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리가 사체를 줍는 이유≫의 작가 모리구치 미쓰루가 들려주는
조금은 으스스하고 왠지 오싹한 동물의 뼈에 숨겨진 매혹적인 이야기들!
여기 뼈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사고로 죽은 너구리의 사체를 줍고, 바닷가에 떠밀려 온 고래를 찾아다니고, 밥상에 올라온 생선의 뼈에 열광하며, 돼지 족발과 프라이드치킨을 먹는 대신 뼈를 발라내 골격 표본을 만들 궁리를 한다. 뼈가 가진 이상한 매력에 사로잡힌 학생들과 선생님 두 명이 뼈를 줍고, 뼈를 발라내고, 뼈를 이어 붙이며 시간을 보냈고, 15년이 지나자 평범했던 과학실은 어느새 ‘해골의 방’이 되었다.
뼈를 줍고, 뼈를 발라내고, 뼈를 이어 붙이며,
텅 빈 과학실을 ‘해골의 방’으로 만들기까지, 그 15년간의 기록!
상상을 초월하는 재미있는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가 있다. 일본의 한 대안학교인 자유숲 중고등학교에서는 학교 주변에서 주운 동물 사체를 실습 재료로 하여 해부를 하고 골격 표본을 만든다. 학교 과학실을 배경으로, ‘뼈’라는 매혹적인 소재를 가지고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때로는 재기넘치는 발랄함으로, 때로는 생명에 대한 작은 과학자들의 진지한 탐구정신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두 명의 저자 중 하나인 모리구치 미쓰루의 전작 ≪우리가 사체를 줍는 이유≫와 연결선상에 있는 작품으로, 이번에는 해부가 아닌 골격 표본 만들기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뼈의 학교≫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오롯이 뼈에 관한, 뼈를 위한, 뼈가 주인공인 책이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주고받는 과학 레이스
자유숲 중고등학교의 과학 선생님인 모리구치 미쓰루와 야스다 마모루가 ‘뼈’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주고받으며 저술했다. 개성이 넘치는 두 저자는 같은 뼈를 보더라도 심사가 서로 달라, 모리구치는 죽은 동물을 주워 오는 것에 더 열중하고 야스다는 골격 표본을 만드는 작업에 더 흥미를 느낀다. 둘의 공동 집필을 통해 각자가 자신 있는 전문 분야를 다루면서, 이야기는 더욱 빛을 발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가르치는 학생들이 생물에 관심을 갖게 되고 더 나아가 골격 표본을 만들어 과학실을 뼈로 가득 채우는 과정들을 지켜보게 된다. 다양한 아이들은 다양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으며, 각자 다른 성장 과정을 보여 주고, 두 저자는 그 속에서 매우 신나 하며 그들을 돕는다. 때로는 그들과 경쟁을 하기도 하는데, 학생이 돌고래를 주워 오면 선생님은 고래 뼈 정도는 주워 와야지, 하며 바닷가로 달려가는 식이다.
그들의 일상은 여느 중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잔잔할지 모르나, ‘생명’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자신들의 학교생활을 매우 특별하게 만들어 간다. 프라이드치킨을 가지고 골격 표본을 만들어 내는 아이, 상어 이빨을 감정하는 아이, 고래 뼈를 주워 오는 아이까지, 어쩌면 그리도 재기발랄할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이다.
프라이드치킨으로 골격 표본을?
이 책은 크게 세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장인 ‘고래 뼈를 줍는 방법’에서는 자유숲 학교에서 ‘해골의 방’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역사를 소개하고, 그 주축을 담당한 학생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해골의 방이 어떻게 풍성해졌는지를 소개한다. 프라이드치킨 뼈로 닭의 골격을 완성한 미노루, 하루 한 마리씩 생선을 먹으며 물고기 뼈 맞추기를 하는 토모키, 퍼즐을 맞추는 기분으로 동물 뼈를 맞추는 요코, 우타, 아야코까지 개성 넘치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두 번째 장인 ‘토끼 뼈에 담긴 비밀’에서는 진귀한 뼈 이야기와 함께 여러 동물의 뼈와 골격을 소개한다. 이를테면 날다람쥐의 여섯 번째 손가락, 거북이의 껍데기 속, 복어의 이빨, 일각돌고래의 뿔 등이 나온다.
마지막 세 번째 장인 ‘족발로 골격 표본 만들기’에서는 골격 표본을 만드는 법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돼지 족발의 뼈를 발라 돼지 발 골격 표본을 만드는 과정이 자세히 나와 있다.
이 책은 저자의 관찰 기록에서 그대로 가져온 도감들로 더욱 빛을 발한다. 책에 실린 뼈 도감은 골격 표본을 직접 만들며 꼼꼼하게 그 과정을 기록해 둔 것들이다. 이 책이 재미있는 에세이면서 동시에 진지한 과학 서적일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치밀한 기록 때문이다. 특히 ‘너구리의 전신 골격도’나 ‘족발 골격 표본 만들기 과정’ 등은 독자들이 직접 따라 할 수도 있을 정도로 세세하다. 책을 읽으면서 골격 표본 만들기의 재미에 흠뻑 빠져든 독자라면 족발 골격 표본 만들기를 따라 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족발을 구입하는 것에서부터 끓여서 살을 발라내고 표본을 만드는 과정까지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으니 충분히 따라 할 수 있다. 또 만들기에 필요한 재료들까지 모두 기록해, 골격 표본 만들기 입문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이 책에서처럼 족발을 가지고 골격 표본을 만들 수 있는 정도에 이르면 우리도 삶 속에서 과학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경지에 오르지 않을까. 책을 읽다 보면 과학이 이렇게 가까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느낄 것이다.
이 책은 과학의 재미를 독자들도 함께 느껴 보자는 메시지로 가득하다. 생활 속에서 만나는 과학이 얼마나 신날 수 있는지를 보여 주고, 누구나 쉽게 작은 과학도가 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책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모리구치 미쓰루
1962년 출생. 지바대학 이학부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사이타마현에 있는 자유숲 중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현재는 오키나와 나하시에 있는 산호연구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동산의 박물지》, 《강아지풀 팝콘》, 《뼈의 학교》, 《곰과 해삼과 수학여행》, 《잡목림의 이상한 세계》, 공저로는 《내추럴리스트 입문》, 《농업학교의 박물지》 등이 있다.
지은이 : 야스다 마모루
1963년 교토에서 태어났으며 치바대학 이학연구과 지구과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1988년부터 자유숲 중고등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치면서 동료 교사 모리구치 미쓰루와 생물에 관심이 많은 특별한 아이들을 만났다. 2002년 자유숲 중고등학교를 그만두고 현재는 내추럴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가까이 있는 동산의 자연』, 『멀리 있는 자연』등을 주제로 관찰 및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옮긴이 : 박소연
서울에서 출생했다.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다이토분카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일본어 기획 번역 작가로 활동중이다. 번역서로는 《아무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나는 한다》, 《나는 웃는다, 고로 존재한다》, 《해골의 방》, 《바퀴벌레는 억울해》, 《강아지가 너무너무 좋아》, 《학교 토끼를 잡아라》 등이 있다.
목 차
머리말
1 고래 뼈를 줍는 방법
뼈 바르기 삼인방
너구리를 줍다
비닐봉지 속에 스컹크가?
새를 줍다
고래 뼈를 줍다1
고래 뼈를 줍다2
바다동물 줍기
물고기의 머리뼈
프라이드치킨의 뼈
하나의 뼈
2 토끼 뼈에 담긴 비밀
수수께끼의 사체
날다람쥐의 여섯 번째 손가락
토끼의 빗장뼈를 찾아라
거북이 껍데기 속은 어떻게 생겼을까
복어의 이빨
목니
귓속돌
쇠향고래의 이빨
일각돌고래의 뿔
3 족발로 골격 표본 만들기
두꺼비 골격 짜기
폴리덴트로 뼈 바르기
너구리 뼈 분류법
족발 골격 표본 만들기
맺음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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