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바둑 두는 시인, 이태기 선생의 첫 번째 시집 『탱자꽃』
저 강골에
全身 청룡언월도로 무장한
너는 樹林 무술의 일인자
누가 감히 겨룰소냐
그러나 劍心에도 봄은 피는가
감춘 서슬로 내 피를 탐내던
솟구친 청룡극 창날 사이
언월도 칼날 사이
오늘은 하얀 눈물 봉오리가 맺힌다
- 「탱자도 꽃 핀다」 중_
시집 ‘탱자꽃’은, 언어의 바다에서 건져올린 주옥같은 시어들을 가득 담은 책으로, 도서출판 빨강머리앤 시인선 초대 시집(001)으로 발간된 작품이다.
지금부터 멋진 언어의 고명으로 장식된 뜨거운 고봉밥 한 그릇 먹어볼 준비가 되었는가.
이태기 시인은 ‘바둑’선생이다. 그의 첫 시집 『탱자꽃』은,
마치 바둑판 앞에 앉아 바둑돌을 만지작거리며 묘수(妙手)를 찾는 듯, 세상을 탐미하고 끝끝내 시어를 집어 들어 수를 둔다. 그에게 있어 한 편의 시는 곧 한판의 바둑이다.
세상의 작은 외침과 마음속 가녀린 떨림도 그냥 외면하지 않는다. 더 깊이 귀 기울이고, 더 많이 떠올리며, 시어의 성을 완성한다. 그렇게 시인은 세상에 몰두한다. 자신의 사명은 곧 시를 읽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이 되고, 기억으로 영글어 알알이 맺힌다.
시집 『탱자꽃』은, 시인이 삶을 즐기고 성찰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런 시인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참으로 사람을 미덥게 한다. 시인은 시를 통해 더 많은 타인을 자신의 가슴으로 들어오게 하고, 그만큼 세상을 넓게 발화시킨다. 그래서 그의 시는 더욱 빛을 발한다. 사물과 현상을 읽어내는 시선의 구체성과 심오함이 느껴진다. 시인은 사물을 통해 삶의 여유를 즐길 줄 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를 독자들에게 스스럼없이 말해주고 있다.
작가 소개
이태기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바둑 한국기원 아마6단
다향정원문학회 2019년 4월 등단
다향정원문학회 2019년 올해의 작가상
다향정원문학회 2020년 올해의 작가상
시 밴드 자작나무 공동리더
공저로 동인지 『우리의 희망을 품으며』가 있다.
목 차
시인의 말
제1부_ 격렬비열도(格列飛列島)
격렬비열도格列飛列島/ 나의 섬/ 우화寓話/ 도동서원/ 접시꽃/ 개나리/ 이팝꽃/ 목련/ 붉은 장미 그대/ 예언/ 입관/ 혼선/ K강변
제2부_ 매화梅花
부용대에서/ 태화루/ 그리움/ 새집/ 문/ 빗속에 갇히다/ 올갱이 줍기/ 어머니의 냉면/ 방류/ 매화梅花/ 해벽 단상/ 언니라는 말/ 의령 세간리 은행나무
제3부_ 냉이
냉이/ 변비처럼/ 팽이/ 밤 목련/ M병원/ 감자떡/
상속/ 조문/ D의 죽음/ 붉은 단풍잎/ 짱뚱어/ 오락실 바둑
제4부_ 이별학개론
하행선/ 저 높은 곳의 그대/ 과거로 찾아온 그녀/ 거미/ 탐지기/ 칼/ 귀뚜라미/ 이별학개론/ 나팔꽃/ 로션병/ 능소화/ 발아發芽
제5부_ 탱자도 꽃 핀다
벚나무의 옆 사랑/ 나비/ 탱자도 꽃 핀다/ 금낭화/ 곡류하는 금강/ 태양계/ 무당벌레는 등으로 말한다/ 경천섬에 살자/ 전지剪枝/ AI와의 대결/ 그대는 모른다/ 우화羽化
제6부_ 한탄강
파티마요양병원/ 고백에 대하여/ 칼날의 시인/ 터널/ 바둑돌을 고르면서/ 한탄강/ 낙동강철교/ 군북역(폐역)/ 요양병원에서/ 황강에서/ 눈물에 대하여/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2 -두고 온 아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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