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김가경의 두번째 소설집 『배리어 열도의 기원』은 지금껏 우리가 제대로 바라본 적 없었던 삶의 가장 낮은 곳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곳에는 일상의 문을 열고 불쑥 걸어 들어오는 불청객들이 있다. 첫 소설집 『몰리모를 부는 화요일』(강, 2017)이 인물의 내면에 뿌리내린 상처의 심연을 직시하며 삶의 무게중심을 조금씩 회복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었던 것과 달리, 『배리어 열도의 기원』은 이 소외된 타자들이 선사하는 팽팽한 긴장과 어느 날 문득 ‘어둠’의 불편한 방문을 받은 주체의 복잡한 심경들로 가득하다.
합의된 규칙과 정해진 방식대로 무탈한 일상을 유지해나가며, 어둠에 자신을 허락하지 않으려는 관성을 지닌 우리의 세계가 ‘빛의 세계’라면 김가경의 소설은 우리가 만들어낸 그 날카롭고 확정적인 빛의 구조 속으로 어둠을 데려온다. 빛의 규율에 의해 삶의 변두리로 쫓겨난 타자들이 저마다 가슴속에 품고 있는 상처와 열망들을 섬세히 어루만진다. 어둠이 쫓겨난 자리는 불안과 폭력의 자리임을 드러내고, 어둠이야말로 빛의 날카로운 절단면으론 결코 재단하거나 포획할 수 없는 우리 내부의 본질이자 기원임을 보여준다.
김가경 소설 속 불청객들은 상대가 자신과 같은 왜소행성의 자리를 타고났음을 감지해내며 타자의 내밀한 공간으로 걸어 들어온다. 세 편의 연작 「다소 기이한 입장의 C」 「미에 가깝고 솔에 다가가는 파」 「야자수 나라」 속 유령 같은 모습의 ‘정숙’이 그렇다. 그녀의 등장은 끊임없이 주체의 탐욕스런 욕망을 향해 질문을 던지고, 관습화된 인식과 체계들을 뒤흔드는 역할을 한다. 「다소 기이한 입장의 C」의 화자가 불편함과 당혹스러움을 느끼면서도 그녀의 방문을 허락해버리는 것은 동료 시인 C에 대한 열등감과 질투심과 관련이 있다. 시인이라면 소외된 타자들에게 공감하고 그들의 고통을 끌어안을 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자신이 C보다 더 나은 시인임을 증명해야만 하기 때문에 정숙과 아이들이 불러 일으키는 소란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미에 가깝고 솔에 다가가는 파」에서는 그가 결국 정숙과 C로부터 영감을 얻어 시집을 냈음이 드러난다. “세상의 숱한 이야기가 자라 숲을 이루는” 아름답고 서정적인 풍경이 담겼다는 이 시집에서 불청객들이 펼쳐놓았던 어두운 그림자는 찾아볼 수가 없다.
‘정숙’은 「미에 가깝고 솔에 다가가는 파」에 이르러 ‘나’가 내는 비정형의 목소리, ‘라’ 음에서 갈라지는 그 소리를 특별하게 감지해내는 한편, 「야자수 나라」에서는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공연을 이어가다 “내 안에서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게 되는 ‘나’가 직면한 상황의 초라한 민낯을 선명하게 비춰낸다. “너무 작고 왜소해서 주변의 천체를 위성으로 만들거나 밀어내는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영구 제명된 명왕성처럼, 특권을 지닌 자에 의해 강제로 존재를 부정당한 인물들의 이러한 비정형성을 「유린 이야기」는 능동적이고 감동적인 방식으로 긍정하고 포용하려 한다. 어딘가 말이 어눌하고 ‘오줌’에 대해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지니고 있는 ‘그녀’는 의약품 재료인 오줌을 ‘urine’이라고 표기하라는 회사의 방침을 어기고 기어코 ‘오줌’으로 표기하고야 마는 인물이다. 초점화자인 ‘그’는 그녀로부터 거리를 두려 하지만, 그녀만이 지닌 진정성의 세계를 유일하게 이해하려 한다. 그의 상처를 유일하게 알아차리는 인물 역시 그녀이다. 그녀는 자신이 목격한 그의 상처와 눈물에 대한 책임을 지고자 한다. 이 윤리는 “불필요한 감정”을 모두 거세한 후에야 제대로 작동하는 정형화된 빛의 세계에 대한 명징한 거부이자 거절이다.
진정성을 찾아 헤매는 모티프들은 김가경 소설 속 타자들의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근원적인 힘이 다. 「꽃밭의 찰스」의 ‘표’는 진품을 능가하는 짝퉁을 만들기 위해 장인 ‘찰스’를 영입하려 따라나섰다가 모래톱 섬에 다다르게 되는데, 찰스는 과거 자신과 아버지 사이에 존재했던 갈등과 긴장 속에 표를 연루시킴으로써 표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린다. 실은 당신도 진정성에 대한 갈망 속에서 허우적거렸던 것은 아니냐고 말하는 듯한 찰스의 뒷모습에선 묘한 연대 의식 같은 것이 느껴진다. 표제작인 「배리어 열도의 기원」 역시 상처의 기원에 묶인 인물들 간의 독특한 연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남자와 위험한 파도를 기다리는 여자, 그리고 연인의 흔적을 찾아 해변가를 전전하는 그녀. 이들은 모두 육지와 바다 사이, 파도라는 경계에 얽매여 있다. 시시각각 충돌하고 부딪치며 변화하는 이 매혹적인 경계는 신비로 가득하지만 동시에 존재를 집어삼키는 심연의 입구이기도 하다. 파도를 막기 위해 있는 힘껏 흔들리며 어디론가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배리어 열도는 이 경계의 심연으로부터 살아남은 이들을 보호하는 상징적 표상이고, 온 힘을 다해 상처를 견디는 자들의 자화상이자 부서진 존재들이 만들어내는 기이한 연대의 형상이기도 하다. 그들의 부스러진 모습이 설령 명왕성처럼 지극히 왜소하고 무기력해서 잘 보이지조차 않는다고 할지라도, 김가경은 어떤 상처도 함부로 부정하거나 지워내지 않은 채 경계 바깥의 그 존재들을 응시한다. 그렇기에 김가경의 소설은 명왕성의 호흡과 목소리, 명왕성적 충동에 사로잡힌 존재들로 가득하다. 이 낯선 불청객들이 펼쳐놓는 아득한 어둠. 태양계라는 빛의 권력에 의해 존재의 자리를 부정당한 왜소행성의 이름으로, 그녀는 빛에 의해 잘려나간 삶의 가장 근원적인 어둠을 끌어안는다.
작가 소개
200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보리수 여인숙」이, 201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홍루」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 시작. 2016년 부산소설문학상, 2017년 요산창작지원금, 2018년 「유린 이야기」로 제10회 현진건문학상 본상 수상. 소설집으로 『몰리모를 부는 화요일』이 있다.
목 차
유린 이야기
다소 기이한 입장의 C
미에 가깝고 솔에 다가가는 파
야자수 나라
배리어 열도의 기원
궁핍하여라
우수(雨水)
꽃밭의 찰스
작품 해설 | 명왕성 증후군 | 이철주
작가의 말
수록 작품 발표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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