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한국은 아직도 약소국인가?”
선진국에 뒤쳐져 있다는 착각
이제는 추월의 시간이다!
70년대생과 90년대생 사이에 끼어 있는 80년대생은 특수한 정체성을 갖는다. 그들은 개발도상국이었던 한국에서 자란 마지막 세대인 동시에 청년기에 선진국 대한민국을 겪은 첫 세대이다. 80년대생은 한국이 개발도상국이던 시기를 보내던 기성세대의 경험과, 태어날 때부터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하고 있었던 90년대생 이후 세대의 경험을 중첩해서 갖고 있기에 기성세대와 90년생 이후 세대 양쪽 다 어느 정도 이해 가능한 세대다. 또한 산업화와 민주화 양쪽의 수혜를 뚜렷하게 받고 자란 첫 세대로 양쪽을 대결 의식과 폄하 없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첫 세대라 할 수 있다.
요즘엔 과거 선진국에 대한 동경과 열등감을 벗어던지는 것에서도 현격한 세대 격차를 느낀다. 특히 1980년대생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1970년대생과 1990년대생의 시각차가 확연하다. 1970년대생은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선진국을 표준으로 삼고 따라잡는 데 주력했다. 종사하는 업종에 따라, ‘좌익/우익’ 또는 ‘보수/진보’ 같은 이분법적 정치 성향에 따라 지지하는 국가가 미국이냐, 일본이냐, 혹은 유럽 어느 나라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그들은 학업이나 사회생활에서 선진국을 본떠 한국 사회를 조형하려고 했다. -<프롤로그> 중에서
대한민국이라는 자동차가 더 심하게 덜컹거리지 않으려면 유권자가 아니라 정치 세력의 변혁이 필요하다. 청년세대는 자신들의 삶에 온전히 담긴 대한민국 선배 세대,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의 성과를 모두 긍정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어떤 정치 세력이든 그 토대를 인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물론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된 세계관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다. 어쩌면 1980년대생이 한국 사회에서 가장 높은 연령 세대가 되었을 때에야 2개의 거대한 추격전의 유산,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의 서사가 퇴장할는지도 모른다. -<4장 뉴노멀> 중에서
《추월의 시대》는 ‘낀 세대’이자 사회생활 경험을 어느 정도 축적한 80년대생이 다가오는 대한민국은 기존에 있었던 ‘열등감의 정치’를 끝내고 ‘자긍심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종의 선언문이자 팸플릿이다. ‘자긍심의 정치’를 위한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하기 위해 저자들은 자신들의 세대적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한국이 이룬 성취를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종북’과 ‘친일’이라는 낡은 키워드와 양극화된 정치적 틀을 청산하고 새로운 프레임으로 정치를 바라볼 것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두 기성세대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업적을 후속 세대의 관점에서 공정하게 평가하는 관점을 제시한다.
오늘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객관적 시각으로 들여다보는 우리 사회의 폐부
저자들은 본격적인 ‘추월의 시대’를 맞아 한국 사회가 처한 여러 사회문제를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1장 <포퓰리즘과 피드백 사회>는 한국에서는 거의 정치적 욕설처럼 사용되고 있는 포퓰리즘이 엘리트 정치보다 잘 기능할 수 있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 즉 미국은 상위 1퍼센트, 유럽과 일본은 상위 10퍼센트가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는데, 한국은 그 아래 중간층의 역량이 탁월하기에 그들에게 키를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2장 <중도파의 나라>에서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국 현대사의 정치적 사건들을 관통하면서 그 사건들을 가능하게 한 잊힌 주체를 탐색한다. 3장 <뉴라이트>에서는 ‘뉴라이트’의 역사 왜곡뿐 아니라 인터넷 일각의 역사적 혐한 정서까지 함께 다뤘다. 4장 <뉴노멀>에서는 오늘날 한국의 청년세대가 지니고 있는 사회의식에 대해 짚어본다. 온라인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저자 중 한 명인 양승훈 교수가 일반적인 정치 성향의 여론조사와는 매우 다른 방식의 문항 설계를 하고 그 답을 이 책에 반영했다. 익숙한 통념을 깨는 결과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출산과 양육으로 얻을 수 있는 행복보다 그로 인한 손해와 고통이 더 크게 다가오기에 포기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삶과 욕망에 대한 문제다. 출산한 부모에게 어떤 금전적 혜택을 쥐어줄 것인가만 고민한다면 해결은 요원할 수 있다. 출산은 ‘보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아이를 일종의 ‘성과’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출산에 따르는 불편함을 개인이 감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줄여주는 방향의 정책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한국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성찰하게 될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번듯하게’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평범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묻게 될 것이다. -<4장 뉴노멀> 중에서
저자들은 보론 형식의 <저출산 문제는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글을 함께 제시하면서 ‘저출산 문제’에 대한 청년세대의 의식을 다룬다. 취업 문제와 더불어 우리 사회에 화두가 되고 있는 결혼과 출산 문제에 대해 한국 사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엿볼 수 있다.
5장 <‘86’세대 전쟁>에서는 저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의 한 축인 ‘세대 간 분열’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논의한다. 저자들은 세대론을 기득권 타파론으로 봐서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공로를 동시에 인정하고 그들이 자연스럽게 퇴장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제언한다. 6장 <포스트코로나 시대>에서는 유튜브 채널 헬마우스팀이 작년 12월 말부터 유튜브 세상에서 분투한 코로나19 관련 콘텐츠들을 다룬다. ‘133개국 중국인 입국 금지’라는 기사가 ‘가짜 뉴스’였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코로나19에 대처하는 한국 방역 당국의 성과를 비교 검토하고 있다. 7장 <‘선망국’의 역설>에서는 인류학자인 조한혜정 교수가 제시한 ‘선망국’ 개념을 토대로 한국 사회가 변화의 조류를 먼저 극적으로 수용한 것이 여타 선진국들보다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내용들을 분석한다.
‘공정’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물어보자. 과연 무엇이 공정일까? 원론적 답변을 한다면, 모든 사람이 자기 실력에 걸맞은 대접을 받을 수 있고 그 실력을 키우기 위한 조건을 비교적 공평하게 제공받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청년층 일각에서 흘러나와 사회에 수용되는 ‘공정론’은 그런 것이 아니다. 공채의 벽은 더욱더 견고해야 하고 학벌의 메리트는 더욱더 강해져야 한다. 그것이 최근에 나온 ‘공정론’의 이면이다. 이 벽이 얼마나 두꺼운지를 아는 이 나라의 취업준비생들은 모두 스펙을 쌓고 대기업 공채시험에 목을 맨다. 그게 얼마나 큰 영광과 리워드를 가져다주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청년실업률 확대’ 및 ‘취업 지연’으로 이어진다. -<8장 공정의 재정의> 중에서
8장 <공정의 재정의〉에서 저자들은 공채 영역을 줄여나가는 것이 한국 사회에 가장 필요한 구조개혁이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진보파의 해법과 ‘시험 선발의 능력주의’라는 보수파의 해법을 넘어서자는 저자들의 주장이 얼마나 타당성 있는지를 직접 평가해볼 만하다.
9장 <기적의 재구성>에서는 한국 산업화의 성공 원인을 특정 인물, 시기, 세대에 국한하지 않고 역사적으로 탐색하는 한편, 10장 <한국은 아직도 약소국인가?〉에서는 한국의 전근대사까지 분석하면서 한국의 문화적 특질이 어떻게 현대사회에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그리고 ‘미중 대결 시대’라는 한국으로서는 고통스러운 위기의 국면이, 역설적으로 ‘북한의 친미국가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아간다.
《추월의 시대》는 80년대생 저자들을 화자로 삼지만 하지만 세대론을 넘어서 ‘정치적 내전’ 상태에 준하는 현재의 정치 담론 양극화를 타파하고 ‘80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 그 길을 모색하기 위한 준비 담론이자 정책적 제언이다. 저자들의 주장처럼 세대론과 색깔론으로 반목할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처한 상황과 문제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적합한 대안을 찾는 것이 더 시급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훌륭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작가 소개
김시우
몇 년 전만 해도 취업이 되지 않아 불안해하던 청춘이었으나 유튜브 채널의 세계로 입문하여 구독자 수십만 명 채널의 운영자가 됐다. “돈을 많이 벌었으니 이제 사회에 기여하라”는 하헌기의 그럴싸한 꼬임(?)에 넘어가 유튜브 채널 헬마우스에서 PD 역할을 하고 있다. 글쓰기보다는 영상을 통한 정보 전달의 문법을 익히는 데 관심이 많다. 특기를 활용하여 새로운소통연구소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할을 하고 있다.
백승호
정치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에 건국대학교 정치학부에 진학했지만 취업에 유리하다는 말에 솔깃해 부동산학과를 선택했다. 첫 직장 생활을 정치 컨설팅업으로 시작, 이후 콘텐츠 제작, 언론사 등을 거쳤으며 지금은 기업 홍보 부서에 있다. 산업, 금융 쪽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기업들의 꼼수에 특히 관심이 많다. 스스로 잡부라 칭하지만 무슨 일이든 시키면 다 해낼 수 있다는 나름의 자부심이 있다. 현재 새로운소통연구소의 행정 업무를 맡아보고 있다. 유튜브 채널 헬마우스에서는 기술 및 장비 담당이며, ‘국PD’라는 예명을 쓴다.
양승훈
경남대학교 사회학과 조교수.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기초 사회통계학과 데이터분석을 가르친다. 정치학과 문화연구·인류학을 공부했다. 문과 출신으로 어쩌다 취업하게 된 조선소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 정책과 산업도시 그리고 엔지니어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한다. 회사 일을 할 때는 일을 공부처럼 해서 뜸 들였고, 대학에 와서는 공부를 일처럼 하려 해 깊이를 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8년째 매주 우등버스와 KTX를 타고 서울과 경남을 오가다 보니, 어디 사람인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게 느껴진다. 그렇게 이동하는 사람의 시선으로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을 본다.
기본적으로 몸을 바꾸는 사람이며, 스스로를 유연하게 바꿔내는 것이 정체성이라고 믿는다. 삼삼오오 모여 먹고 마시고 떠드는 것을 좋아한다. 수다 속에서 공부할 거리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넓게는 한국 제조업의 미래, 좁게는 조선소 실무자 엔지니어의 고민에서 출발해 이를 해석하고 정책 관점에서 풀어내려고 한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데이터를 뒤져보면서.
임경빈
BBS FM〈 아침저널〉에서 시작해 JTBC〈 뉴스룸〉까지 여러 방송사를 거치며 10년 넘게 방송작가로 일했다. 《뉴스가 위로가 되는 이상한 시대입니다》를 혼자 썼고,《 팩트체크》,《 팩트체크: 정치·사회 편》,《 팩트체크: 경제·상식 편》,《 탄핵, 헌법으로 체크하다》를 함께 썼다. 지금은 유튜브 채널 헬마우스의 진행자 헬마우스로,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의 패널로, 온라인상의 잘못된 정보들을 바로잡는 일을 하고 있다.
하헌기
유튜브 채널 헬마우스를 만든 장본인이며 책임 프로듀서라 채널에서 ‘하CP’라는 예명을 쓴다. 국회를 시작으로, 2017년 대선 때 ‘문재인1번가’ 기획에 참여했고, 국민인수위원회의 ‘광화문1번가’ 팀에서 일했다. 이후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를 거쳐 다시 국회로 돌아와 일하던 중, 정치 유튜브 채널의 폐해를 깨닫고 직장을 때려치우고 헬마우스를 기획했다. 현재는 새로운소통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며 국회방송개혁TF 위원, UN 해비타트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한다. 《시사IN》에서 매주 ‘이 주의 유튜브’에 관한 정기 기고를 하고 있다.
한윤형
매체 비평 전문지 《미디어스》에서 2012년부터 3년간 정치부 기자로 일했다. 혼자 쓴 책으로《 뉴라이트 사용후기》와《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 미디어 시민의 탄생》 등이 있고, 함께 쓴 책으로《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와《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가 있다. 그 외 몇 권의 책에도 한 꼭지씩 보탰다. 현재는 새로운소통연구소의 조사분석실장이며, 유튜브 채널 헬마우스에서는 ‘한가놈’이란 예명을 쓰며, 주로 자료조사에 힘을 보태고 있다.
목 차
펴내며
더 좋은 세상을 위한 제언
프롤로그
열등감 이후의 한국 사회, 어디로 갈 것인가?
1장 포퓰리즘과 피드백 사회: 한국 사회의 독특한 진화 방식
저자 노트 임경빈: ‘종편 부역자’에서 ‘시사 유튜버’에 이르기까지
2장 중도파의 나라: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대립 속에 가려졌던 것
3장 뉴라이트: 역사의 백년전쟁과 자학사관
저자 노트 김시우: 사람들은 왜 유튜브를 볼까?
4장 뉴노멀: 한국의 청년세대는 어떤 생각을 하는가?
보론: 저출산 문제는 어떻게 볼 것인가?
5장 ‘86’세대 전쟁: 기득권 규탄을 넘어서
저자 노트 한윤형: 만나지 않을 것 같았던 것들이 서로 만나기까지
6장 포스트코로나 시대: 추격의 시대에서 추월의 시대로
7장 ‘선망국’의 역설: 한국, 매를 먼저 맞고 미래로 가다
8장 공정의 재정의: 공채공화국을 타파하라
저자 노트 백승호: 때로는 어떤 억울함에서 출발해 문제를 인식하기도 한다
9장 기적의 재구성: 한국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저자 노트 양승훈: 경제성장 기적의 재해석, 누구의 덕일까?
10장 한국은 아직도 약소국인가?
에필로그
‘단순한 비관론’에서 ‘현명한 낙관론’으로
추천의 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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