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바이러스와 백신에 대한 공포, 항공 사고, 전쟁, 테러, 인종 차별 …
대중의 불안한 심리를 자극하는 의도적인 가짜 뉴스들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19가 전 세계인의 일상을, 말 그대로 지워버렸다. 미국과 영국, 러시아 등지에서 백신을 개발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끝이 보이지 않던 팬데믹의 종식을 선언하는 듯하다. 하지만, 백신 보급이 가시화되기 시작하면서 한쪽에서는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루머와 비관적인 뉴스들이 또다시 대중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기 시작한다. 이처럼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를 자극하는 뉴스와 목적에 따라 의도적으로 짜맞춘 통계 자료의 등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중과 여론을 자극해 이슈를 바꾸고 힘의 균형을 뒤집을 수만 있다면 미디어는, 정치인들은, 기업들을 매년 돌아오는 유행성 독감부터 전 세계를 마비시킨 팬데믹까지, 개인의 건강에서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는 전염병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고 이슈로 만들었다. 전쟁과 테러의 위협이 들끓을 때는 무슬림으로, 인권 차별 문제가 한창일 때는 흑인과 여성으로, 범죄율이 치솟을 때는 청소년과 흑인으로 그 대상을 바꿨을 뿐이다. 그들의 목표는 오로지 하나다. 현실을 조금 더 과장되게, 왜곡되게 알리어 대중들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것, 그로 인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여론 조작 저널리즘, 사실을 이기는 루머, 통계의 작위적 해석,
정치적 올바름의 악용, 의도된 사회 갈등…
팩트와 픽션을 절묘하게 뒤섞는 그들의 비열한 눈속임
《공포의 문화》의 저자 배리 글래스너는 미국 정치인들이 사실과 통계를 조작해 대중의 공포를 유발한 다음, 여론을 잠재울 정책을 제시하고 권력을 다지는 데 누구보다 능통하다고 말한다. 그는 그들을 공포행상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대중은 사랑이 아니라 공포에 반응한다”고 말한 닉슨을 비롯해 청소년 범죄와 10대의 임신 문제를 ‘병든 사회’로 포장한 빌 클린턴, 9·11테러가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면서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조지 부시, 미국 정치사의 독보적인 공포팔이 도널드 트럼프까지, 자신들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들의 공포심을 자극한 미국 역대 대통령들을 소환한다.
또 다른 공포행상인 언론사들도 소위 ‘뉴스가 될 만한’ 이슈들만 선별적으로 다룸으로써 대중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고, 오히려 대중들의 심리를 적극 활용한다는 데서 자유롭지 않다고 강조한다. 기업의 인원 감축과 직장 내 폭력 사건을 절묘하게 이어 붙임으로써 정작 중요한 정리 해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따돌리는 식이다. 또 범죄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하는 데 있어 인종과 성, 청소년에 대한 잘못된 고정 관념과 오해를 반영하는 편향성도 줄어들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질병에 노출된 환자나 사실보다 과장된 의료 사고 피해자, 항공 사고의 잠재적 피해자일 수 있다는 대중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해 보험과 법률 상담으로 돈벌이를 하는 기업도 공포행상의 한 축으로 예외일 수 없다.
그들의 거짓말에 속지 말고,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말라
지금 우리에겐 미디어 리터러시가 필요하다
1999년에 이어 다시 《공포의 문화》를 펴낸 배리 글래스너는 지난 20년 동안 미국 사회에서 공포의 문화가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새로운 공포들이 등장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공포들에 맞서기 위해서는 올바른 정보를 가려내는 힘을 강조한다. 실제로 오늘날 전 세계 미디어에서 가장 예의주시하는 것은 가짜 뉴스와 이를 가려내기 위한 팩트 체크다.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상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즉 다양한 정보들을 주체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공포행상들이 만들어내는 가짜 뉴스와 공포심에 휩쓸려 어마어마한 돈과 인력이 낭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찍는다. 특정 압력 단체에게만 이권이 돌아가는 정책에 쏟아부은 막대한 인적, 물적 자원을 생각한다면 무엇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대비책이 되는지는 자명하다. 누군가의 나쁜 의도에 의해 공포가 생산되고 대중들에게 확산되는 과정을 살펴보는 이 책이 권력자, 언론, 압력 단체, 기업들이 제시하는 정보들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힘, 더 이상 불안한 심리와 죄책감에 휘둘리지 않는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배리 글래스너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서의 임기를 수행하던 지난 2018년, 미국의 서점가에선 출간된 지 20년 된 한 권의 책이 집중 조명을 받았다. 포틀랜드 루이스앤클라크칼리지의 사회학과 교수 배리 글래스너가 쓴 《공포의 문화》다. 그는 권력을 잡기 위해, 사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들이 가짜 뉴스와 조작된 통계로 대중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고발하며 미국 사회에 ‘공포의 문화’라는 현상을 소개했다. 미국 사회의 공포팔이 언론과 기업, 정치인들의 행태에 대한 정확한 분석으로 호평을 얻은 그의 책은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볼링 포 콜럼바인>에도 등장하면서 꾸준히 주목을 받았다. 출간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시대에도 여전히 살아남은 공포팔이 미디어와 더 강력해진 권력자들을 고발하는 내용을 추가해 재출간됐다.
루이스앤클라크칼리지 사회학과 교수다. 시라큐스대학, 코네티컷대학, 서던캘리포니아대학에서 사회학과장을, 루이스앤클라크칼리지에서 총장을 역임했다. <미국사회학리뷰American Sociological Review>와 <미국정신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등 저명한 사회과학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현 시대의 사회적 이슈를 담아낸 책을 다수 펴냈으며 <초이스Choice> 매거진에서 올해의 도서상을 수상했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 <워싱턴포스트>, <런던리뷰오브북스>, <크로니클오브하이어에듀케이션> 등 유수의 신문에 칼럼을 실었으며, CNN, CNBC, MSNBC의 TV뉴스, <투데이쇼>, <굿모닝아메리카>, <오프라윈프리쇼>, <하드볼> 등 유명 TV프로그램, NPR의 <모닝에디션>, <올씽컨시더드>, <프레시에어>, <토크오브네이션>, <마켓플레이스>, CBC의 <아이디어스> 등 다수의 공익미디어에도 출연했다.
옮긴이 : 윤영삼
영국 버밍엄대학 대학원에서 번역학을 공부했다. 기획, 번역, 편집, 저술, 강의 등 출판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린치핀》, 《이토록 황홀한 블랙》, 《스타일레슨》,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 《그곳은 소, 와인, 바다가 모두 빨갛다》 등 50여 권을 번역했으며 2015년 《갈등하는 번역》을 썼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토요번역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목 차
다시 ‘공포의 문화’를 마주하며.
들어가며. 사람들은 왜 터무니없는 공포에 시달리는가
1장. 도로와 학교를 둘러싼 근거 없는 가짜 뉴스들
- 공포는 어떻게 팔리는가
2장. 뉴스 속 범죄와 현실 속 범죄 사이의 간극
- 누가 사실을 왜곡하고 통계를 조작하는가
3장. 무고한 누명을 쓴 청소년과 과잉 보호된 청소년
- 빗나간 진단은 엉뚱한 처방을 내릴 뿐이다
4장. 범죄자를 키운 괴물 엄마로 둔갑한 싱글맘
- 그들은 어떻게 대중의 눈을 다른 곳을 돌리는가
5장. 유색 인종에 대한 불공정한 이중 잣대
- 누구도 가해자로 태어나지 않는다
6장. 약물에 중독된 사람들, 약물에 중독된 뉴스들
- 권력과 언론이 손을 잡자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7장. 질병으로 장사를 하려는 사람들
- 기득권은 어떻게 비판을 피해가는가
8장. 작은 사고도 큰 이슈로 만들 수 있는 항공 사고
- 대중이 반응하는 가장 극적인 공포가 여기 있다
9장. 우주전쟁이 정말 일어났다고 믿은 대중들
- 하지만 화성인은 오지 않았다
10장. 새로운 세기에 등장한 새로운 공포
- 그리고 기존 공포에 대해 덧붙이는 글
마치며. 공포팔이들의 이야기는 모두 헛소리입니다
감사의 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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