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삶의 순간과 시의 순간 그리고 시가 되는 순간
이 시집은 ‘시가 되는 순간’을 통해 ‘삶의 어느 한 순간’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를 테면 제1부에서 제3부까지 실린 개별 시편들을 보면 평범한 일상적 삶에서 삶을 견디며 삶을 밀고 나가는 혹은 삶을 감수하는, 시인의 사유와 태도가 잘 구사되어 있다. 그리고 시에서 무언가 힘을 주어야 하고, 시에서 무언가 힘이 있어야 하고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통념에 대해서도 조용히 항변하고 있는 것도 같다. 오히려 그러한 힘에 대해 그러한 삶에 대해 관조하고 다시 한 번 그러한 힘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어 준다. 그리고 그러한 계기는 시적 상황이나 시적 의미에 의해서도 가능하겠지만 언어 예술적 표현에 의해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이 시집은 보여주고 있다. 그 또한 이 시집이 도달한 문학적 지점이며 문학적 지향이기도 하다. (시인의 삶과 상상력 또는 허구가 만나는 즐거운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이 시집은 시의 순간이면서 동시에 삶의 순간을 잘 포착하여 시의 순간과 삶의 순간을 동시에 잘 복원한, 시인의 감수성과 통찰력에 의한 결과물이다.
또한 시와 삶의 간극을 좀 더 가깝게 아우르는 시적 미덕이야말로 시와 삶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시와 삶의 만남의 기쁨이 될 것이다. 또한 시인은 초기 시에서부터 오랫동안 일관되게 주목하고 있는 민중들의 삶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이번 시집에서도 그 성취를 얼마간 엿볼 수 있다. 그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거론한다면 제4부에 실린 시편들을 통해 어느 정도 이해될 것이다. 덧붙여 오랫동안 시의 현장에서 혹은 변방에서 시인의 정서와 감성을 잃지 않고 전력투구한 그 성과물을 제출하고 있다는 것도 마땅히 존중되어야 할 부분일 것이다.
작가 소개
1956년 강원도 주문진에서 태어났다. 1988년 ≪창작과비평≫ 겨울호 시 <개척교회> 등 6편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 시작하였다. 시집 ≪시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면벽≫ ≪우연히 지나가는 것≫ ≪앞마당에 그가 머물다 갔다≫ ≪벚꽃의 침묵≫ ≪상계동 11월 은행나무≫ ≪바닷가 사람들≫ ≪월동추≫ 등과 에세이집 ≪대한민국 주식회사≫를 상재하였다. 노원도봉 ‘북토크’ 시민모임에서 행사, 기획 등 총괄하고 있다.
목 차
근황
제1부
봄, 꿈 / 길동무 / 물안개의 향방 / 어떤 말도 못하는… 이 저녁에 / 수첩 생각 / 웃기 / 시인들은 남의 시를 얼마나 읽을까 / 보이지 않는 것 / 총 맞은 것처럼 / 물 먹은 인사들의 정경 / 4월 초하루 / 오늘의 문답 / 그 남자 / 이런 약속 / 쓸데없는 / 아프리카 혹은 먼 바다 / 철원… 에서 / 한 여름 밤의 꿈 / 꿈 밖에서
제2부
안목바다 / 시에 취하다 / 무엇 때문에 / 어떤 관계 / 쉿! / 목례 / 인연 / 그런 시간 / 아귀의 뼈 / 멀쩡한 나무 / 여기까지? / 우울의 유혹 / 이해와 오해 사이 / 화분을 깨뜨리다 / 비대칭의 시 / 모래 바람 / 봄밤 / 육십 다섯 지나 / 문어 / 여기 한 표
제3부
아무것도 없다 / 변산 / 내일이 없다 / 백두대간에 사는 내 친구 / 새벽 네 시 / 무제 시편 / 공원 같은 개 같은 / 갈 수 없는 길 / 일기예보 / 시인의 밤길 / 휠체어가 보이는 창밖 / 고립무원 / 중랑천에서 / 쓴맛? / 한낮의 봄비 / 봄비 이후 / 없는 시 / 시를 견디는 것 / 헛것
제4부
이 시는 어떻게? / 모자 / 고양이의 날 / 동해고속버스에서 / 교보문고에서 / 정진관 입구에 앉아 있던 한 사람 / 마장역 3번 출구 / 뜬구름 1 / 뜬구름 2 / 뜬구름 3 / 겨울밤 새벽 세 시 / 맨날 / 당신의 나무
<인터뷰> 시 쓰기의 즐거움 혹은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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