을 따랐다. 그러면서도 앵그르와 대척점에 있던 들라크루아의 그림에 매료된 드가는 그의 스타일도 거침없이 받아들이며 점차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확장해나갔다. 드가는 이탈리아 체류 중에 그곳에서 본 고전 작품들을 모사하는 등 전통을 따르면서도 파리에 돌아와서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당시 미술계 관행에 따라 살롱에 걸맞은 작품을 선보여야 함에도 틀에 박힌 인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스타일의 역사화 〈소년들에게 도전하는 스파르타 소녀들〉 〈바빌론을 건설하는 세미라미스〉 〈오를레앙의 비극〉을 발표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많은 예술가가 제도권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자신의 스타일을 포기했지만, 드가는 끝끝내 그렇지 않았다. 더 나아가 루브르에서 모사하던 중에 만난 마네를 통해 과거가 아닌 현재를 그려야 한다는 깨닫고 자신을 둘러싼 현실 세계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하며 현대미술의 포문을 열어젖혔다. 이를 두고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는 혁신의 편에 있으면서도 전통적이었고,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전통과 갈등을 빚었다. 체제에 순응하면서도 체제에서 벗어나 있었다. 체계적이고 논리적이면서도 본능적이고 직관적이었다.”
“드가는 파리라는 현대적인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을 보여준다‘’
인상주의적이지 않은 인상주의 예술가 드가
그의 손끝에서 새롭게 탄생한 19세기 파리의 빛과 그림자
1789년에 일어난 시민혁명으로 프랑스에 짙게 드리웠던 중세의 그림자는 사라졌지만, 혁명의 충격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고, 프랑스는 다시 한번 정치적인 변화를 겪었다. 드가는 프랑스·프로이센전쟁과 파리코뮌 이후 프랑스에 찾아온 이른바 ‘벨 에포크(19세기 말부터 제1차세계대전 전까지 평화와 번영을 누리던 시기)’라 불리던 시대의 한복판을 관통하고 있었다. 당시 프랑스는 정치적으로 찾아온 평화를 구가하며 경제적으로 안정을 꾀하고 예술과 문화가 번영을 누리고 있었고, 드가는 그러한 ‘세계적 수도’ 파리의 ‘플라뇌르’, 즉 산책자였다. 그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지금껏 본 적 없는 대도시의 휘황찬란한 구경거리에 사로잡힘과 동시에 그 과정에서 발생한 파리 시민들의 고단한 삶과 소외감으로 시선을 돌렸다.
클로드 모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등 동시대 동료 예술가들이 태양 빛이 순간순간 만들어낸 색채의 조화에 매료되어 야외로 나갔던 것과 달리, 드가는 대도시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일상에 주목했다. 특히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눈여겨보았다. 그는 발레리나들, 세탁소에서 일하는 여성들, 카페 콩세르의 가수들 등을 통해 대도시의 빛과 그림자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자 했다. 이렇듯 드가는 새로운 시대의 공기와 호흡하며 새 시대가 만들어낸 산물을 자양분 삼아 작품을 그려나갔으며, 그 결과 〈콩코르드광장: 르피크 자작과 딸들〉 〈잘못된 출발〉 〈기다림〉 〈발레 수업〉 〈페르난도 서커스의 라라 양〉 등이 탄생했다.
그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모노타이프, 사진술 등 동시대 예술가들이 외면하던 기법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인상주의라고 하면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을 향유하던 유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인상주의는 어디까지나 새로이 모습을 갖춘 대도시가 낳은 유파이고, 도시 사람들의 감성에 부합하는 회화이다. 그런 점에서 드가는 역설적으로 가장 ‘인상주의적인’ 예술가라고 할 수 있다.
‘전통’과 ‘혁신’을 오가며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진실’만을 추구하다
드가는 사람들이 ‘회화’ 하면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인식들을 철저하게 깨부수었다. 가장자리도 거침없이 잘라냈으며, 화면의 중앙을 과감히 비워두기도 했다. 또 〈국화와 여인〉에서 알 수 있듯이 인물화인지 정물화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만큼 부차적인 요소로 여겨지던 사물을 인물 못지않은 중요한 제재로 삼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1886년에 발표한 〈목욕통〉으로 당시 미술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는데, 여성의 몸을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게 그렸을 뿐만 아니라 은밀하게 훔쳐보는 듯 연출한 이 작품은 결국 서양미술에서 누드화를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로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충격적이었던 건 〈열네 살의 어린 발레리나〉라는 조각 작품에 마치 그녀가 살아 있는 사람이라도 되는 듯 발레복을 입히고 토슈즈를 신긴 것이었다. 당시에는 마네킹이나 인형에만 옷을 입힌다고 생각했을 뿐 작품에 옷을 입힌다는 건 상상도 못 할 때였지만, 드가는 현실과 창작의 경계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더군다나 그때까지 조각에 흔히 기대했던 웅장함이나 관능 것 또한 이 작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그가 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평단과 대중의 반응이 엇갈렸음에도 그는 창작을 멈추지 않았다.
30대 때부터 찾아온 시력 상실은 드가에게 고통인 동시에 창작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그는 흐트러짐 없이 집요하게 예술에 천착했고, 쉼 없이 새로운 매체를 연구했다. 회화가 아닌 조각으로 세상을 그리고자 했던 것도 예술을 향한 그의 집념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드가는 오로지 ‘진실’만을 추구하며 사람들이 놓여 있는 상황을 미화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그려냈다. 덕분에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작품 속 인물을 둘러싸고 있는 공기 같은 것은 고스란히 전해진다. 〈뉴올리언스의 면화 거래소〉에서는 자본주의사회의 생리를, 〈벨레리 가족〉과 같은 초상화에서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엿볼 수 있다. 이렇듯 그의 작품에는 보편적 인간의 삶에 대한 성찰과 철학이 녹아들어 있기에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작가 소개
화가가 되고 싶어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 입학해 서양화를 공부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과정에서 미술 이론을 배웠으나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지금은 책을 쓰고 외국 도서를 우리말로 옮기면서 미술사 강의를 하고 있다. ‘전통’과 ‘혁신’이라는 이질적인 두 요소를 동시에 보여주는 예술가 드가에게 매료되어 이 책을 썼다. 지은 책으로는 《뒷모습》 《예술가의 나이듦에 대하여》 《불안의 미술관》 《이연식의 서양 미술사 산책》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그림을 보는 기술》 《한국 미술: 19세기부터 현재까지》 《신 무서운 그림》 《예술가는 왜 책을 사랑하는가?》 《컬러 오브 아트》 《몸짓으로 그림을 읽다》 등이 있다.
목 차
01 데생을 사랑한 예술가
02 인상주의적이지 않은 인상주의 예술가
03 새로운 도시의 관찰자―‘플라뇌르’ 드가
04 움직임을 향한 열정―경마와 발레
05 드가의 유산
EPILOGUE 역설의 예술가
드가 예술의 키워드
드가 생애의 결정적 장면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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