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리 민족의 정형시 ‘시조’는 ‘시절가조時節歌調’를 줄인 말이다. 어느 문학 장르보다 시대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장르다. 시조는 그 시대에 불러야 할 노래들을 부른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곽홍란 시인의 정형시집 『환승역, 고흐』는 시대의 흐름에 민감해야 하는 시조답게 작품에서 시대를 은유하고 있다. 또한 자연에, 역사와 역사 속 인물에게, 예술과 예술인에게 물어 환승역에서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를 세심하게 살펴 내어 ‘고흐’라는 변화의 토대를 제공하는 역으로 환승하겠다는 꿈을 보여준다. 환승은 스스로를 바꿔 보고자 하는 시인의 고민이다.
환승역은 ‘다른 노선으로 바꾸어 탈 수 있도록 마련된 역’이다. 시인은 지금 환승역에 서 있다. 그는 지금까지 타고 온 삶의 열차에서 내려 환승하고 싶어 한다. 스스로를 한번 바꾸어 보고 싶은 것이다. 지금까지의 나를 버리고, 지금까지의 생각을 버리고, 새롭게 생각하고 새로운 나를 만나고 싶어 한다. 어떤 노선으로 갈아탈 것인가? 그것을 고민하고 있다. 그 고민이 이 시집의 내용이다.
시인은 이 시집에서 시의 특징과 미학을 매우 개성적으로 보여준다. 기왕의 시조 형식이나 패턴, 내용을 존중하면서도 얽매이지 않으며 나름의 새로운 시조시학의 전통을 구축하고 있다. 주제나 양상으로 보아서도 자연과 인사人事의 흥취보다는 이치와 내면으로서 한恨의 깊이와 승화에 초점을 두었다. 문학의 요체가 말과 삶의 관계밀도에 주어져 있다면, 이 시집을 읽는 기쁨은 이들 양자의 조화와 균제미에, 자아와 타자의 끝 간 데를 지향하면서도 사이를 지향하는 사유 이미지에 있다.
시집에는 1부 윤사월 모란, 2부 고갱의 달, 3부 세한의 꽃잠, 4부 오후 세 시의 바다로 나뉘어 총 50편의 시조가 실려 있으며 이 중 단시조는 6편, 연시조는 36편, 사설시조는 4편, 혼합연형시조는 4편이 실려 있다.
작가 소개
곽홍란
199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시 당선, 1998년 서울신문 & 국가보훈처 주최 ‘전국호국문예공모전’ 시부문 최우수작품상, 200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2004년 한국문예진흥원 희곡 공모 선정 등을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 후, 영남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2008년), 이어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과에 입학하여 교육학박사 학위(2010)를 받았다. 작품집으로 동시집 『글쎄, 그게 뭘까』, 정형시집 『직선을 버린다』, 소리시집 『내 영혼의 보석상자』, 『행복한 동행』, 『가슴으로 읽는 따뜻한 시』 등이 있다. 대한민국 어린이 문화예술대상인 ‘눈솔상’, ‘청소년문화예술지도자 대상’, ‘도서관 운영 공로자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대구문화재단 창작지원예술인, 전문인력파견예술인지원교육 리더 예술인으로 선정되었으며 세계치매예방재단 석좌교수, 한국생활시낭송협회장, ‘아카리더’, ‘노을강시학’, ‘형상시학’ 동인이다.
목 차
1부 윤사월 모란
겨울 연지蓮池
구들장
황새냉이
언총言塚
새벽 농현弄絃
비 오는 날
겨울 웅녀
까치꽃
햇살 숨바꼭질
윤사월 모란
늪, 침묵을 밀다
화인火印
그리운 꽃, 화왕花王
2부 고갱의 달
바람의 편지
감자꽃 필 때까지
담양 블랙홀
어떤 비망록
산도라지
새벽 집어등
참꽃
오물의 생
가시밥
고갱의 달
13월
그리운 독도
말피꽃 기별 한 잎 보내두고
3부 세한의 꽃잠
턱없는 잣대
세한의 꽃잠
아라한의 묘지
감은사지 석탑
까막눈이 참회록·7
길모퉁이 볼록거울
봄비, 2020
겨울 나루
동해 북어
좀어리연
어머니별
서녘 늪에 뜨는 개밥바라기별
4부 오후 세 시의 바다
서시序詩
환한 종소리
풍경風磬
희망으로 가는 길
하문下問
오후 세 시의 바다
셔터의 온도
배웅
상사화相思花
배내 연꽃
눈 먼 등대
환승역, 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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