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숙제가 너무 많습니다. 아무도 저희한테 선택권은 안 줘요.
저는 이걸 변화시키기 위해 파업 중입니다.”
숙제는 공부에 필수인가? 걸림돌인가? 아니면 필요악?
학교 역사상 최고 딜레마에 도전하는 소년의 이야기
중학교 입학 후 턱없이 많아진 숙제 때문에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못 하게 된 소년이 숙제 거부 파업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한바탕 대소동을 경쾌하게 풀어낸 청소년소설. 학교 교육에서 공부와 숙제가 갖는 의미를 역설적으로 되짚어보게 한다.
세상에 숙제를 좋아하는 학생이 있을까?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숙제하기 싫어서 파업까지 한다고? 소설에서나 가능한 일이라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스페인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2016년 스페인학부모연맹이 과도한 숙제는 오히려 학생의 학습 발달을 저해한다며 11월 한 달 동안 주말 숙제를 거부하기로 한 것이다. 이처럼 과도한 숙제 부담의 폐해는 전 세계 공통의 교육 이슈 중 하나다. 미국의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국의 학교들이 학교 수준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하면서, 숙제의 양을 점점 증가시키고 있다. 일부 지역의 고등학생들은 매일 밤 3시간도 넘게 숙제를 한다고 보고한다. 미시건 대학이 행한 한 연구는 오늘날 어린 자녀들의 숙제가 20년 전보다 최고 3배나 많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미국과 달리 대다수의 학생이 방과 후에도 각종 사교육에 시달리는 우리의 현실은 더욱 암울한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산되면서 영국의 한 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스스로 배움의 길에 다가가게 하기 위해 전통적 형태의 숙제를 폐지했고, 한국에서는 2019년 서울시 교육청이 초등학교 저학년에 한해 일괄적인 숙제를 금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또한 교육부는 중고등학교 학부모들 사이에서 ‘부모 숙제’로 불리는 과제형 수행평가를 없애기로 했다. 수행평가는 수업 시간에만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물론 숙제는 그날 배운 것을 복습하게 해주고,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숙제는 어디까지나 교육의 보조 수단으로서, 가정에서는 숙제에 의존하지 않는 자주적 학습 태도를 확립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 소설의 주인공, 그레고리 역시 숙제의 긍정적인 역할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학생이 주체가 되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뿐이다. 숙제를 왜 해야 하는지, 자기에게 유익한 숙제가 어떤 것인지를 깨닫고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학습의 필요성을 느끼는 데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다. 전통적인 숙제 방식에 대한 발칙한 문제제기로 시작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때문에라도 교사와 학생이 같이 읽고 토론하기에 딱이다.
모리스 중학교에 입학한 그레고리는 엄청나게 많은 숙제 때문에 괴롭기만 하다. 시인이 되는 게 꿈이지만 글을 쓸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 세 명과 숙제 모임을 만들어 도움을 받지만 상황은 크게 나아질 길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양이 많은 데다 난이도가 높은 숙제를 내주기로 유명한 뱅스터 역사 선생님은 모리스 중학교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공공의 적이나 마찬가지다. 역사 점수가 낮아 지역 최고의 문학 잔치인 ‘자유무대의 밤’ 행사에도 못 갈 위기에 처하자, 그레고리는 뱅스터 선생님이 점수를 만회할 방법으로 제안한 추가 숙제를 받아들인다. 바로 ‘숙제의 역사에 관한 숙제’였다. 그레고리는 이 숙제를 준비하면서 과거에 숙제를 금지하는 법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에 자신감을 얻어 사상 초유의 숙제 파업에 나서는데….
작가 소개
지은이 : 그렉 핀커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과 문예창작을 공부했고, 할리우드로 가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며 TV 시리즈 '고질라', '스튜어트 리틀' 등 다수의 각본을 집필했다. 시와 수학을 결합한 글쓰기에 관심이 많으며, 아동문학과 시 쓰기를 주로 다루는 블로거이자 소셜미디어 컨설턴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그레고리 K의 열네 가지 피보나치수열』 『늦게 잠드는 사람』이 있다.
옮긴이 : 채효정
경기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고 문학, 법률 및 사회과학 분야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초등학생 아들과 강아지가 집 안을 뛰어다니는 가운데, 언젠가는 득도하고 말 것만 같은 엄마이자 책 욕심 많은 번역가다. 옮긴 책으로는 『책가방 속 미니백과』 『우리 아이 첫 백과사전』 『엽기 과학자 프래니 게임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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