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미어샤이머 교수의 자유주의 국제정치 이론 비판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의 후속작
국제정치학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 중 한 명인 미어샤이머 교수의 신작 〈미국 외교의 거대한 환상The Great Delusion〉이 출간되었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국제정치학 분야의 명저인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의 저자이자 공격적 현실주의 이론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이 서반구에서 자신의 패권을 구축함과 동시에 유럽과 아시아에서 자신과 맞먹을 수 있는 패권국의 등장을 저지해온 미국의 현실주의적 국가전략을 다루었다면, 이 책 〈미국 외교의 거대한 환상〉은 냉전 종식 이후 지구 상에서 압도적으로 막강한 패권국이 된 미국이 지난 30여년 동안 추진해온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과 그 사상적 연원인 자유주의에 대한 분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부터 오바마 대통령에 이르는 시기에 미국은 처음으로 강대국 국제정치로부터 자유로워졌고, 현실주의가 아닌 자국의 정치 이념인 자유주의에 근거한 외교정책을 펼칠 수 있는 호사를 누렸다. 단극 체제를 지배하는 유일 패권국이 된 미국은 자유주의 국가인 자신의 이미지대로 세계를 변화시키고자 했다. 즉 패권적 힘을 바탕으로 세계 곳곳에 자유주의를 확산시키고자 하는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을 추구한 것이다. 당시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은 세계가 자유주의 국가들로만 이루어질 때 평화롭고 안전해질 수 있기 때문에 군사적 수단을 통해서라도 비자유의적인 국가들을 자유주의 국가로 개조해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개방적 국제 무역질서를 구축해 경제적 상호의존도를 높이고 다양한 국제기구를 통해 국가간 협력을 제도화함으로써 세계를 더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보았다.
자유주의적 패권을 추구했던 미국은 유럽연합과 나토의 확장을 밀어붙였고 9/11테러를 계기로 미국은 중동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으며 이집트와 시리아 내정에 개입했다. 그 결과 유럽에서는 서방진영과 러시아의 관계가 악화되었고 결국 조지아 전쟁과 우크라이나 내전으로 이어졌다. 중동은 처참한 전쟁터가 되었고 미국은 오늘날까지도 중동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WTO 가입을 승인하고 자유무역질서에 편입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중국이 시장 질서에 편입되어 민주화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기대는 여지 없이 깨지고 말았다. 냉전 종식 이후 자유주의의 승리와 미국이 가진 막강한 힘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왜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은 이처럼 처참한 실패에 직면하게 된 것일까? 이 책은 그러한 실패를 초래한 자유주의 국제정치 이론에 어떤 결함이 있는지를 규명하려는 미어샤이머 교수의 놀랍도록 집요한 노력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미어샤이머 교수의 한국어판 서문
중국이 건재하는 한 한미동맹은 굳건히 유지될 것이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이미 70년 가까이 지속된 한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앞으로도 끝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개입은 양극적 냉전 초기에 시작되었으며, 미국이 유일 패권국이던 시기에도 변함없이 지속되었고 다가오는 다극적 세계에서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미어샤이머 교수의 생각이다. 전 지구적 세력균형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왜 미국은 한국에 대규모의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고 하는 것일까?
한국은 냉전 초기에 두 진영의 최전선에 놓여 있었고 당연히 미군은 한국에서 철수할 수 없었다. 소련이 붕괴된 이후에 미국은 왜 한국에 대한 개입을 중단하지 않은 것은 바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과 관련 있다. 미국은 탈 냉전 시대에 세계 그 어디에서도 개입을 축소할 생각이 없었다. 미국은 자국의 힘을 기반으로 세계를 자유민주주의가 번성하는 곳으로 바꿔놓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어샤이머 교수가 미국이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을 포기한 후에도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어샤이머 교수는 이 역시 미국의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이 초래한 결과 때문이라고 본다. 탈냉전 시대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을 추진한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은 중국과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열쇠는 중국을 봉쇄하기보다는 포용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포용 정책을 통해 중국의 민주화가 촉진되고,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질서에 중국이 통합될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포용 정책은 중국을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잠재력을 지닌 강대국으로 만들고 말았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동아시아에 강대국 국제정치가 다시 돌아왔으며,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미국과 한국은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적어도 중국이 건재하는 한은 한미동맹이 굳건히 유지될 것이라고 말한다.
탈냉전 시대 미국의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은 왜 실패했는가
자유주의 국가들로 이루어진 평화로운 세계란 불가능한 꿈이다
냉전이 종식되고 미국은 유일 패권국이 되었다. 유일 패권국이 된 미국은 현실주의가 아니라 자국의 자유주의 이념에 따라 국제정치를 추구해도 되는 아주 예외적인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소련의 붕괴 후 미국은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말〉에서 주장했듯이 자유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믿었고, 자유주의 이념에 기초해 세계를 자국의 이미지대로 바꾸어놓을 수 있다고 믿었다. 미국은 ‘자유주의적 패권’이라고 불리는 근본적으로 자유주의적인 외교정책을 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야심찬 정책의 목표는 가능한 한 많은 수의 나라들을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바꾸어놓는 동시에 개방적 국제경제 체제를 조성하고, 또한 더욱 효과적인 국제기구들을 건설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은 실패하고 말았다. 미국이 주도한 나토와 유럽연합의 확대는 소련 붕괴 이후 수세적 처지에 있었던 러시아를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러시아는 유럽연합에 가입하려는 조지아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고 오렌지 혁명으로 들어선 친서방 우크라이나 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하기에 이르렀다. 오늘날에도 우크라이나는 내전 상태에 있으며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유럽의 화약고로 남아 있다. 9/11 테러와 함께 시작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은 미국을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에 밀어넣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 천문학적인 전비를 쏟아 붓고도 미국은 의도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정세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이라크 전쟁으로 후세인 정권이 무너졌지만 중동 지역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이 강화되었고, 이라크에서 쫓겨난 수니파 세력은 ISIS 무장집단을 결성했다. 미국이 개입한 시리아는 내전에 빠져들었고 수백만 명의 난민을 발생시켰다. 그럼에도 그 어느 나라에서도 자유민주주의는 자리잡지 못했다. 하지만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의 결정적인 패착은 아시아에서 일어났다. 중국을 민주화시키고자 했던 포용 정책은 중국을 국제무역 체제에 편입시킴으로써 이 전체주의 국가를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강력한 라이벌로 만들어놓고 말았다.
패권적 힘을 이용해서라도 자유주의를 확대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왜 실패한 것일까? 미어샤이머 교수는 미국의 외교정책 결정자들이 자유주의적 국제정치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들은 자유주의 국가들로 이루어진 세계가 평화롭고 안전할 것이라고 믿는다. 더 나아가 자유주의적 강대국이 비자유주의 국가를 자유주의 국가로 바꿔놓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세계는 결코 자유주의 국가들로만 이루어질 수 없으며, 설사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국가들 간에 전쟁이 없으리라는 어떤 보장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나라를 자유주의 국가로 만들려는 자유주의 강대국의 시도는 현실주의를 따르는 다른 강대국의 반발을 불러오고, 개입 대상이 된 국가의 강력한 민족주의적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특히 비자유주의 국가에 대한 군사적 개입은 대상 국가에 엄청난 피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개입 국가 자신도 엄청난 자원을 소모하게 되고 국내의 자유주의마저 훼손하게 된다. 이 책은 국제정치에서 자유주의가 민족주의나 현실주의와 충돌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잘 보여준다.
자유주의 국제정치 이론의 한계
국제체제에서 자유주의는 민족주의와 현실주의를 이길 수 없다
국제정치에서 자유주의는 왜 관철될 수 없는 것인가? 왜 국제정치는 자유주의 이론대로 작동할 수 없는 것일까? 미어샤이머 교수는 국제정치에서 자유주의적 정책, 특히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자유주의 이론의 근본적인 한계 때문이라고 본다. 즉 인간은 개인으로서 존재하는가, 아니면 특정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존재하는가? 사람들은 좋은 삶을 구성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보편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가, 아니면 없는가? 이 두 질문에 어떤 답을 갖고 있느냐가 자유주의와 다른 두 이념, 민족주의와 현실주의 간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자유주의는 인간은 본래 개인으로서 존재하며, 사회나 집단은 개인들 간의 계약의 산물이라고 본다. 따라서 개인이 가진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강조하고 보편성을 부여한다. 이는 논리적으로 자유주의 강대국이 다른 나라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자유를 확대하기 위해 그 나라의 내정에 개입할 수 있고, 개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반면 민족주의와 현실주의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존재이며, 특정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존재한다고 본다. 그리고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 집단은 민족국가며, 국가는 무엇이 좋은 삶을 구성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민족주의는 자국에 대한 강대국의 개입에 반발하게 되며, 현실주의는 자국이 국가이익이 아닌 도덕적 이유만으로 다른 나라에 개입하는 것을 반대하게 된다. 국가들보다 상위의 권위를 가진 조직이 존재하지 않는 한 국제체제의 가장 중요한 행위자는 국가일 수밖에 없고, 국가가 가장 중요한 행위자인 한, 개인의 보편적 권리를 강조하는 자유주의가 국가의 주권과 생존을 강조하는 민족주의와 현실주의와 충돌하는 경우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또한 힘에 의한 자유주의의 확대를 추구하는 정책을 뒷받침하는 몇 가지 자유주의 평화 이론들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민주주의적 평화론, 경제적 상호 의존론, 국제적 제도주의가 대표적인 자유주의 평화 이론이다. 민주주의적 평화론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은 서로 전쟁을 하지 않으며, 세계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로 구성되면 세계는 궁극적으로 평화로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경제적 상호 의존론은 국가들은 자국의 경제적 번영을 중시하며 경제적 상호 의존관계가 강화될수록 부와 번영을 서로에게 의존하기 때문에 국가들은 서로 전쟁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국제적 제도주의는 제도가 국가들 간의 협력을 촉진하고 규칙에 자발적으로 복종하도록 강제하는 메커니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이 책에서 3가지 이론이 가진 취약점들을 분석하고 각각의 자유주의 평화 이론들은 결코 국가들이 서로 전쟁을 하지 않으리라 보장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결국 자유주의가 이론적으로든 현실적으로든 전쟁의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면, 국가들은 자신의 생존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고 결국 가장 확실한 생존 수단인 힘의 우위를 추구하게 된다. 즉 국가들은 자유주의가 아닌 현실주의가 지시하는 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가오는 다극적 세계에서 미국의 외교는 어디로 갈 것인가
현실주의적 교리에 따라 중국을 봉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중국의 부상과 러시아의 귀환으로 미국이 지배하는 단극 체제는 끝나가고 있으며 사실상 다극 체제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부상이 계속된다면 중국은 과거 미국이 서반구에서 했던 그대로 아시아에서 자신의 지역적 패권을 확립하고자 할 것이며, 결국 그것을 저지하려는 미국과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한다. 세계가 단극 체제에서 다극 체제로 바뀐다면 미국은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을 더 이상 추구할 수 없으며, 현실주의 교리에 따라 행동할 수밖에 없게 된다. 중국의 부상이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의 종식을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부상이 멈추거나 중국이 약화된다면 미국의 외교정책 결정자들은 또 다시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의 유혹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이 추구하는 목표는 이룰 수 없는 꿈이고 그 대가가 처참하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은 절제된 외교정책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절제된 외교정책이란 강대국의 개입을 제약하는 민족주의에 대한 인식과 현실주의에 기반한 외교정책을 의미한다. 약소국에 대한 군사적 개입은 미국 자신이 아니라 라이벌 강대국이 하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상대 국가가 민족주의의 덫에 빠지도록 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라고 말한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공격적 현실주의의 관점에서 이제 미국은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을 버리고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고 봉쇄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이 지역 패권국으로 부상하게 된다면 전 세계적 차원에서 미국의 행동의 자유를 제약하고 서반구에서의 미국의 지위마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균형 연합을 구축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반면 러시아는 쇠퇴 중에 있고 지역 패권국이 될 가능성이 없는 유럽에서는 미군을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중국이 지역 패권국이 될 가능성이 사라진다면 동아시아에서도 미군의 주둔이 불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한국의 외교정책과 공격적 현실주의
한국은 주변 강대국들의 동기와 능력을 인식해야 한다
미국처럼 막강한 힘을 가진 국가는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과 같은 잘못된 외교정책을 추구한다 할지라도 심각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미국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국가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실수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 민주주의적 정치체제, 경제적 상호의존, 국제제도 같은 자유주의적 수단들은 국가의 생존과 안보를 근본적으로 보장할 수 없다. 미어샤이머 교수는 중국의 부상이 멈추고 패권 도전의 가능성이 없어진다면 미군은 언제가 동아시아에서 철수하게 될 것이고, 한국은 홀로 상대하기에 여전히 막강한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자신의 독립과 안보를 도모하기 위한 전략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 바 있다.
미어샤이머 교수의 공격적 현실주의는 한국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외교정책의 근본적인 동기가 무엇인지를 말해준다. 미국은 자국의 안보를 확고히 하기 위해 서반구를 지배하는 패권국이 되었고, 다른 지역에서 패권국의 등장을 필사적으로 저지해왔다. 이제 미국은 중국이 동아시아의 패권국으로 부상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자국의 안보를 위해 서반구에서 유럽의 열강들을 몰아냈듯이 자국의 안보를 위해 미국을 서태평양에서 몰아내려는 강력한 동기를 갖고 있다. 만약 중국의 전략이 성공한다면 한국은 미국과 중남미 국가들 간의 관계와 비슷한 관계 혹은 그보다 더 나쁜 관계를 중국과 갖게 될지 모른다.
현실주의에서 국제정치는 선과 악의 세계가 아니다. 국가는 무정부 상태라는 제약 하에서 오로지 자신의 생존과 안보를 위해 행동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며, 그 과정에서 누군가에게는 선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악할 수도 있다. 그리고 국제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의도가 아니라 능력이다. 상대 국가의 의도는 정확히 알기 어렵고 안다 해도 변하기 마련이다. 한국은 누가 한국을 위협할 동기와 능력을 가진 나라이고, 누가 한국을 지원할 동기와 능력을 가진 나라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아울러 동아시아 지역에 한국에 유리한 힘의 균형이 유지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것이 한국이 자신의 안보를 지키고 독립적인 국가로서 오래도록 살아남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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